2023.9.9. 솔로몬의 소원 (열왕기상 3장 1-15절)

다윗이 죽은 이후 왕이 된 솔로몬은 반대 세력을 척결함으로서 자신의 통치 기반을 견고하게 세워갑니다. 무엇보다 초기 솔로몬의 삶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다윗과 같았습니다. 3절 말씀을 보십시오.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솔로몬의 신앙에 대한 평가 입니다. 여기서 사용된 ‘사랑’이란 히브리어 단어 “아하브”는 단순한 감정적인 사랑이 아닙니다. “나 그 사람 좋아해”하고 말로만 하고 끝나는 사랑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 그 사랑의 대상을 향한 사랑의 증거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성숙한 사랑입니다. 그렇다면 여호와를 향한 솔로몬의 사랑은 그의 삶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타났습니까? 3절 이어서 봅시다. “그의 아버지 다윗의 법도를 행하다” 입니다. 솔로몬은 여호와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의 아버지 다윗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따라서 3절을 히브리어 원어에 맞게 다시 해석하면,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여서 그의 부친 다윗의 법도 가운데 걸어갔다!” 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어떤 사랑입니까? 입으로만 하는 미성숙한 사랑입니까?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내 마음 속에 꽁꽁 숨겨둔 비밀스런 사랑입니까? 진실된 사랑은 눈에 보이기 마련입니다. 진실한 사랑은 우리의 삶으로 나타납니다. 우리 구주 예수님께서도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계명을 가지고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 예수님께서 보실 때 진짜 주님을 사랑하는 자는 입으로만 “주여, 사랑합니다” 고백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삶 속에서 날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그와 같이 주님을 향한 진실한 사랑을 가진 자가 하나님 아버지께도 사랑을 받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속 솔로몬은 그와 같이 진실되게 주님을 사랑하였고, 하나님께서도 그런 솔로몬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하루는 솔로몬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수도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대략 10km (6 마일 정도) 떨어진 기브온이란 지역을 찾아갔습니다. 기브온은 성막이 옮겨진 곳으로 그곳에는 큰 산당이 있었고, 하나님께 제사 드리기 위한 놋으로 만든 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열왕기상 말씀만 보면, 솔로몬이 자신을 위해 제사 드리러 간 것처럼 보입니다만, 오늘 본문과 병행 구절인 역대하 1장을 보면 솔로몬 왕이 온 이스라엘의 천부장들, 백부장들, 재판관들, 방백들, 족장들, 온 회중과 함께 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왕을 포함한 이스라엘 온 백성이 하나님 앞에 제사 드리러 온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보신 하나님은 얼마나 흐뭇해 하셨을까요? 이처럼 주님을 향한 우리의 진실한 사랑은 우리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자리로 나아오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 날 솔로몬은 소 일천 마리를 잡아 하나님께 번제로 드렸습니다. 그러니 일천번제는 솔로몬 자신만을 위한 제사라기 보다는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 전체가 함께 드리는 제사였던 것이죠.

5절 말씀을 보니, 그 날 밤 기브온에서 잠을 자던 솔로몬의 꿈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꿈 가운데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질문하셨습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이 말씀을 히브리어 원어에 더 가깝게 직역하면 “내가 네게 줄 것을 무엇이든지 너는 구하라!”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한 가지 깨달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솔로몬과 같이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의 말씀대로 순종하여 살아가고, 주님의 공동체와 함께 열심으로 온전히 주님께 헌신하며 살아가고자 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기뻐하신다는 겁니다. 하나님께 참된 예배자로 살아가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그들이 미처 기대하지도 못했던 넘치는 은혜들을 베풀어 주십니다.

오늘 본문 속 솔로몬이 꾼 꿈이야 말로 모든 사람이 평생에 한 번 즈음 꼭 꿔 보고 싶은 꿈 아닙니까? 만일 오늘 밤에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꿈 속에 나타나셔서 “아무게야,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말씀하시면 여러분은 하나님께 무엇을 구하겠습니까? “하나님, 제 병 좀 고쳐 주세요. 하나님, 저 부자로 만들어 주세요. 하나님, 저 파워볼 당첨 번호 좀 알려주세요!” 무엇을 구하든지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Show me what you want, and I will tell you who you are.”) 저는 예전에 이런 꾼 꿈 꾸면, “솔로몬 하고 똑같이 대답해야지.”하고 속으로 생각하고는 자기 전에 연습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내용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했고, 좋게 여기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은 하나님께 무엇을 구했습니까? 솔로몬은 하나님께 “듣는 마음”을 구했습니다. “듣는 마음”, 이게 무엇일까요?

먼저 7절을 봅시다. “3:7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버지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솔로몬은 자신을 하나님 앞에서 종이라 칭하고 작은 아이라 말했습니다. 여기서 그가 사용한 ‘작은 아이’라는 말은 나이가 어리다는 뜻 뿐만 아니라, 권위가 없어서 중요한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즉 자신은 세력이 작고 미약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이 당시 솔로몬이 몇 세 즈음 되었을까요? 성경 학자들은 본문 속 솔로몬의 나이를 20세 전후로 추정합니다. 오늘 날에야 20세는 어린 나이가 맞지만, 당시 고대 사회에서 20살은 이미 장가/시집 간 어른 입니다. 즉 여기서 솔로몬이 사용한 ‘작은 아이’란 표현은 젊은 나이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왕이란 위대한 사명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을 안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스스로 앞가림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로 표현하고 있는 겁니다. 즉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이 왕국을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다스려 나가야 하는데, 자신이 맡은 이 큰 책임에 비해서 자신은 경험이 부족하고, 미숙하고, 연약하다는 사실을 하나님께 겸손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죠. 하나님은요, 솔로몬처럼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들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잠언에 나오는 솔로몬의 고백 잠깐 들어 볼까요? [3:5-6] 5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6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길을 지도하시리라 솔로몬의 고백처럼 주님은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는 자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본문 7절 말씀을 봅시다. 솔로몬이 자신을 가리켜서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라고 했습니다. 이는 나가고 들어오는 것 곧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성경의 관용적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솔로몬은 지금 “하나님, 제가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제가 맡은 임무들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하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겁니다.

9절 이어서 봅시다. “[왕상3:9] 누가 주의 많은 백성을 재판할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하나님, 주님의 백성은 그 수가 허다하여 이제 그 누구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의 재판장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주님 저에게 듣는 마음, 곧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이것은 참말이다. 이것은 거짓이다. 이것은 옳다. 이것은 그르다’ 이렇게 구별할 수 있는 [분별력]을 주옵소서! 그래서 제가 선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하옵소서!” 솔로몬이 이와 같이 구한 겁니다. 오늘날은 행정부와 사법부가 분리되어 있죠? 아직 이 당시에는 왕이 재판장 역할도 함께 맡았습니다. 물론 재판장들이 따로 있었지만, 항소 하거나 난해한 재판들은 왕이 도맡아야 했습니다.

결국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것은 백성의 재판과 선악의 분별을 가능하게 하는 지혜 였던 것입니다. 이는 또한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따라 선악을 판단하고 주님께서 기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어찌 하나님께서 그가 구한 것을 기뻐하지 않으셨겠습니까? 10절 봅시다. [왕상3:10]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여기서 사용된 “주의 마음에 든지라”라는 표현은 하나님의 마음을 ‘좋게 여기다’, ‘기뻐하다’, ‘즐겨하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솔로몬의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고, 기쁘게 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탁월한 기도는 그 기도의 내용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을 드리는 기도 입니다.

[왕상3:11-13] 11 이에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것을 구하도다 자기를 위하여 장수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부도 구하지 아니하며 자기 원수의 생명을 멸하기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를 구하였으니 12 내가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13 내가 네가 구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광도 네게 주노니 평생에 왕들 중에 너와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신약에 오신 예수님께서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말씀하신 내용 기억 나시죠?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것을 구하면,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기도가 된다면,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지 아니한 것들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도 풍성한 은혜로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은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하고 있습니까? 말로만 사랑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솔로몬과 같이 삶으로 드러나는 사랑,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나타나는 진실한 사랑입니까? 우리는 하나님께 어떤 내용들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드리는 기도 입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마음에 흡족하여 주님께 기쁨과 즐거움을 드리는 기도 입니까? 오늘 말씀 가운데 나온 솔로몬과 같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랑과 섬김의 사명을 위해 기도하며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 삶에 놀라운 은혜와 풍성한 복을 내려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