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들을 고치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뿔이 났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나타난 나사렛 예수가 선지자 혹은 메시아 급으로 백성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으니,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이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이단으로 몰아가고, 그의 잘못과 실수를 찾아 정죄하기 위한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장로들의 전통에 의하면 밥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어찌 당신들의 제자는 장로들의 전통을 지키지 아니하는가?” 여기서 장로들의 전통이란, 모세오경을 해석하고 풀어놓은 것을 바탕으로 유대인의 삶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것으로 간주되어 온 전통들을 가리킵니다. 본래 장로들의 유전이 만들어진 목적은 하나님의 계명을 더 잘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나, 왜곡되어 하나님의 계명과 그 근본 정신과 전혀 상관 없는 율법주의적이고, 맹목적인 기이한 형태의 전통을 만들었고, 안타깝게도 유대교는 이러한 것들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마치 하나님의 계명에 불순종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옭아맸다. 당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하나님께서 본래 주신 계명을 지키는 일에는 소홀하였고, 사람들이 만들어 낸 유전 곧 전통을 지킴으로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존중히 여김 받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밥을 먹는 것은 장로들의 유전을 지키지 않은 것이며 그것은 결국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것이라고 제자들과 예수님을 정죄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향해 그들이 장로들의 유전은 지키려 하면서도 그보다 더 높은 권위를 가진 하나님의 계명은 무시하고 천대하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책망하셨습니다. 4-6절에 예수님은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율법의 내용의 핵심은 10계명에 담겨 있습니다. 십계명 중 5계명이 바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고 섬기기 위해 필요한 재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부모님을 위해 사용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그것을 하나님께 드릴 예물로 구별해 놓으면 부모를 공경할 의무에서 해방 되는 것처럼 전통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따로 드릴 제물을 가리켜 ‘고르반’이라고 부릅니다. 부모는 굶던 말던, 부모가 추위에 떨던 말던, 자신의 재물을 가지고 부모를 섬기지는 않고, 그 재물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릴 ‘고르반’으로 구별해 놓기만 하면 부모 공양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꾸며 놓은 것이죠. 그러나 이것은 결코 하나님의 본래 의도와 같지 않습니다. 이들이 더 흉악한 것은 이들이 이처럼 장로의 유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부모를 섬기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실 하나님께 바쳐야 할 고르반 제물도 온전히 드리지 않았습니다.

7절에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향하여 “외식하는 자들아”하고 부르셨습니다. “위선자들아!”하고 부른 것입니다. 이것의 본래 의미는 “연극할 때 사용하는 가면을 쓴 자들아!” 입니다. 앞에서는 입술로 하나님을 엄청나게 위하는 듯 말을 하고 있지만, 속에서는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있는 바리새인들이 무대 위의 연기자처럼 거짓으로 행하고 있다고 책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사람이 임의적으로 만들어 놓은 장로들의 전통만 남았습니다. 예수님은 이와 같은 신앙생활은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4절에 예수님은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하고, 백성들을 인도하는 바리새인들을 가리켜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맹인은 앞에 깊은 구덩이가 파져 있어도 보지 못하고 빠지게 되듯이, 바리새인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자들의 영혼도 멸망에 이르게 될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밥을 먹음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어겼고, 불순종함으로써 죄를 지었다고 정죄하고 있는 바리새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11절을 봅시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예수님은 음식이 사람의 영혼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죄성이 인간의 영혼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현대 의학으로 보면, 손을 씻고 먹는 것이 더 청결하고 깨끗합니다. 예수님이 이것을 모르실리 없습니다. 다만 본문에서, 예수님은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이 사람의 영혼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탐욕과 거짓이 인간의 영혼을 더럽게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죠.

우리는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큰 충격적인 말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레위기 11장에 의하면 분명 먹을 수 있는 정한 동물과 먹지 못하는 부정한 동물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돼지고기 안 먹습니다. 새우도 안 먹습니다. 오징어도 안 먹습니다. 추어탕도 못 먹습니다. 미꾸라지도 부정한 동물이거든요. 낚지 볶음도 못 먹습니다. 왜요? 다 레위기 11장에서 규정한 부정한 동물들입니다. 그러니까 유대인들이 한국인의 밥상 보면 노랠 노자입니다. 레위기 11장으로 보면 이렇게 부정한 밥상이 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유대인 배경에서 자라온 제자들도 예수님의 이 말씀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들도 궁금해 집니다. 레위기 11장에 나온 부정한 동물 이대로 먹어도 되는 건가? 네 됩니다. 자유롭게 드십시오. 레위기의 나오는 내용을 총 3가지로 구분합니다. 의식법, 시민법, 도덕법입니다. 의식법은 구약의 제사 의식과 관련된 법입니다. 시민법은 이스라엘 백성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법입니다. 의식법은 오실 메시야에 대한 그림자 역할을 했습니다. 그 실체이신 예수님께서 오셨기 때문에 더 이상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시민법 역시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이 멸망함으로서 그 시효가 끝났습니다. 지금은 구속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 두가지는 우리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법들의 기본 정신과 도덕법은 지금도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같은 의미로 레위기 11장에 나온 정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의 구분에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얽매여 살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신 자유함이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17절 보십시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소화 되어 다 몸 밖으로, 뒤로 버려집니다. 그게 음식이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또한 인간의 마음에는 악한 생각,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비방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더럽게 만듭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씻지 않은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 사람의 영혼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더러운 죄악 된 마음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들이 인간을 더럽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의 입술에는 어떤 더러운 것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이웃을 향한 비방, 미움, 다툼, 원망, 조롱, 모욕, 시기가 흘러 나오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들이 우리는 더럽게 만듭니다. 우리는 육신의 건강을 위해 무엇이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지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튀긴 것, 기름 진 것, 칼로리 높은 것은 피하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입에 들어가면 건강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들도 주의해야 합니다. 악한 생각, 더러운 생각들이 우리 혀를 거쳐 입 밖으로 튀어나올 때 그것들이 우리 영혼을 악하게 만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우리 마음 안에 있음을 기억하며, 우리 언어와 행실을 주의하여 오직 주의 말씀으로 마음이 더욱 정결하여 지고, 그로 인해 우리 말과 삶이 더욱 주님 보시기에 거룩해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