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0 무정하고 무모하고 무책임하고 (삼하 2장 12-32절)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는 죽은 사울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그러나 실상 나라의 권력은 왕 이스보셋이 아니라, 군대장관 아브넬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은 아브넬이 세운 꼭두각시 왕에 불과했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어 다윗에게 기름 부어 그를 왕으로 택하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욕에 눈이 먼 아브넬은 이스라엘 속 지배력을 확대, 확장하기 위하여 다윗을 대항하여 계속해서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다윗을 대항한 싸움이지만, 사실 영적으로 보면 다윗을 왕으로 택하신 하나님을 대항한 전쟁이었습니다. 전쟁터에서는 영웅과 같이 추앙 받던 아브넬이지만, 나중에 그는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에게 속아 비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브넬의 죽음은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하여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대항하여 싸운 자의 최후를 보여줍니다.

 

사울 왕조의 군대장관 아브넬은 이스보셋의 군대를 이끌고 마하나님에서 기브온으로 왔습니다. 다윗 왕조의 군대장관 요압도 다윗의 군대를 이끌고 헤브론에서 기브온으로 왔습니다. 기브온에서 두 세력이 접경하여 전쟁을 앞두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본격적인 전쟁을 앞두고 아브넬과 요압은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각 진영의 병사들 중 열 두 명을 선발하여 서로 싸우게 하였습니다. 마치 전쟁을 스포츠 경기처럼 다루는 아브넬의 모습 속에서 그의 잔인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싸움이 시작되고 각 진영의 12명의 병사들 총 24명은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그 옆구리를 칼로 찔러 함께 죽었습니다. 단 한 사람도 살아남은 자가 없었습니다. 16절을 보니 이 지역의 이름을 ‘헬갓핫수림’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의미는 ‘칼의 밭’입니다. 이 24명의 작렬한 죽음으로 인해 드디어 두 왕국 간의 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 사울 왕족과 다윗 왕족의 싸움은 치열했습니다. 17절 말씀을 보면 이 날의 전쟁을 요약하여 ‘맹렬하다’고 했습니다.

18-23절에는 이 날 치열한 전쟁 속에서 발생했던 아사헬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보셋의 군대가 다윗의 군대에 패하여 도주하기 시작합니다. 다윗의 진영에 있는 장수 아사헬은 노루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아사헬은 사울 왕조의 군대장관 아브넬을 죽이기 위해 그를 좇아왔습니다. 요압의 동생 아사헬은 발이 매우 빠른 사람입니다. 그는 적장 아브넬의 목숨을 거둠으로써 전쟁을 끝내고자 했습니다. 아사헬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않고 적장 아브넬에게 달려 갔습니다. 아브넬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집념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아브넬은 다윗의 군대 사령관 요압과 그의 형제 아사할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브넬은 아사헬을 죽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윗 진영의 군대장관이자, 아사헬의 형인 요압과 원수를 짓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브넬은 아사헬에게 자신 말고 다른 이를 좇아가라 말했습니다. 아브넬은 자신이 그를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아사헬은 끝까지 아브넬을 좇아갔고, 결국 아브넬은 아사헬을 죽였습니다. 요압과 다윗의 군대는 해가 져무는 시간까지 도망가는 아브넬의 군대를 추격했습니다. 아브넬은 요압을 불러 전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국 이에 나팔을 불고 전쟁이 그치게 됩니다. 이 전쟁에서 다윗의 군대는 아사헬을 포함해서 총 19명이 죽었습니다. 이에 비해 이스보셋의 군대는 약 360명이 죽었습니다. 다윗 군대의 대승인 셈이죠. 그러나 실상 이 전쟁은 모두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다윗의 충신이자 군대 사령관 요압의 동생 아사헬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쟁은 우리에게 하나님 없는 승리, 하나님 없는 전쟁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아무리 목숨을 다 바쳐 열심히 일해도, 우리 삶에 하나님이 안 계시면 결국 남는 건 비극 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다윗의 군대가 이겼지만, 다윗의 군대도 아사헬을 잃은 슬픔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아브넬의 야욕이 부른 전쟁, 아사헬의 자만이 부른 죽음, 이 모든 것은 끝없는 복수에 복수를 낳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모습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열심히 살아도 하나님 없으면 인간의 삶에는 승자가 없습니다. 전쟁과 복수는 끊이지 아니하고, 죽음과 고통과 슬픔만 남게 됩니다. 누가 인생의 참 승자입니까? 자신의 삶에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구하고,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