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안에 있는 바늘은 늘 북쪽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바늘은 늘 요동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요동치지만 언제나 북쪽을 가리키고 있는 나침반의 바늘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 역시 요동칠 수 있으나 끊임없이 하나님과 거룩한 삶을 가리키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우리 중에 죄가 없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남을 미워할 때도 있고, 시기할 때도 있고, 돈에 대한 욕심도 있고,
은밀하고 간사한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르고, 음란하고,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 안에 떠오르면 나침반 바늘이 요동치듯이, 우리 영혼도 거룩함에서 자꾸만 멀어지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결코 거룩함의 방향에서 떠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룩함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삶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거룩함의 의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가운데 3절을 보시면 문맥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말씀이 나옵니다.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경외하고…” 거룩함과 부모 공경과 무슨 상관성이 있을까요? 인간이 태어나서 제일 먼저 맺는 인간관계가 바로 부모와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가지고 살아가느냐가 우리의 영성을 보여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모 공경이야말로 거룩함의 필수적 덕목입니다. 하나님을 잘 믿고 섬긴다고 하면서도, 부모를 미워하거나 부모를 버린 사람이라면 그의 거룩함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정말 용서하기 힘든 부모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염두 해 두어야 합니다.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알콜 중독, 도박 중독, 자녀에게 극심한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주는 부모 등 부모가 건강하지 못한 경우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들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우에서 볼 때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것은 자녀들이 저지르는 큰 실수고 잘못입니다.
3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또한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은 본래 토요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안식일 다음 날인 일요일을 주일로 지킵니다. 세상 사람들은 쉼 없이 일하지만, 우리들은 주일을 노동을 잠시 내려놓고 하나님께 집중하여 예배 드리는 날로 정했습니다. 하나님을 향해 거룩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입니다.
4절을 봅시다. “(레 19:4) 너희는 헛된 것들에게로 향하지 말며 너희를 위하여 신상들을 부어 만들지 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하나님께서는 우상을 부어 만들지 말고, 그 헛된 것들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상이란 인간에게 부귀영화와 같은 인간이 자신의 탐욕을 채울 수 있는 수단과 도구를 나타냅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의지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은 거룩함에서 멀어지는 길입니다.
5절을 보면 화목제물에 대한 규례가 나옵니다. 다른 제사들의 경우 제물을 다 불에 태우거나, 남은 부위를 제사를 집례한 제사장에게 줍니다. 그런데 화목제사는 독특하게도 제물을 드린 사람에게 제물의 고기가 돌아갑니다. 6절을 보시면 그 제물을 드리는 날과 이튿날에 먹습니다. 그리고 셋째날까지 남았으면 불살라야 합니다. 7절을 보시면 셋째 날에 조금이라도 남거나 먹으면 화목 제사가 무효가 됩니다. 그런데 화목제물로 쓰이던 동물이 소나 양이나 염소 아닙니까? 예전에 소 한 마리 잡으면 동네 사람들이 다 먹었죠? 그런데 어떻게 한 가정에서 소나 양이나 염소 그 고기를 이틀 안에 다 먹겠습니까? 화목제물을 어떻게 해야 다 먹을 수 있습니까?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거룩함과 제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처럼 계속해서 이웃과의 관계성이 나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참으로 거룩한 삶이기 때문입니다.
9절을 보십시다. 곡식을 거둘 때에 밭 모퉁이에 떨어진 것까지 다 거두지 말고 어떻게 합니까? 남겨둡니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다 줍지 말고 어떻게 합니까? 남겨둡니다. 왜 그렇게 합니까? 가난한 사람들, 이방인들, 떠돌이 나그네들이 그것을 먹고 살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라는 것입니다. 이게 말은 쉬워 보이지만, 농경 사회에서 구슬땀 흘려 한 해 농사 지어 열매 맺은 작물과 과실을 남겨둔다는 것은 얼마나 아까웠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희생과 섬김의 정신을 강조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명령하셨습니다.
11절부터도 이웃 사랑에 대한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도둑질 하지 말 것, 속이거나 사기 치지 말 것, 거짓말 하지 말 것, 이웃을 압제하지 말 것, 착취하지 말 것, 품꾼의 삯을 줄 수 있음에도 갖고 있지 말 것, 귀 먹은 자를 저주 하지 말 것, 맹인 앞에 장애물을 놓지 말 것, 재판할 때에 불의하게 편들지 말 것, 사람을 비방하지 말 것, 피 흘려 돈을 뺏을 계획 세우지 말 것. 네 형제를 미워하지 말 것 등등 이웃 사랑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이 말씀의 핵심은 바로 18절 하반절입니다. 네 이웃 사랑하기를 무엇과 같이 하라고 말씀하십니까? “네 자신과 같이…” 우리는 배가 고프면 밥 차려 먹죠? 몸이 추우면 따뜻한 옷을 입죠? 인간은 자기 자신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내 자신이 고통 당하는 것이 괴롭고 힘들지 않도록 밥 먹고 따뜻하게 지냅니다. 내 몸을 소중하게 대하듯이, 이웃도 그리 대하라는 말씀입니다. 나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이웃도 나처럼 소중한 존재처럼 대하고 아껴주고 나눠주고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