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 군대가 다시 이스라엘과 싸우고자 다가오고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유다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서 베들레헴에서 불과 약 23km 떨어진 소고라는 곳 부근에 진을 쳤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 군대도 블레셋을 상대하기 위해 골짜기 맞은편 산에 진을 쳤습니다. 이스라엘 군대와 블레셋 군대 사이에 ‘엘라 골짜기’라는 곳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블레셋의 대표 장수인 골리앗이 나와 큰 소리로 이스라엘 군대를 조롱하며 싸움을 돋우었습니다. 블레셋 군대의 사기를 높이고, 이스라엘 군사들이 위축되도록 장수 골리앗이 나온 것이죠. 골리앗의 키가 얼마나 컸을까요? 4절 말씀을 보니 그의 키가 “여섯 규빗 한 뼘”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1규빗은 45cm입니다. 그러니까 ‘여섯 규빗 한 뼘’이면 대략 3미터 정도 됩니다. 미국프로농구 NBA 역대 가장 키가 큰 선수로 기록된 [게오르그 무레산] 선수도 키도 231cm 밖에 안 됩니다. 골리앗은 3미터에 가까우니 말 그대로 거인입니다. 머리에는 놋으로 된 투구를 쓰고 있고, 오천 세겔의 비늘 갑옷, 정강이를 보호해 주는 놋으로 만든 각반, 놋 단창, 창 날의 무게만 육백 세겔(약 7kg)인 창으로 무장한 골리앗입니다. 골리앗이 착용한 갑옷의 무게만 약 57kg(125파운드)나 됩니다. 골리앗은 신체만 큰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해 무시무시한 갑옷과 무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큰 거인 골리앗이 나와서 일대일로 싸우자고 덤벼 드는데 이스라엘 사람들 중 어느 누가 나서겠습니까?
골리앗은 이스라엘 군대를 향하여 소리를 치며, “어디 감히 블레셋과 싸우러 왔느냐?”하고 말하며 이스라엘에게 겁을 주고 있습니다. 골리앗은 자신이 블레셋 군대를 대표하여 나온만큼, 사울의 부하들 중에도 한 사람이 나와 그와 겨루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거인 골리앗을 보고 겁에 질린 이스라엘 군대는 두려워서 모두 숨을 죽이고 숨어 있습니다. 골리앗은 싸움의 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블레셋 대표인 그 자신과 이스라엘 군대를 대표하는 자가 일대일로 싸워서 만일 골리앗 자신이 지면 블레셋이 이스라엘의 종이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만일 골리앗 그가 이기면 이스라엘이 블레셋의 종이 되어 섬겨야 합니다. 물론 실제로 한 사람이 이기고 진다고 해서 전쟁이 다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각 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힘센 병사가 상대 병사에게 죽는다면 군대의 사기가 저하되어 결국 전쟁에 패배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그들은 자신의 노예가 될 운명이라고 말하며 이스라엘을 조롱한 셈입니다. 일대일 승부로 전쟁의 모든 승패를 결정 짓자는 골리앗의 자신감으로 미루어 보아, 현재 전세는 블레셋에게 매우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 군대는 블레셋의 말을 듣고 크게 놀라하고 두려워했습니다. 블레셋 사람 골리앗은 무려 40일 동안 아침과 저녁에 나와서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모욕을 퍼부었습니다.
아무도 골리앗과 싸우려 하지 않는 이 상황 속에서 베들레헴의 목동 소년 다윗이 등장하게 됩니다. 다윗의 아버지 이새는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이새에게는 총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장성하여 이번 전쟁에 이스라엘 병사로 참여한 아들들이 장남 엘리압, 둘째 아비나답, 셋째 삼마입니다. 이새는 막내 아들 다윗에게 볶은 곡식과 빵 열 덩이를 전쟁에 나간 형들에게 전해주고, 치즈 열 덩이를 천부장에게 전해주며 아들들의 안부를 묻고, 형들이 살아있다는 증표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가장 사랑스러운 막내 아들을 전쟁터에 심부름 보내는 아버지 이새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다윗이 이 가정 안에서 얼마나 천대받고 무시 받고 자라왔을지 볼 수 있습니다. 적군이 쳐들어오는 상황에서 전쟁터에 도시락 심부름 가는 일은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까? 그러나 다윗은 아버지 이새의 말씀에 순종하여 형들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하여 전쟁터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목동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일상 속에서 명령하시는 작아 보이는 일도 순종하면 놀라운 역사로 이어지게 됩니다.
골리앗은 큰 키와 언변으로 이스라엘을 압도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모독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조롱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남들 보다 키가 큰 사울 왕도 용모가 빼어났던 이새의 장남 엘리압도 거인 골리앗 앞에서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맡겨진 양을 치는 일을 성실히 감당하며 살아가던 다윗이 오히려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리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작은 자, 약한 자를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는 일을 기뻐하십니다. 따라서 눈 앞에 보이는 세상이 아무리 골리앗처럼 강해 보이고, 그 앞에 선 우리가 작고 초라해 보여도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외모, 능력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우리 사회이지만, 여전히 하나님은 주님 앞에서 겸손한 작은 자, 약한 자들을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십니다. 외적인 것들을 중요하시는 세상과 현실에 우리의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의 연약함을 겸손히 고백하며 약한 자 가운데 역사하시는 위대하고 강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며 믿음으로 주님만을 붙들고 살아갈 수 있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