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7 내면의 싸움에서 진 사울 (사무엘상 13장 1-23절)

 

사울은 이스라엘 군대 중 2천명을 구별하여 자신과 함께 있게 하였고, 나머지 천명은 그의 아들 요나단과 함께 있게 하였습니다. 천 명의 군사를 거느린 왕자 요나단은 블레셋의 수비대를 공격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울은 나팔을 불어 전국에 흩어져 있던 군대를 소집하였습니다. 사울의 부름에 호응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길갈이란 곳에 모였습니다. 블레셋의 군사력은 이스라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5절을 한 번 보십시오. 병거가 삼만, 마병이 육천, 백성은 해변의 모래 같이 많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 전쟁에서 병거는 오늘날로 치면 탱크와 같습니다. 병거가 무려 3만이나 있었으니, 블레셋의 군대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끝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블레셋 병사들이 모여 있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을 보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공격하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절박한 마음에 도망쳤습니다. 바위 틈 사이, 웅덩이, 은밀한 곳 등에 숨어 버렸습니다. 어떤 이스라엘 사람들은 겁에 질려 아예 배를 타고 요단강 동쪽으로 건너가 버렸습니다. 길갈에 모여 있던 사울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사울은 사무엘이 정해준 대로 7일 동안 기다렸습니다.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블레셋 군대가 언제 공격해 올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7일은 무척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7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엘은 오기로 되어 있는 날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무엘이 오지 않자, 그나마 사울 곁에 남아 있던 백성들도 사울을 떠나 하나 둘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사울은 그만 자신이 직접 번제와 화목제 제사를 주관하여 드렸습니다. 제사를 집례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도 없고, 아무나 해서도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제사장만이 자사를 집례할 수 있도록 규정을 세워 두셨습니다. 번제단은 거룩한 것이기에, 오직 기름부음 받아 거룩하게 구별된 제사장만이 제단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만일 그 누구라도 제사장 없이 제사를 드린다면 그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받으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는 하나님 앞에 커다란 죄악을 행하는 것이 됩니다. 사울은 제사장만이 가지고 있는 제사 집례 권한을 침해하였습니다. 사울이 제사를 드리자마자, 사무엘이 등장하였습니다. 사무엘은 아무리 상황이 위급하였어도 자신이 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한다는 말로 사울을 책망했습니다. 사울은 회개하지 아니하고 변명을 대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였습니다. “백성이 흩어지려 했다! 사무엘 당신은 정한 날에 오지 않았다! 블레셋은 우리를 치려고 믹마스에 모였다!” 이처럼 사울은 블레셋이 지금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은 어쩔 수 없이 긴급 상황 가운데 하나님의 도움을 얻어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 제사를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사울은 자신이 지은 죄가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큰 죄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에게 죄를 지을 수밖에 없던 상황을 오히려 피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떤 변명을 늘어 놓으며 자신의 상황을 정당화해도 죄는 여전히 죄일 뿐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이 어리석게 행동했다고 말하며 그를 책망했습니다. 사람이 흩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기 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은혜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사울은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무엘은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하며, 그의 불순종 때문에 그의 왕국의 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또한 이미 하나님께서 사울을 대체할 새로운 지도자를 지명하셨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말을 하고 사무엘은 사울을 떠났습니다.

사실 이 전쟁은 어느 면으로 보다 블레셋이 이길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블레셋은 수적으로도 유리합니다. 병거 삼만, 마병 육천, 해변의 모래처럼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군사력까지 이스라엘은 블레셋을 상대하여 이길 수 없었습니다. 막강한 블레셋의 군사와 대조적으로 19-23절 말씀을 보면 사울이 이끄는 이스라엘 군대의 무기 상태가 나와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철을 다룰 수 있는 철 대장장이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블레셋은 이미 철기 문명으로 들어갔으나, 군사 기밀 유출을 막는 것처럼 이스라엘에게 철기 제조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이스라엘에서 농기구가 고장 나서 고치려고 하거나 새로 만들려고 하면 블레셋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할 정도 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아직도 청동기 문화에 속해 있었던 것이죠. 이스라엘 군대 손에 칼과 창을 들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에 통틀어서 칼을 가진 사람은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블레셋은 철로 만든 전차가 삼만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왜 성경이 이 사실을 알려주고 있을까요? 이 전쟁이 처음부터 여호와께서 도와 주시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울이 해야 했던 일은 백성이 떠나가지 않도록 모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그 백성들 모아 놓아도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던 것입니다.

사울이 했어야 하는 일은 하나님의 방법에 따라 순종하며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 만이 불가능해 보이는 전쟁을 이기는 유일한 길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 믿음이 사라지면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혹시 요즘 불안한 마음이 자꾸만 올라온다면, 우리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임을 기억하십시오. 그 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사울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세상 방법을 따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마음에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면 서둘러 하나님 앞에 엎드리시고, 믿음을 구하십시오. 믿음이 커지면 불안은 사라집니다. 이전에는 우리 마음에 불안을 키웠던 문제들도 믿음이 커지면 더 이상 문제로 보이지 않게 됩니다. 문제 보다 더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강인한 믿음이 사울에게 있었더라면 그는 백성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도 불안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끝까지 사무엘을 기다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울이 사무엘을 기다림과 같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날마다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이 더디 오시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주님 안 오신다고 생각하며 사울처럼 자신의 뜻과 생각대로 살아가면 큰 일 납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상황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면서까지 변변치 않은 이스라엘의 군사력으로 블레셋을 이겨보려고 했으나 그것은 결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가진 힘과 지혜로 세상을 이겨보려고 하는 것은 인생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주님께 은혜를 구하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일하심을 기다리십시오. 더딘 것 같아도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기다리십시오. 그리할 때 하나님 아버지의 놀라운 은혜가 우리를 도우시고 구원하시는 놀라운 간증들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불안함에 끌려 다니는 인생이 아니라, 믿음으로 우리의 모든 삶을 이끌어가는 참된 믿음의 사람들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