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1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시리즈 (5) 하나님의 작정 (엡 1:11)

“(엡 1:11)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우리가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었다고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땅을 파고 벽돌을 나르고 흙을 나르는 일도 중요합니다만, 이 모든 일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건물을 지을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일입니다. 건축가들은 집을 건축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청사진을 만듭니다.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아파트, 빌라, 주택, 상가를 결정합니다. 몇 층으로 지을 것인가? 창은 몇 개나 뚫고, 방은 몇 개나 만들 것인가? 벽은 무슨 색 페인트로 칠할 것인가? 바닥재 재료는 타일, 우드, 카펫 중 무엇으로 할 것인가? 등등 생각해야 할 것이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건축가는 이처럼 청사진이 완성되고 나서야 집을 짓는 공사를 시작합니다.
성경은 건축가가 집 공사를 시작하기 전 청사진을 가지고 있듯이, 이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에서 일어날 모든 역사를 미리 다 계획하셨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부터 가지고 계셨던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을 가리켜 ‘하나님의 작정’(God’s decrees)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작정에 따라 세상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세상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세상 속에서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다 깨닫지 못할 뿐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과 일어나는 사건들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작정’이란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아 ‘하나님의 작정’이란 표현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작정’이란, 하나님의 영원하신 목적을 가리킵니다. 또한 작정이란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을 의미합니다. 우리 인간도 계획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의 작정과 연약한 피조물인 사람의 계획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습니다.

1. 하나님의 계획은 영원하다.
인간의 계획은 만들어진 구체적인 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우리 중에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2년 여행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때 우리가 어디에 있을지 몸 상태와 건강은 어떨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 미래에 대한 계획은 대략적으로 생각하다가, 그 때가 다가오면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여행 계획을 그제서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계획은 과거에 없다가 나중에 생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다릅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시간 속에서 발생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영원전부터, 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영원하신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시편 33편 11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 33:11) [쉬운성경 번역] 여호와의 계획은 언제까지나 한결같고, 그분의 뜻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씀 그대로 하나님의 계획은 언제나 한결 같고, 주님의 뜻은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수첩에다가 오늘 할 일을 적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계획이 오늘 아침에 결정되는 것이죠. 이처럼 인간의 계획이란 사실 대부분 특정한 시간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리고 인간의 계획은 자주 변합니다. 다음 달에 여행 가기로 했는데, 코로나 상황이 심해져서 계획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아님 예상하지 못한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져서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 내가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서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계획이란 절대적이지 아니하고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작정은 ‘영원하고’(infinite) ‘변화하지 않습니다(unchangeable). 하나님의 작정은 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 영원전부터 주님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조금도 변환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영원토록 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계획을 세울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고 참고하기도 하고, 변화하는 상황과 개인의 형편에 따라 계획을 세웁니다. 예를 들면, 처음 가보는 지역에 대해서 여행 계획을 세울 때면, 우리보다 앞서 그 지역을 방문했던 사람이나 아니면 그 지역에 대해서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지혜를 구함으로써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전지하신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향한 계획을 세우실 때 그렇게 다른 존재를 의지하거나 조언을 구하실 필요가 하나도 없으셨습니다. 이 세상에 하나님보다 더 지혜로운 존재는 없기 때문이며,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의 계획은 절대적이다.
그와 같이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기에, 주님의 작정은 절대적입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시지 않은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일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청사진이 완성되어 드디어 건축가가 집을 짓기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는 계획대로 건축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집을 짓다 보면 예외 없이 건축가가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가 분명히 있게 됩니다. 건축가가 모든 것을 디테일하게 계획한다고 해도, 그 계획대로 100% 실행되지 않는다. 건축가가 집을 짓는데 소요되는 못의 개수를 정확하게 계획할 수가 없다. 못이 휘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하고, 더 많이 필요하거나, 덜 필요할 때도 있다. 집을 짓는 자재가 늦게 배송되기도 할 것이고, 현장에서 작업하는 노동자가 부상을 입거나 몸이 아파 작업에 하루 이틀 빠질 수도 있습니다. 건축가가 계획한 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가 분명히 있는 것이죠.
이는 우리 인생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산을 가지고 가는 날에는 비가 안 내리다가, 꼭 깜빡 잊고 우산 안 가지고 온 날 비가 내립니다. 평상시에는 그렇게 잘 보이던 식당도 Gas station도, 여행 가서 막상 찾다 보면 왜 그렇게 안 보이는지요. 세상에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계획은 상황과 형편에 따라 변경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절대적입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이 반드시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께서 계획에 없는데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잠언 16장 33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잠 16:33)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제비 뽑는 것은 주사위를 굴리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주사위를 굴릴 때 1이 나올지 6이 나올지 모릅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다 우연한 기회에서 확률에 따라 나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보실 때 이 세상에 우연이 발생하는 사건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주님의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을 듣고 교회 나와서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도 모두 절대적인 하나님의 계획대로 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영원전부터 우리를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시고 계획하여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고 찬양을 올려드릴 것입니다.

3. 하나님의 계획은 주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와 같은 온 세상의 역사를 계획하였을까요? 성경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말ㅇ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한 80에서 90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 창조하신 후에 피조물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림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이 100으로 올라가거나 변경되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이 없는 그 때에도 즉 창조하시기 전부터 이미 충만한 영광으로 존재하십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시는 분이십니다. 즉 창조 이전이나 이후에 하나님께 나타난 변화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영광은 충만하십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목적 즉 ‘하나님의 작정’에 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나쁜 일도 다 포함됩니다. 나의 성공도 실패도 다 포함됩니다. 선한 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죄악과 사탄의 유혹도 포함됩니다. 지구온난화와 인간의 환경 파괴, 대통령 선거 결과 코로나19까지도 다 하나님의 작정에 따라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는 것까지도 하나님의 작정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하나님의 작정 밖에 있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바둑 9단과 이제 막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생 어린이가 함께 바둑을 둔다고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바둑 9단이 둔 수를 어린아이는 아무리 봐도 깨닫지 못합니다. 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바둑 하수가 볼 때 고수의 수는 무의미해 보입니다. 그러나 고수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둑돌을 그 특정한 위치에 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나중에 경기가 어느 정도 흘러가거나,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 어린 아이가 그제서야 무릎을 치며 “아까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였던 그 수가 알고 보니 묘수였구나? 역시 고수는 고수구나?!”하고 깨닫게 됩니다. 바둑의 하수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지금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 창조주이시며 세상의 가장 높으신 고수되시는 하나님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무의미한 사건이나 사고는 없습니다. 세상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분명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속 불행과 사건과 사고들도 하나님의 무한하신 지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온 세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로마서 11장 36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롬 11:36)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주님으로부터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지 않으셨는데 일어나는 사건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주님의 작정 안에 있으며, 하나님의 작정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장차 미래에 일어날 모든 일들도 하나님의 작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야 46장 10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사 46:10) [우리말성경 번역] 내가 처음부터 장차 일어날 일들을 밝혔고 오래전에 이미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일들을 일러 주었다. 내 뜻은 이뤄질 것이며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반드시 이루고야 만다.” 인간은 한 치 앞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만 할 뿐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일기예배가 항상 맞는 것이 아닙니다. 비가 안 온다고 했는데 오기도 하고, 눈이 많이 온다고 했는데 적게 오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간은 내일 날씨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할 정도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에 그의 전지전능하심에 따라 세우신 작정은 절대적이고 영원하며 변함이 없습니다.
성경은 인생의 수한도 주님께서 결정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욥 14:5) [우리말성경 번역] 사람이 사는 날이 정해져 있고 그 달 수가 주께 있는 것을 보면 주께서 사람이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정해 주신 것입니다.” 인간의 살고 죽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시작과 마지막이시며, 이 세상의 알파와 오메가 되십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역사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일어납니다.

4. 하나님께서 악의 조성자이신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계획대로 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들이 있습니다. 분명 성경은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발생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가족이 암에 걸리는 것. 교통사고로 죽는 것. 내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불행한 사건들도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다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 성경은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성경은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아픔과 불행이 하나님의 죄의 결과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전달해줍니다.
성경은 인간이 내리는 모든 결정 역시 하나님의 영원하신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는 사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사건 등 모든 인간의 역사는 하나님의 계획대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대항하여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의 절대적인 계획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하나님께서는 악인도 주님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십니다. “(잠 16:4) [새번역성경 번역]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그 쓰임에 알맞게 만드셨으니, 악인은 재앙의 날에 쓰일 것이다.” 비록 세상은 절대적인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하나님께서 악을 지으신 분은 아닙니다. 사탄이야말로 악의 진정한 조성자이다. 물론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결코 하나님꼐서 죄악의 근원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5. 자유의지는 개념일뿐, 우리는 단순히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그램 된 로보트에 불과한가?
체크 두거나 체크 두는 것을 옆에서 본적이 있습니까? 폰, 나이트, 비숍, 퀸 모든 장기말들은 결국 플레이어의 의지에 따라 움직입니다. 만일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 인간도 그럼 이 세상에 놓인 장기말에 불과할까요? 여기서 나오는 의문점들이 있습니다. ‘그럼 인간이 죄악을 지어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책임이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천국 갈 사람, 지옥 갈 사람 하나님께서 이미 창세 전에 다 정해 놓으신 건데 왜 인간에게 책임을 물으시는가?’, ‘전도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이런 의구심이 생깁니다.
분명 하나님의 계획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관계는 분명 우리가 논리적으로 다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의 영역입니다. 비록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성경은 그러한 사실이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저지르는 죄악의 행실에 따르는 책임을 약화시키거나 없애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영원하며 불변하는 작정에 따라 인류 역사가 움직이고 있습니다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야 할 거룩한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