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30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 (사사기 14장 1~9절)

 

이스라엘의 사사 삼손은 딤나에 사는 한 블레셋 여인을 좋아하게 됩니다. 삼손은 그의 부모에게 딤나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보았으며 그녀와 결혼시켜 달라고 조릅니다. 이방여인과 결혼하는 것은 하나님의 율법을 거스르는 것이며, 나실인으로서 거룩한 삶을 사는 것도 지킬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의 부모는 삼손에게 이스라엘에 결혼할 여자가 없어서 블레셋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고 하느냐고 호통을 쳤습니다. 삼손은 부모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블레셋 이방 여인과 결혼하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삼손의 부모가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자, 3절에 삼손은 “내가 그 여자를 좋아하오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로 보면 이 표현이 ‘그 여자가 내 눈에 좋다’라는 뜻입니다. 삼손은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것이 하나님의 율법을 거역하는 것이며, 더 이상 구별된 나실인으로서 살아갈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눈에 보기 옳은 대로 행하기를 고집 부렸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어도 자신의 눈에 좋아 보이면 얼마든지 자신의 소견을 따라 죄악을 서슴없이 행하는 삼손의 모습은 사사기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상태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내가 생각할 때 옳은 것, 내가 보기에 좋은 것을 따라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나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갈 것을 도전합니다. 내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 생각을 따라 살아가라는 것, 내가 보기 좋은 것이 아닌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것을 택하는 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풍성한 삶의 모습입니다. 비록 삼손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께 구별된 거룩한 나실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따라 이방 여인과 결혼하기를 고집하였습니다.

혹시 우리들도 삼손처럼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길을 따르지 아니하고, 내 보기에 좋은 길을 따라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삼손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와 같이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도 역사상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잡혀 두 눈이 뽑히고, 쇠사슬에 매여 동물들이 끄는 맷돌을 돌리는 등 그의 인생은 비참하게 끝이 납니다.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났습니까? 그가 자기 눈에 좋아 보이는 길을 따라갔기 때문입니다.

삼손은 딤나에 사는 블레셋 여인과 결혼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탐욕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끈질긴 요청으로 삼손은 그의 부모의 결혼 승낙을 받아냈고, 이방 여인과의 결혼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삼손 이야기의 모든 불행은 바로 이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처럼 사사기는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이 보여주는 길을 따르지 아니하고, 자신의 탐욕의 길을 따라갈 때 삶이 얼마나 불행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삼손은 이방여인과의 결혼이라는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4절 말씀을 한 번을 보면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4:4) 이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관할한고로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서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 한글 성경을 읽으면, 마치 삼손이 블레셋 사람을 치기 위한 숨은 작전을 꾸미고 있는 것처럼 해석이 됩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블레셋 사람을 치려고 한 것은 삼손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었습니다. 비록 삼손은 자신의 눈에 좋아 보이는 대로 이방 여인과 결혼하려고 하고 있었으나,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도 이스라엘의 원수들을 치려는 계획을 갖고 계셨습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탐욕과 욕정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는 죄악이 가득하고 폭력과 살인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많은 범죄와 불행이 존재합니다. 세상만 보면 아무런 소망이 없어 보입니다. 모두가 다 자기 이익만 좇는 세상 속에서 의인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과연 세상에는 소망이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사기 본문은 이처럼 영적 타락이 진행되고 자신의 탐욕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사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께서 역사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비록 삼손은 자신의 탐욕을 위해 딤나의 여인과 결혼하려고 했으나, 하나님께서는 그 가운데서도 이스라엘의 원수인 블레셋을 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고 계셨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아니하고 이방 여인과 결혼하려고 하는 삼손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여전히 하나님 보시기에 범죄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게 하려고 죄를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의 탐욕과 죄악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역사가 실패하지 아니하고 지금까지도 진행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가 쉽게 유혹에 굴복하고 죄악을 지으며 살아가서는 안 됩니다. 사사기의 저자는 모두가 자신의 눈에 보기 좋은 대로 행하는 무법지대와 같은 이 세상 속에서도 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우리 삶에 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삼손은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그의 부모와 함께 딤나로 내려갑니다. 가는 도중 그는 젊은 사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 때 하나님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자 삼손은 맨손으로 굶주린 사자를 염소 새기 찢듯 찢어버렸습니다. 한편 나실인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죽은 시체를 만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그가 부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산의 주검에 있던 꿀을 퍼서 먹었습니다. 또한 자신 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도 사자의 주검에서 나온 꿀을 먹게 함으로써 부모까지 부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삼손이 이 일에 대한 아무런 거리낌이나 죄책감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삼손은 분명 나실인으로 태어났고, 평생 머리도 자르지 않을 정도로 그의 삶을 구별하며 살았으므로, 그가 주검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죽은 사자의 몸에 손을 대었습니다. 이는 삼손이 나실인임에도 얼마나 제멋대로의 삶을 살아갔는지 보여줍니다. 삼손은 나실인으로 지켜야할 규례를 등한시했습니다.

나실인의 규례를 정하신 분은 다름아닌 하나님이십니다. 나실인 삼손에게 거룩함을 명령하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삼손이 나실인의 규례를 무시하고 살았다는 것은 그가 다름 아닌 하나님을 무시하고 살았음을 나타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말씀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성경의 말씀들은 하나님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지켜야 할 명령인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성경 말씀을 무시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지 아니한다면, 우리들도 삼손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것이 됩니다.

삼손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이유는 그가 나실인의 규례를 등한시 여겼기 때문입니다.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등한시하며 따르지 아니하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삶을 살아갈 때, 그의 삶은 더 이상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눈에 좋아 보이는 대로 행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야 할 이 시대의 또 다른 나실인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시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자신의 소욕을 따라 살아가는 또 하나의 영적 사사시대 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방법과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을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