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9 제사장 위임식 (출애굽기 29장 1~18절)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주님을 섬기도록 제사장 직분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위임하게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바로 그 제사장 위임식의 절차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4절 말씀을 보십시오.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회막 문으로 데려다가 물로 씻기고” 가장 먼저 모세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회막 입구로 데려가 목욕을 시켰습니다. 회막 앞에는 물을 담아둔 놋으로 만든 물두멍이 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임시 칸막이 건물이 설치되어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물두멍에 있는 물로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었을 것으로 봅니다. 제사장 위임식을 하며 우선 몸을 씻어 정결케 함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더러운 죄를 씻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서 먼저 그 사람의 죄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씻음 받아야 함을 잘 보여줍니다.

이처럼 물로 몸을 다 씻어 목욕이 끝난 후에 아론은 대제사장을 위해 준비된 거룩한 옷을 입었습니다. 발등까지 내려오는 하얀색 속옷을 입고, 그 위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청색 겉옷을 입고, 또 다시 그 위에 조끼 모양의 에봇을 입었습니다. 에봇에는 판결 흉패를 달았고, 그의 머리에는 관을 씌었습니다. 그 관의 이마 전면에는 ‘여호와께 성결’이라 적힌 성패가 부착되었습니다. 로마서 13장 14절을 보면, 사도 바울은 성도들을 향하여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십시오”하고 권면했습니다. 구약시대의 대제사장이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거룩한 옷을 입은 것과 같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날마다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합니다. 옷을 입지 않는 것이 인간에게 수치스러운 일이듯이, 우리 성도들이 예수로 옷 입지 않고 벌거벗고 살아가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예수로 옷 입을 수 있을까요? 갈라디아서 3장 27절에서 바울은 말했습니다.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세례는 죽음과 거듭남을 의미합니다. 먼저 죄 된 옛 사람이 죽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내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못 박아 죽는 것입니다. 그리고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입니다. 즉 날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와 같이 성결한 삶을 사는 것이 바로 그의 성품으로 우리 영혼이 옷 입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대제사장이 거룩한 옷을 다 입고 나면, ‘관유’를 가져다가 그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관유는 감람유에 몰약, 육계, 창포, 계피 등 향품을 섞어 만든 기름입니다. 관유는 성막이나, 증거궤, 성막의 기두와 제사장들에게 발라서 지극히 거룩한 물건이나 사람을 거룩하게 구별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관유는 아무나 그 조리법대로 함부로 만들거나 바르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으며, 제사장이 관리했습니다.

구약의 ‘기름’은 종종 신약의 ‘성령’을 상징합니다. 대제사장이 하나님을 섬기는 직분을 위임 받으며 기름부음을 받는 이 모습은 오늘날 주님을 위해 섬기기 원하는 하나님의 일꾼들이 성령의 충만한 은혜를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교훈 해줍니다. 어떤 분들은 교회 오면 곧바로 일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일 보다 더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교회 오면 본당에 와서 잠시 앉아 기도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섬기는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성령께서 우리의 영혼과 삶에 충만하게 역사하여 주시기를 간구해야 합니다. 사람이 일하는 것과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 둘 중 무엇을 원하십니까? 하나님의 일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능력, 지혜, 힘으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수저로 땅을 파는 것과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는 것이 어찌 같겠습니까?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스가랴 선지자는 어느 날 순금으로 된 등잔대의 환상을 보았습니다. 등잔대의 불은 오직 끊임없이 기름을 공급 받음으로써만 환하게 타오를 수 있습니다. 등잔대 환상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스가랴는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내 주여, 이것들이 무엇입니까?” 이에 천사가 대답합니다. 네 힘으로도 안 되고 네 능력으로도 안 되고 오직 내 영으로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는 일은 사람의 힘으로도 능력으로도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과 역사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성령을 의지하지 않고 교회 일을 감당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나 오늘 본문에 대제사장이 거룩한 직무를 시작함에 기름을 그의 머리에 부어 바른 것과 같이, 우리들도 하나님을 위한 거룩한 사역을 감당하기에 앞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으로 기름 부으실 것을 간구해야 합니다.

이처럼 물로 몸을 씻고, 대제사장을 위해 만든 거룩한 옷을 입고, 관유로 기름을 부은 이후에 하나님은 제사장 위임식을 위한 제사를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제사장 위임식에는 크게 세 종류의 제사가 드려졌습니다. ‘수소로 드린 속죄제’, ‘숫양으로 드린 번제’, 그리고 ‘또 하나의 숫양으로 드린 화목제’입니다. 오늘은 이 중 두 가지만 살펴볼 것입니다. 먼저 수소의 속죄제를 살펴봅시다. 10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출 29:10) 너는 수송아지를 회막 앞으로 끌어 오고 아론과 그 아들들은 그 송아지 머리에 안수할지며”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희생 제물로 드려질 소의 머리에 그들의 손을 올려 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그들의 죄가 희생 제물에게 전가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죄를 지어 하나님 앞에 설 수도 없고 마땅히 죽었어야 하는데, 그들의 죄가 희생 제물에게 전가되어 그들의 죄값을 죽음으로 대신한다는 상징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죄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했습니다. 12절을 보시면, 이 때 잡은 송아지의 피를 제단 뿔들에 발랐습니다. 이는 하나님께 제사장 위임제사를 드리기에 앞서서 번제단 자체를 먼저 정결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13절을 보면, “(출 29:13) 내장에 덮인 모든 기름과 간 위에 있는 꺼풀과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을 취하여 단 위에 불사르고” 이 각 부위들은 수소가 그의 몸의 영양분을 유지하고 공급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신체 장기들입니다. 하나님께 가장 중요한 부위들을 드리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14절에서는 번제단에 드린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고기, 가죽, 똥은 진영 밖에서 불태워야 했습니다. 소고기와 가죽은 버리기가 얼마나 아깝습니까? 그러나 속죄제는 드리는 사람의 죄가 희생 제물에게 전가되어 있기에 제물이 부정한 것으로 여겨져서 사람이 취할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아까워도 죄와 결부된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불태워야 하는 것이 주님의 명령입니다. 우리 삶에 끊어 내기에는 너무나도 아깝고, 나에게 기쁨을 주어 버리기 어려운 죄들이 남아 있지는 않습니까? 소고기는 얼마나 값진 음식입니까? 소가죽은 얼마나 유용합니까? 그러나 속죄제는 더러운 죄악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아무리 유익하고 내 눈에 좋아 보이는 것도, 하나님 앞에서 더러운 것이면 태워버려야 합니다. 진영 밖으로 가지고 가서 태워버리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십시오. 우리 삶 밖으로 죄악을 밀어내고, 성령의 불로 태워버리십시오.

두번째 제사는 숫양으로 드리는 번제 입니다. 속죄제가 죄를 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번제는 온전한 헌신을 상징합니다. 번제의 특징은 남김없이 다 제단 위에서 불사른다는 데 있습니다. 18절을 보십시오. “(출 29:18) 그 수양의 전부를 단 위에 불사르라…” 희생 제물인 숫양을 하나도 남김없이 제단 위에서 불태우듯이, 제사 드리는 대제사장이 하나님께 그의 모든 삶을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헌신의 고백으로 드리는 제사가 번제 입니다. 그런데 여기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 있습니다. 17절을 먼저 봅시다. 여기 보면 번제로 불태울 제물을 각 뜨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출 29:17) 그 수양의 각을 뜨고 그 장부와 다리는 씻어 각 뜬 고기와 그 머리와 함께 두고” 17절에서 사용된 ‘각을 뜨다’란 말은 ‘cut the ram into pieces’로써 “숫양의 고기를 부위별로 최대한 잘개 쪼개라”는 뜻입니다. 아니 이거 사람이 먹을 것도 아니고 어차피 다 불로 태울 거잖아요? 게다가 내장과 다리는 따로 씻어야 했습니다. 얼마나 번거롭습니까? 아니 이거 어차피 다 태워 버릴 것 아닙니까? 제사장 위임식 번제에 드려지는 숫양이 작은 부위로 조각나서 하나님께 불살라 들려지는 것은 철저하게 자신을 죽이고 희생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동물 각 뜨는 것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궂은 일, 힘든 일 피하고 희생하지 않는 자는 번제물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철저하게 우리의 죄악에 물든 자아를 죽이고, 하나님께 우리 삶을 남김없이 드리는 헌신을 기뻐하십니다. 번제는 바로 이러한 헌신을 다짐한 제사장들이 하나님께 자신의 전부를 드리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원하십니다. 혹시 아직도 내 것이라 주장하며 아까워하며 하나님께 드리지 못한 것은 없습니까? 우리의 시간, 우리의 물질, 우리의 자녀, 우리의 모든 소유,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며 주님을 위해 사용할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향기로운 번제와 같이 드려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은 먼저 그의 죄악을 씻어야 했습니다. 거룩한 옷을 입고 기름을 부어 발라 거룩하게 구별되어야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헌신해야 했습니다. 오늘날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이와 같이 살아가야 할 이 시대의 거룩한 제사장들입니다. 예수의 보혈로 모든 죄를 씻음 받으십시오.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구하며 주의 지혜와 힘과 능력으로 주의 일을 감당하십시오. 하나도 남김없이 우리 모든 삶을 주님을 위해 헌신하여 드리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 삶을 통하여 반사되어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나타낼 수 있는 이 시대의 거룩한 주님의 일꾼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