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이 입는 거룩한 옷은 크게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속옷’이라 불리는 하얀색 예복, 그리고 그 위에 입는 청색 ‘겉옷’, 그리고 가장 밖에 입는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실과 가는 베실로 만든 ‘에봇’ 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사장이 입는 옷 가슴 쪽에는 패를 하나 놓았는데, 이것을 ‘판결 ‘흉패’라고 부릅니다.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약 22.5cm (약 9 inch) 정도 되는 정사각형의 네모 반듯한 패입니다. 판결 흉패는 ‘에봇’ 짜는 법과 마찬가지로 금실과 청색, 자색, 홍색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정교하게 짜서 만들었고, 두 겹으로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은 흉패 위에 보석을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석은 한 줄에 3개씩 총 4줄로 12개의 보석이 있었습니다. 이 열 두개의 보석들 위에는 각각 열 두 지파의 이름을 하나씩 도장을 파듯 새겨 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대제사장 아론이 성소에 들어갈 때는 이와 같이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진 판결 흉패를 가슴에 붙이고 나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9절 말씀을 함께 보겠습니다. “(출 28:29) 아론이 성소에 들어갈 때에는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을 기록한 이 판결 흉패를 가슴에 붙여 여호와 앞에 영원한 기념을 삼을 것이니라” 하나님께서는 대제사장이 단 한 번이라도 흉패를 달지 않고, 혹은 흉패를 잊은 채 주님 앞에 나오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대제사장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의식 때 반드시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12개의 보석이 달려 있는 흉패를 맴으로써, 하나님께서 언제나 이스라엘을 기억하고 계심을 나타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연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죄악으로 인하여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열 두개의 보석을 그의 가슴에 품음으로써 이스라엘도 하나님 앞에 나아간 것과 같았습니다. 구약시대에 대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의 가슴에 품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이 모습은, 오늘날 범죄함으로 인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없었던 연약한 죄인들인 우리들을 가슴에 품으시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신 우리의 대제사장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우신 은혜를 상징합니다. 대제사장 되시는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위하여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을 함께 볼까요? 히브리서 9장 24절입니다. “(히 9:24)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지 아니하시고 오직 참 하늘에 들어가사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시고” 대제사장이었던 아론은 완전한 하늘 성소의 그림자 즉 모형인 인간 손으로 지은 지상의 성소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제 완전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의 참 성소로 들어가십니다. 24절 후반절을 보면 “이제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셨다”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하나님의 면전에 나타나셨습니까? 누구를 위하여요? ‘우리를 위하여’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함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 입니다. 24절 말씀에서 “우리를 위하여”라는 말은 예수께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주실 것을 가르쳐줍니다. 죄악으로 인해 더러워진 우리들이 어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새로운 구원의 길을 열어 주신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이제 우리들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믿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던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엄청난 영적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대제사장 아론이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12개의 보석을 판결 흉패에 매달고 하나님 앞에 나아간 것은 완전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은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갈 것을 보여주는 모형 즉 그림자였습니다.
다시 출애굽기 28장으로 돌아옵시다. 판결 흉패는 한 겹으로 되어 있지 않고 두 겹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판결 흉패는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와 같은 공간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공간 안에 ‘우림’과 ‘둠밈’을 넣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30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출 28:30) 너는 우림과 둠밈을 판결 흉패 안에 넣어 아론으로 여호와 앞에 들어 갈 때에 그 가슴 위에 있게 하라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판결을 항상 그 가슴 위에 둘지니라” ‘우림’이란 이름은 ‘빛’을 뜻하고, ‘둠임’은 ‘온전함’을 뜻합니다. 우림과 둠밈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모양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매끈한 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림’은 그 이름이 히브리어 알파벳의 첫 번째 글자(알레프)로 시작하고, ‘툼밈’은 그 이름이 히브리어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타우)로 시작합니다. 성경학자들은 이를 통해 처음과 나중 되시며, 시작과 끝 되시는 하나님을 나타낸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우림과 둠밈은 하나님의 뜻을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대제사장이 중요한 판결이 있을 때 제비뽑기를 하듯이 서로 색깔이 다른 우림과 둠밈을 에봇에서 꺼내는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였을 것으로 봅니다.
대제사장이 우림과 둠밈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묻고, 하나님의 판결을 따라 행했다는 점을 주목하십시오. 비록 오늘날 우리에게 우림과 둠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우리는 동일한 영적인 삶의 원리를 적용하여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묻고, 말씀과 기도 가운데 주신 주님의 뜻과 판결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일을 함에 있어 하나님의 뜻을 묻고, 그 뜻에 따라 살아간 대표적인 케이스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다윗’입니다. 사무엘상 30장 7-8절을 봅시다. “(삼상 30:7) 다윗이 아히멜렉의 아들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이르되 청컨대 에봇을 내게로 가져오라 아비아달이 에봇을 다윗에게로 가져오매 (삼상 30:8)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와 가로되 내가 이 군대를 쫓아가면 미치겠나이까 여호와께서 대답하시되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미치고 정녕 도로 찾으리라” 사무엘상 30장은 다윗 인생에 찾아온 최대의 위기 순간 중 하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나갔다가 거처로 돌아와보니 원수 아멜렉의 습격으로 집은 다 불타버렸습니다. 다윗과 그를 따르는 모든 사람들의 아내와 자녀들이 다 사로잡혀 갔습니다. 생사를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가축도 다 훔쳐갔습니다. 다윗과 함께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낙심 되고 화가 났는지 다윗을 돌로 쳐 죽이려고 했습니다. 다윗은 죽을 만큼 힘든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 위기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용기를 냈습니다. 그는 이 비통의 순간 제사장 아비아들에게 외쳤습니다. “어서 나에게 에봇을 가져다 주시오!” 왜 다윗이 이 위기의 순간에 에봇을 달라고 했습니까? 에봇 안에 우림과 둠밈이 있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에봇을 가지고 오라는 것은 우림과 둠밈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뜻을 확인해 보기 위한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이 위기 상황 가운데 어찌해야 하는지 여호와께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주님의 뜻을 보여주셨고, 다윗은 주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였습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이 잃었던 모든 것을 회복하였습니다.
다윗이 그의 인생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이처럼 하나님께 주님의 뜻을 묻고 따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무엘상 23장 9절을 보십시오. “(삼상 23:9) 다윗이 사울의 자기를 해하려 하는 계교를 알고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이르되 에봇을 이리로 가져오라 하고“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 왕에게 좇길 때에도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에봇을 가져다 주시오!” 무슨 말입니까? “내가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겠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 다윗이 보여준 그의 믿음의 강점입니다. 다윗의 인생에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그가 맞이한 위기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다윗은 하나님의 뜻을 물었고, 하나님의 판결을 따라 순종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지금 에봇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묻고, 말씀과 기도 가운데 주신 주님의 뜻과 판결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인생의 위기 가운데서도 이 시대의 우림과 둠밈인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를 통해 주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에 순종하여 살아갈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