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6 절망의 수렁에서 드리는 기도 (시편 69편 1~18절)

시편 69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그가 어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본 시를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분명 그는 괴롭고 힘든 상황 속에서 탄식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그가 원수들로부터 고통 당하는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열정 때문입니다. 원수들은 하나님을 향한 그의 뜨거운 열심 때문에 다윗을 비방하며 공격합니다. 다윗은 원수들의 공격으로 찾아온 위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도움을 애타게 구합니다. 1절을 봅시다. “(시 69:1)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들이 내 영혼까지 흘러 들어왔나이다” 성경에는 마침표나 물음표 같은 기호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일 있었다면 1절에는 느낌표가 들어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를 구원해주십시오!” 다급한 시인의 목소리로 오늘 시는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물’이란 단어가 자주 쓰였는데요, 여기서 ‘물’은 죽음과 그 세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영혼’은 ‘목숨’ 또는 ‘생명’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1절에 “물들이 내 영혼까지 흘러 들어왔나이다”는 말은 다윗이 자기 목숨이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다윗이 지금 어떤 위급 상황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분명 그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긴박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2절에서 다윗은 그가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말합니다. 수렁은 다른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헤어 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집니다. 게다가 물은 계속 차 올라서 ‘깊은 물’, ‘큰 물’이 넘치고 있습니다. 바다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려도 결국에는 깊은 물에 빠져 죽어 가듯이, 수렁에 빠진 사람도 발을 디디고 설 발판이 없기에 점차 빠져 죽게 됩니다. 다윗은 자기 자신이 수렁에 빠진 것과 같은 두려움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음을 하나님께 호소하며 구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구했습니다.

3절을 보면, 다윗이 하나님을 향해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지르며 부르짖었는지 목이 다 쉬었습니다. 하나님을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리며 하늘을 바라보았는지, 그의 눈이 피곤한 상태입니다. 다윗이 이처럼 목이 다 쉴 정도로, 눈이 피곤할 정도로, 애가 타게 하나님을 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4절을 보십시오. 다윗을 미워하고 그를 해하려고 하는 원수들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그의 머리털 숫자보다 많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부당한 이유로 그의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자들은 힘있고 강한 자들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빼앗지 않은 것도 물어주어야 하는 억울한 상황 속에서 부당한 고통에 내던져졌습니다.

5절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의 우매함과 죄를 고백합니다.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숨기고 있는 죄악은 없습니다. 다윗은 분명 자신도 죄가 있으며, 불완전한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힘을 다해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따라서 만일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믿음을 가진 다윗이 수치를 당한다면, 그것은 주님을 따르는 자들 모두가 수치를 받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 잘 믿어도 결국은 저렇게 되는구나?”하고 세상 사람들이 조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호소하며 절대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그 내용이 바로 6절입니다. “(시 69:6) 만군의 주 여호와여 주를 바라는 자로 나를 인하여 수치를 당케 마옵소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를 찾는 자로 나를 인하여 욕을 당케 마옵소서” 그 누구보다도 주님을 간절히 사모하며 하나님을 열심으로 찾으며 살아가는 다윗이 수치를 당한다면, 다윗과 같이 주님을 바라고, 주님을 찾는 모든 자들이 욕을 먹고 수치를 당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윗은 절대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께서 그를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서 제가 남에게 부당한 이유로 욕을 먹게 되면, 결국 내 부모도 욕먹고 내 형제도 욕먹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윗은 하나님께서 주님의 이름을 위해서 그 자신이 조롱을 당하거나 원수로부터 욕을 당치 않게 해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윗을 비방하고 수치를 주는지 8절 말씀을 보면 심지어 그의 형제들도 다윗을 외면하고 모르는 척했습니다. 다윗의 가족들과 친족들조차도 그를 소외시키는 고통스러운 상황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버림받는다면 얼마나 마음이 괴롭겠습니까? 다윗의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다윗이 얼마나 암울하고 고통스런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보게 됩니다.

다윗은 자신이 이와 같이 원수들에게 욕을 먹고 비방 당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시 69:9)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이 나를 삼키고 주를 훼방하는 훼방이 내게 미쳤나이다” 다윗은 자신이 가족과 형제들로부터 소외 당한 이유는 그가 주의 집을 향해 가진 열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의 성소에 안치한 일 혹은 성전을 짓기 위하여 재료를 모으기 위해 많은 물자를 소모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 다윗은 주의 집을 위한 열성이 자신의 가족과 형제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만큼 그 자신의 삶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약시대 때 성전에는 멀리 이방 지역에서 온 유대인들을 위해서 돈을 환전해 주는 환전상들과 소, 양, 염소, 비둘기 같은 제물을 값비싸게 파는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을 성전에서 장사하지 못하도록 쫓아내셨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사도 요한은 그의 스승 예수님의 바로 이러한 모습을 설명하며 시편 69편 9절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10절 말씀을 봅시다. “(시 69:10) 내가 곡하고 금식함으로 내 영혼을 경계하였더니 그것이 도리어 나의 욕이 되었으며”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유로 그를 모질게 핍박하는 자들을 향하여 대항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슬퍼하면서도 금식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수들은 이러한 다윗의 태도까지도 꼬투리를 잡고 그를 욕했습니다. 11절에서 다윗은 자신이 굵은 베로 옷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굵은 베 옷은 회개와 애통의 상징입니다. 다윗이 원수들을 직접 대항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구하기 위하여 굵은 베옷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다윗의 모습조차도 대적자들은 놀리며 그를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12절에서 말하는 ‘성문에 앉은 자’는 마을의 원로들이나 장로들, 동네 어르신들을 의미합니다. 또한 높은 지위에 앉은 재판장들을 의미합니다. 그들도 다윗을 비웃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술에 취한 취객도 다윗을 안주거리 삼아 그를 욕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얼마나 마음이 비참하고 힘들었겠습니까? 13-18절까지 다윗은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고, 그를 구원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응답하소서”, “건지소서”, 구속하소서”와 같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의 제목들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다윗은 극심한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결국 그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그를 원수들의 손에서부터 건져주셨습니다. 지금도 다윗의 이름은 세계에서 가장 존귀한 이름 중 하나입니다. 그것은 그가 그의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하며 살았고, 하나님께서 그를 놓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삶이 절망의 수렁에 빠져도 하나님을 붙잡으면 능히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다윗이 그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들의 삶 속에 찾아오는 수렁과도 같은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주님을 붙들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