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4 새 시대, 새 공동체 (이사야 56장 1~8절)

하나님은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고, 황무지가 된 이스라엘 땅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이와 같은 하나님의 말씀이 더디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유다 성읍은 재건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고통스럽고 막막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으면, 하나님께서 통치하신다는 것을 실감하기는 커녕, 오히려 하나님의 존재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이 가진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는 점차 무너지고 있었고, 그들의 마음에는 불신과 회의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심정이 잘 이해가지 않습니까? ‘지체되는 하나님의 구원’, ‘더디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약속’ 우리들도 익숙한 주제 아닙니까? 과연 하나님의 일하심이 잘 보이지 않는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 속에 살고 있을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지체된 구원에 대한 이사야 선지자의 답변입니다. 1-2절을 보면, 이사야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것을 전혀 기대할 수 없을 만큼 괴롭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정의와 의를 지키라고 권면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날이 가까이 왔다고 전해주며 낙심에 빠진 이스라엘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1절 말씀입니다. “(사 56:1)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공평을 지키며 의를 행하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임이라 하셨은즉” 하나님께서는 이제 곧 이스라엘을 원수 바벨론의 손에서 구원하실 것이고,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이세상의 정의를 심판을 통해서 완성하실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웃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남을 속이지 말고 공평하게 대우하며, 죄악을 행하지 말고 의롭게 살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비록 하나님의 구원이 멀게만 보여도 낙심하지 아니하고, 2절 말씀과 같이 자신의 손을 금하여 악을 행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뜻인 정의를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이 복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주님의 구원이 곧 임할 것이니 좌절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계속해서 정의를 행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 그런데 이스라엘 공동체에 소속된 사람들 중에도 특별히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의 약속을 더욱 믿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이스라엘과 함께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이방인 출신의 사람들, 즉 외국인들입니다. 본래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애굽에서 나올 때부터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는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 그들을 따라온 이방인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로 잡혀온 이 상황 속에서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는 여호와 하나님께 속하기 원했던 이방인들도 섞여 있었을 것입니다. 엄연히 따지고 보면 이방인들은 혈육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닙니다. 이스라엘과 남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모세오경을 보면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이방인들은 성전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언약의 수혜자로서 자신들을 보기에는 자격 미달이고 불충하다고 여기는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바벨론으로부터 구원하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 명단에서 ‘이방인인 자신들은 제외되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3절 상반절을 보십시오. “(사 56:3) 여호와께 연합한 이방인은 여호와께서 나를 그 백성 중에서 반드시 갈라내시리라 말하지 말며” 이사야 선지자는 여호와 하나님을 따르고자 하는 이방인들을 향하여 그들 스스로 “여호와께서 나를 여호와의 백성으로 받아 주지 않으실 것이다”하고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이방인일지라도 여호와 하나님을 찾아온 사람들을 주님은 외면하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 56:6) 또 나 여호와에게 연합하여 섬기며 나 여호와의 이름을 사랑하며 나의 종이 되며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지키는 이방인마다 (사 56:7) 내가 그를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할 것이며 그들의 번제와 희생은 나의 단에서 기꺼이 받게 되리니 이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이방인 곧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외국인일지라도 여호와를 섬기며, 여호와를 사랑하며, 여호와의 종이 되며, 여호와와 맺은 언약을 굳게 지키는 이방인을 주님의 집에서 기쁨을 누리게 하시며, 그들이 태워 드리는 제사와 제물을 받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사야서 56장 말씀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이방인 모두에게 매우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이방인이 여호와를 따를지라도 혈통적 이스라엘 백성들과 구별되었으며, 그들의 권리가 상당히 제한적이었지만 이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이방인의 벽을 허물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방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사를 드릴 때 불이익을 당하거나 언약의 대상에서 축출되지 않습니다. 이는 이방인의 입장에서 볼 때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방인들과 같이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원수 바벨론의 손에서 구원하시고, 회복하시리란 약속을 믿지 못하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장애자들입니다. 신명기 23장 1절을 보면, “생식기가 상하거나 잘린 자” 즉 고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뜻은 제사의식을 포함한 종교의식과 전쟁 그리고 이스라엘의 절기를 포함하여 모든 공식적인 이스라엘의 민족 모임에는 참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이방인의 종교적인 예식의 일부분으로써 거세 행위를 당한 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패한 이방인의 종교 의식 때문에 남성의 생식기나 고환을 상하게 한 이방인의 풍습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정면으로 거역하는 죄악이기 때문에 이와 같이 여호와의 회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물론 여기에는 태생적으로 고자가 된 사람, 불의의 사고로 고자가 된 사람도 포함됩니다. 이런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억울합니까? 자신의 의지적 결단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나 환경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신체적 장애를 얻게 되었는데, 그러한 이유로 여호와의 회중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이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비록 이와 같이 신체적 결함을 가진 자들이라도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일을 행하고, 주님의 언약을 굳게 지킨다면, 그들 또한 주님의 성전 안에 들어오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3-4절 말씀입니다. “(사 56:4)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나를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는 (사 56:5) 내가 내 집에서, 내 성안에서 자녀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주며 영영한 이름을 주어 끊치지 않게 할 것이며” 하나님께서는 신체적 결함이 있는 자들이 아들과 딸을 두어서 이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것보다 더 크게 그들의 이름과 명성이 기억되어 영원토록 하나님 앞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며 혈통적인 특권, 신체적인 조건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사람들의 신앙만을 보시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따라서 이방인이든지 신체적 결함을 가진 사람이든지 상관없이 누구라도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축복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굳게 잡고 살아가는 자가 곧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어 축복을 누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왜 이 소식이 우리에게 중요할까요? 완벽하지 않은 죄인들에게 은혜의 문이 열렸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운데 구원을 받기에 합당한 조건을 가진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기준에서 보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격미달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혈통, 신체조건, 교육 수준, 자산 정도와 같은 세상적 기준이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조건 하나님의 언약을 신실하게 믿고 순종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시고, 그와 같이 살아가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집으로 들어오게 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 영원토록 그들과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7절 말씀 하반절을 보십시오.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 마지막 날 천국에서 우리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도저히 천국에 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부류의 사람들도 그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거기에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자신도 사실 천국에 오지 못할 자격 없는 자였으나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으로 죄악을 용서받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이스라엘을 격려하였던 것처럼 구원의 날은 우리에게도 가까이 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실 날은 멀지 않았습니다. 이제 주님 곧 오십니다. 날마다 그 날이 가까움을 보며 하나님만을 섬기며,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기뻐하며,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감으로써 하나님의 영원한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천국 백성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