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7 하나님의 종, 이방의 빛 (이사야 49장 1-13절)

 

무더운 여름 내내 농부는 밭에서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논밭을 가꾸었습니다. 벼도 심고, 고추도 심고, 오이도 심고, 수박도 심었습니다. 농부는 풍년을 기대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농작물들을 성심성의껏 가꾸고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장마철 불어난 강물에 그만 농부의 논밭이 물에 잠겨 버렸습니다. 일년 내내 구슬땀 흘려 가며 일한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농부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홍수로 물에 잠겨 버린 논밭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한 해 농사가 물에 잠겨버렸으니 농부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허무하고 허탈했을까요?

앞서 말한 농부의 이야기처럼 이따금씩 우리가 열심히 수고하고 땀을 흘리며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교회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열심히 가르치고 복음을 전파하지만 항상 열매가 맺는 것은 아닙니다. 애써 주님을 위해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매를 맺지 못해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되면 열심히 일하던 사람도 마음이 낙심 되고 흔들리며 ‘과연 섬김과 헌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물음도 생깁니다.

오늘 본문 속 등장하는 ‘여호와의 종’이 그와 같은 처지에 빠져 있습니다. 4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사 49:4) 그러나 나는 말하기를 내가 헛되이 수고하였으며 무익히 공연히 내 힘을 다하였다 하였도다 정녕히 나의 신원이 여호와께 있고 나의 보응이 나의 하나님께 있느니라” 여호와의 종은 힘써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자신이 맡은 사명을 최선을 다해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열매도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헛수고만 했구나. 내가 힘을 쏟아 부었지만 아무것도 된 일이 없었고 헛힘만 썼구나.” 그러나 여호와의 종의 탄식은 이와 같은 낙심과 좌절로 끝나지 않습니다. 4절 후반절을 보십시오. “정녕히 나의 신원이 여호와께 있고 나의 보응이 나의 하나님께 있느니라” 여호와의 종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비록 눈에 보이는 열매와 보상은 없어도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반드시 여호와께서 내 일을 판단해 주실 것이며, 내 하나님께서 내가 받을 보상을 결정하실 것입니다.”하고 그는 고백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하늘의 하나님께서 유심히 지켜보고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수고했는데, 주님께서 절대로 헛된 낭비가 되지 않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를 정당하게 보상해 주십니다. 이것이 여호와의 종이 가진 소망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교회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성도들을 섬기고, 교회에 헌신하시는 모범적인 성도님들이 계십니다. 자신의 삶을 타인을 위해 나눠줄 줄 아는 멋진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출석하는 교회에서도 때로는 문제가 생겨서 교회가 분열되거나 성도들끼리 싸우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그럴 때 이분들 마음에 얼마나 큰 낙심과 실망이 되겠습니까? 교회를 위해서, 성도님들의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섬기고 많은 시간과 물질을 들여 희생했는데, 성도들이 서로 다투고 싸우고 분열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찢어질 것입니다. 이러할 때 사람의 마음은 두 갈래로 나눠질 수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헌신하고 수고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구나. 여태까지 내가 교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한 것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구나. 내가 헛된 일 했다.’ 이처럼 낙심하고 좌절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 때는 교회 사역을 기쁨과 열심으로 감당하던 분들 중에, 교회가 싸우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상처입고 실망하여 더 이상 사역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비록 자신의 봉사와 섬김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해서 마음에 실망은 되지만 끝까지 힘을 다해 계속해서 성도들을 볼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연약합니다. 시기하고, 서로 미워하고, 다투고 싸웁니다. 서로에 대해서 오해하기도 하고, 악감정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보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십니다. 변함이 없이 우리들을 돌보시고 사랑하고 계십니다. 또한 주의 말씀을 힘써 선포하고 맡겨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정당하게 보상해 주십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맡겨 주신 사역을 힘을 다해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매일성경 큐티책에 적힌 다음과 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훌륭한 종은 위대한 결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충성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사람의 중심을 보십니다. 그래서 세상이 평가할 때는 실패한 인생일지라도, 하나님 보실 때는 위대한 삶을 살아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도행전에 나오는 스데반 집사의 삶을 보십시오. 그는 사람들에게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세상적인 시선으로 보면 실패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선으로 보면 훌륭한 천국 시민입니다.

오늘 이사야 본문을 통해 하나님은 주의 종을 통해 바벨론에 포로가 된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아오게 하는 일을 감당하게 하실 것이며, 그뿐만 아니라 여호와의 종을 이방의 빛으로 삼아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 하실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신비하게 일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고, 맡은 바 사명을 잘 감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여전히 그 깨어지고 상처입은 우리의 삶을 통해 승리로 이끄십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주의 종의 사역을 통해서 포로 된 이스라엘 공동체를 바벨론에서 해방시키시고, 이스라엘 땅으로 귀환시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열심으로 하나님을 위해 섬겼으나, 열매가 없거나 결과가 좋지 않아 낙심하고 실망하지는 않습니까?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땀과 눈물을 하나님께서 다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반드시 우리의 수고를 정당하게 갚아 주십니다.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허망하지 않고, 헛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자가 가장 복된 삶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를 눈 여겨 보고 계신 하나님이 계심을 기억하고, 지금 당장 열매와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겨 주신 사명과 역할을 충실하게 감당할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