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8 왕의 귀환을 기다리며 (누가복음 19장 11-27절)


유대인들 가운데는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예수님으로부터 기대했던 메시아는 군사적/정치적/경제적 메시아였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로마 제국의 식민 통치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로마 제국까지 전복시킬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를 만드실 메시아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향하고 계셨고, 그를 따르던 무리들은 예수님께서 당장 에돔 사람인 헤롯 가문을 무찌르고 다윗 후손으로써 왕권을 회복하실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실상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메시아의 사역에 대해 오해하고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향해 오늘 본문에 나오는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12절을 보니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기 위하려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이는 이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은 로마의 식민지로 이 지역을 다스리는 왕이 되기 위해서는 로마에 살고 있는 황제에게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실제로 팔레스타인을 다스렸던 헤롯의 가문 역시 로마 황제에게 왕위 계승을 승인 받기 위해 로마에 다녀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면 오늘 12절에 ‘왕위를 받기 위해 먼 나라로 떠나는 귀인’이란 표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귀인은 먼 길을 떠나기 전 종 열 사람을 불러 각각 한 므나씩 나누어주었습니다. 한 므나는 노동자의 100일치 급료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오늘 하루 일에서 $100불을 번다고 하면 약 $1만불에 해당하는 작지 않은 돈입니다. 주인은 열 종에게 각각 한 므나씩 나눠주면서 사명을 주었습니다. 13절 말씀입니다. “(눅 19:13) 그 종 열을 불러 은 열 므나를 주며 이르되 내가 돌아오기까지 장사하라 하니라” 귀인은 자신이 왕위를 받고 돌아올 때까지 자신이 나누어 준 돈으로 장사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후 그는 길을 떠났습니다. 이 때 백성 가운데 귀인을 미워하던 자들은 그가 왕위를 물려받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몰래 사자를 보내었습니다. 자, 그리고 이제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귀인은 왕위를 받고 당당하게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귀인은 자신이 은화를 나눠준 열 종을 불러 어떻게 장사했는지 보고를 하게 했습니다. 첫째 종이 나와서 보고했습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의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벌었습니다.” 주인은 종을 칭찬하며 말했습니다. “잘했다! 내 착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했으니 열 개의 마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겠다.” 주인의 말을 들은 종들은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열 므나가 큰 액수는 맞지만, 열 개의 마을을 살 정도의 큰 돈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인은 자신의 종에게 열개의 마을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준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종이 열 개의 마을을 다스린다는 것은 신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제 더 이상 집에서 일하는 천한 노예나 종의 신분이 아니라, 다스리는 힘과 권세를 가진 고귀한 신분으로 바꾸어 준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을 가까이에서 섬기고 보필하는 귀한 신하의 신분으로 상승시켜주었습니다. 이와 같은 엄청난 보상을 통해 우리는 귀인이 종들이 과연 믿을만한 사람이었는지 시험하기 위해서 종들에게 각각 한 므나씩 나누어주고 장사를 해보라고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어서 둘째 종이 나와서 보고했습니다. “주인님, 나는 주인의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벌었습니다.” 주인이 대답합니다. “너도 다섯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차지하여라.” 성실하게 장사하여 많은 이익을 남긴 둘째 종도 첫째 종과 마찬가지로 그의 주인으로부터 큰 상을 받았습니다.
이제 또 다른 종이 주인에게 장사를 어떻게 했는지 보고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한 므나가 여기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천에 싸서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주인님은 엄하신 분이라서 맡기지 않은 것을 찾아가시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시기에 제가 두려웠습니다.” 이 종은 분명 주인의 명령을 어겼습니다. 주인은 자신이 떠난 이후에 장사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심지어 주인은 이윤을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그 어떤 조항이나 단서도 달지 않았고, 단순히 장사를 해보라고 명령했습니다. 한 므나가 큰 돈 같아도, 왕이 될 사람에게 노동자 한 사람의 100일치 임금이 뭐 얼마나 큰 돈이겠습니까? 귀인에게는 큰 값어치가 없는 돈입니다. 그러니까 귀인에게는 없어져도 그만인 돈입니다. 주인은 이 돈을 나눠 줌으로써 자신의 종들 가운데 누가 얼마나 성실한지 시험해 보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분명 12절을 보면 주인은 먼 길을 떠나기 직전 종들에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이 게으른 종은 주인의 명령에 불순종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게으름에서 온 실패를 인정하기 보다 환경과 엄한 주인을 탓했습니다. 또한 21절 말씀을 보면 게으른 종은 자신의 주인이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 자”라고 말하며, 주인을 착취하는 악인으로 여겼습니다. 또한 게으른 종은 주인이 무서워서 아무 장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만, 이는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머지 종들은 똑같은 주인 밑에서도 장사하여 많은 이윤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종은 자신의 잘못은 반성하지 않고 핑계만 대는 게으른 종을 책망했습니다. 22-23절 말씀입니다. “눅 19:22) 주인이 이르되 악한 종아 내가 네 말로 너를 판단하노니 너는 내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 엄한 사람인 줄을 알았느냐 (눅 19:23) 그러면 어찌하여 내 은을 은행에 두지 아니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와서 그 변리까지 찾았으리라 하고” 주인은 종을 ‘악한 종’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주인은 악한 종의 핑계가 모두 비논리적인 것들 뿐이라고 반박하며 그에게 맡긴 므나를 빼앗아 열 므나가 있는 자에게 주도록 지시했습니다. 곁에 선 자들은 ‘첫 번째 종에게는 벌써 열 므나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작은 일에 신실한 종에게 더 많은 것을 주고자 하는 주인의 마음을 밝히 나타냈습니다. 또한 27절에 보면 주인은 자신이 먼 여정을 떠난 동안 자신의 왕 됨을 원치 않아, 뒤로 사절단을 보냈던 무리들을 다 끌어다가 죽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비유 속의 ‘귀인’은 예수님 자신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잠시 이 세상을 떠나시겠습니다만, 때가 되면 온 세상의 왕으로 다시 오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오시는 그 날까지 우리 각자가 맡은 사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진 시간의 므나, 재물의 므나, 건강의 므나, 삶의 므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에 널리 드러내는 것입니다. 귀인이 왕이 되어 돌아와서 종들에게 나눠 준 므나를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그들에게 상과 벌을 준 것과 같이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갔는지 보시고 선악 간에 심판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왕의 귀환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주님 오시는 그 날 “잘했다! 충성된 종아!”하고 칭찬 받는 주의 일꾼들 되도록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의 므나, 재물의 므나, 건강의 므나, 삶의 므나를 하나님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