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5 모든 근심을 맡깁니다 (시편 55편 1-23절)


우리가 다윗이란 인물을 생각하면 찬양과 감사로 살아간 사람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 속 다윗은 괴로움과 근심에 휩싸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3절 말씀에 원수의 소리와 악인들의 압제 때문입니다. 즉 그의 원수들이 다윗을 죽이려 하고 핍박하고 있기 때문에 다윗은 깊은 근심 속에 휩싸여 있는 것입니다. 한 번 이런 상상을 해보십시오. 우리를 죽이려고 칼을 들고 오는 살인마 한 사람이 도시와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잠을 편히 잘 수 있을까요? 그런데 다윗의 경우 그를 죽이려고 사울이 뽑은 이스라엘 정예 군사만 수천명이나 됩니다. 그러니 다윗이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오늘 시에는 다윗의 긴박한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1절을 보시면,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하고 말했고, 2절에서는 “내게 굽히사 응답하소서!”하고 말하며 하나님의 따른 도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지금 당장이라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지 않으면 자신이 원수들의 손에 죽임을 당할 것과 같은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4-5절 말씀을 보십시오. “(시 55:4)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심히 아파하며 사망의 위험이 내게 미쳤도다 (시 55:5)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황공함이 나를 덮었도다” 다윗은 자신을 압박해 오는 원수의 공격에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윗 하면 골리앗과 싸운 용맹한 전사의 모습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다윗도 연약한 사람이기에 원수들에게 둘러싸이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찾아온 것이죠. 원수들에게 붙잡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두려움 속에서 다윗은 다급하게 하나님을 찾으며 주의 빠른 도움을 구했던 것입니다. 만일 우리들도 다윗과 같이 우리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 닥친다면 하나님을 더 붙잡고 의지할 수 있는 믿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위기와 절망에서 건지실 수 있는 분은 우리의 기도에 기울여주시는 하나님 밖에는 없습니다. 다윗 조차도 위기에 처하자 하나님의 응답이 더딘 것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기도한 후 곧바로 기도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고 역사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주님께 드린 진실하고 간절한 기도는 반드시 열매로 나타납니다.

원수들이 끊임없이 그를 좇아 죽이려고 하는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다윗은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차라리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었다면, 하늘 높이 날아가 편히 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6-8절입니다. “(시 55:6) 나의 말이 내가 비둘기 같이 날개가 있으면 날아가서 편히 쉬리로다 (시 55:7) 내가 멀리 날아가서 광야에 거하리로다(셀라) (시 55:8) 내가 피난처에 속히 가서 푹풍과 광풍을 피하리라 하였도다” 다윗은 비둘기와 같이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면 아무도 없는 먼 광야에 숨어서 그곳에서 악인들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9절부터는 다윗의 기도 분위기가 변합니다. 원수로부터 도피를 간구하고,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간청하던 다윗은 이제 하나님께서 직접 원수들을 멸하여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9절을 봅시다. “(시 55:9) 내가 성내에서 강포와 분쟁을 보았사오니 주여 저희를 멸하소서 저희 혀를 나누소서” 다윗은 자신의 원수가 이스라엘 성내에서 백성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폭력을 행하는 악한 자들이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직접 심판하시고 멸하여 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 그래서 10절에서 다윗은 저 원수의 악행을 하나님께 고발합니다. 그들은 밤낮으로 성벽 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학대하고 악한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11절을 보면 억압과 사악한 속임수로 길거리를 채웠습니다.
자, 12절에 여기서 다윗은 자신을 이처럼 괴롭히고 못살게 만드는 악인들 중 한 사람의 정체를 밝혀줍니다. 그는 다름 아닌 자신과 가까운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12-13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 55:12) 나를 책망한 자가 원수가 아니라 원수일진대 내가 참았으리라 나를 대하여 자기를 높이는 자가 나를 미워하는 자가 아니라 미워하는 자일진대 내가 그를 피하여 숨었으리라 (시 55:13) 그가 곧 너로다 나의 동류, 나의 동무요 나의 가까운 친우로다” 다윗이 말합니다. “나를 비난하는 자가 차라리, 내 원수였다면, 내가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나를 미워하는 자가 차라리, 자기가 나보다 잘났다고 자랑하는 내 원수였다면, 나는 그들을 피하여서 숨기라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비난하는 자가 바로 너라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바로, 내 동료, 내 친구, 내 가까운 벗이라니!” 다윗을 배신한 이 사람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성경은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표현으로 미루어보아 그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14절을 보면, “(시 55:14) 우리가 같이 재미롭게 의논하며 무리와 함께 하여 하나님의 집안에서 다녔도다”고 했을 정도의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이 그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함께 추억을 쌓고 함께 예배드리러 가곤 했던 친밀한 그의 친구가 이제는 그를 괴롭히고 비난하는 원수가 되버렸습니다. 다윗이 얼마나 큰 슬픔에 빠졌을까요?
15절에서 다윗은 원수들을 향한 저주를 이야기합니다. 15절을 봅시다. “(시 55:15) 사망이 홀연히 저희에게 임하며 산 채로 음부에 내려갈지어다 이는 악독이 저희 거처에 있고 저희 가운데 있음이로다” 다윗은 그의 원수들에게 갑작스런 죽음이 찾아오기를 구했습니다. 다윗은 그들이 산 채로 음부에 내려가기를 구했습니다. 즉 갑작스런 사고로 죽기를 간구했던 것입니다. 다윗이 원수들을 향한 분노가 얼마나 큰지 보게 됩니다.
다윗은 그의 많은 원수들의 핍박과 공격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16절입니다. “(시 55:16)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으리니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로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원수들을 심판하시고 멸하실 것과 동시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주님을 향해 부르짖는 자신을 구원하실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록 여전히 상황은 두려움과 근심이 가득한 상황입니다. 17절을 보십시오. 저녁과 아침과 정오 즉 한낮에도 다윗은 여전히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그의 간구를 들으실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이어서 다윗은 18절에 비록 그를 대적하는 자들이 많이 있으나, 하나님께서 그의 생명을 구원하시고 평안하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19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시 55:19) 태고부터 계신 하나님이 들으시고(셀라) 변치 아니하며 하나님을 경외치 아니하는 자에게 보응하시리로다” 다윗은 “태고부터 계신 하나님” 즉 아주 먼 옛날부터, 보좌에 앉아 계신 하나님께서 그의 부르짖는 기도를 들으시고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라 고백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고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악한 자들을 향해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응 즉 심판하시고 벌을 내리실 것입니다.
20절에는 다윗이 그의 친구가 자신을 어떻게 배신했는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옛 친구는 언약을 깨뜨리고 욕되게 했습니다. 21절을 보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우유기름 즉 버터를 바른 것처럼 매끄러웠습니다. 그러나 실상 그의 마음은 다툼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의 말이 기름보다 더 매끄러웠으나, 실상 손에는 다윗을 찌르기 위한 비수를 뽑아 들고 있었습니다. 악인들의 공격과 핍박으로 인한 극도의 두려움, 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와 절망… 이 모든 상황 가운데서 다윗의 결정은 무엇입니까? 22절입니다. “(시 55:22) 네 짐을 여호와께 맡겨 버리라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영히 허락지 아니하시리로다” 여기서 다윗은 자기 자신을 2인칭 ‘너’라고 부르며, 스스로를 격려합니다. “다윗아! 너는 네 인생의 짐과 염려와 근심을 하나님께 맡겨 버려라! 주님이 너희를 붙들어 주실 것이니, 주님은, 의로운 사람이 망하도록, 영영 그대로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다윗이 23절에 이어서 말합니다. “하나님, 주님께서는 반드시 그들을 멸망의 구덩이로 내려가게 하실 것입니다. 피 흘리기를 좋아하고, 속이기를 좋아하는 자들은 자기 목숨의 절반도 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는 주님만 의지하렵니다.” 다윗은 극도의 공포와 염려에도 하나님과의 깊은 소통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끝까지 하나님을 붙들었고,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윗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구원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며, 또 친히 그렇게 해 주실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는 어떤 근심이 있습니까? 어떤 두려움과 염려가 있습니까? 우리가 어떤 상황 속에 있을지라도 그 모든 근심을 기도와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할 때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를 반드시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