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5 십자가 아래의 서로 다른 두 무리 (요한복음 19장 23-30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오늘 본문 23절 말씀을 보면, 예수님을 못 박은 로마 군병들은 예수님의 옷을 넷으로 나누어 가졌습니다. 또 예수님이 입고 계셨던 속옷의 경우 제비를 뽑아 한 사람이 가져갔습니다. 그 이유는 속옷은 이음새 없이 통으로 짠 것이었기 때문 입니다. 왜 사도 요한은 이러한 사실까지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모든 내용들이 바로 구약에 메시아에 대한 예언의 성취이기 때문 입니다. 24절 말씀을 함께 봅시다. “(요 19:24) 군병들이 서로 말하되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얻나 제비 뽑자 하니 이는 성경에 저희가 내 옷을 나누고 내 옷을 제비 뽑나이다 한 것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군병들은 이런 일을 하고” 메시아의 고난에 대해서 예언한 대표적인 시편이 바로 22편 입니다. 바로 시편 22편 18절에 오늘 본문의 사건이 정확하게 예언 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한 번 봅시다. “(시 22:18)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뽑나이다” 군인들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겉옷을 나눠 가지고, 속옷을 제비 뽑아 한 사람이 가지고 간 사건은 구약에 메시아에 대한 예언의 정확한 성취였던 것입니다. 군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약 천년 전 다윗이 기록한 메시아에 대해 말씀의 성취를 이루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와 같이 인류의 역사는 겉으로 보면 사람의 뜻으로 진행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겉으로 보면 우리가 계획하고 선택한 인생 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은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계실 때 그 십자가 곁에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자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었습니다. 26절 말씀을 보시면 그 곁에는 예수님의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었습니다. 이 제자가 바로 요한복음을 기록한 사도 요한 입니다. 예수님은 요한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부탁 하셨습니다. 27절 말씀을 함께 봅시다. “(요 19:27)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 손가락 끝에 조그마한 나뭇조각 가시 하나만 박혀도 하루 종일 거기에 신경이 쓰이는 법입니다. 지금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계십니다. 못 박힌 두 손과 두 발에서는 엄청난 양의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고통을 우리가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그 극심한 고통 중에도 예수님은 자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하시느라 가정을 등한시 했다고 오해합니다.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아마도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은 일찍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서른이 될 때까지 공생애를 시작하지 않으신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장남으로서 가난한 가정을 돌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를 자신의 제자에게 부탁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27절 말씀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이후 그 제자가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시고 살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육신의 어머니에 대한 도리를 잊지 않으신 것입니다.
지난 2002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한국인 중 장년층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는 질문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2002년도의 경우 ‘부모 부양은 가족이 한다’는 답변이 70%가 나왔습니다. 시간이 흘러 2018년도 ‘부모 부양은 가족이 한다’는 답변은 3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부모 부양은 스스로 한다’가 54%가 나왔습니다. 세월이 지나갈수록 자녀 세대는 부모 세대에 대한 부양의 임무나, 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것이죠. 하나의 통계가 사회 변화의 모든 것을 다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는 이 시대가 자신을 낳아 준 부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공통된 가치관을 잘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분명 십계명에는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큰 일을 하기 위해서 가정에 무관심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동시에 사랑으로 가정을 세심하게 돌보는 일에 소홀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예수님의 남자 형제가 무려 4명이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자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동생들이 아닌 요한에게 부탁 하셨다는데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예수님의 피로 인해 하나님 아버지의 한 가족인 교회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 요한에게 부탁 하셨듯이, 교회 안에 있는 가난한 자, 연약한 자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탁 하신 우리들의 또 다른 가족 입니다.
오늘 본문은 두 가지 대조되는 무리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에는 십자가 밑에서 자신의 유익을 위해 예수님의 겉옷을 나누어 가지고, 속옷을 제비 뽑는 군병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마리아를 돕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모시는 제자의 모습이 있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 앞에 모인 두 무리 중 우리는 어떤 무리에 더 가깝습니까?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살아갑니까? 아니면 주님의 뜻대로 사랑과 섬김으로 이웃들을 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도 자기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사랑을 다해 돌보셨습니다. 우리들도 주님을 닮아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의 사명을 감당하는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