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새벽예배 때 요한복음 말씀을 살펴볼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도 요한이 기록한 책 입니다. 그는 요한복음 속에서 ‘예수의 사랑하시는 제자’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 만큼 평상시에 열 두 제자 중 예수님의 총애를 받았던 사람이 요한 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사역 시작부터 십자가 처형까지 함께 했으며,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목격한 증인이었습니다. 또한 요한은 훗날 요한계시록을 기록하게 된 동일인물이기도 합니다.
요한복음은 사복음서 중 가장 뒤늦게 기록된 책으로써 기록 연대가 약 AD 85-90년경이란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도 요한이 나이 든 노 사도가 되어 자신의 스승인 예수와 함께 했던 시절들을 정리하여 글로 기록한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학자들은 아마도 요한이 이 글을 에베소라는 도시에서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당시 기독교는 전 세계에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었으며, 로마 제국 도처에 세워졌던 교회의 구성원들은 대다수가 이방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요한은 복음을 증거함에 있어, 이방인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구조와 문화 양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에 요한복음을 보면 당시 그리스-로마 사고의 개념을 통하여 진리를 전달하려고 한 노력이 본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말씀’이란 단어를 대할 때,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성경’이나 ‘하나님께서 기록하신 말씀’으로 생각하며 읽습니다. 그러나 본래 요한이 요한복음을 기록할 당시 이 ‘말씀’이란 단어가 가진 의미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 말씀이란 단어가 헬라어로 ‘로고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로고스는 무엇일까요? 이 당시 헬라 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을 찾기를 원했습니다.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세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세상과 인간의 기원을 찾았던 것이죠.
그러던 중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인간을 봐라 몸의 70%가 물 아니던가? 세계 지도를 봐라. 지구의 70%가 물로 덮여 있지 않은가?’ 그러자 또 어떤 사람들이 말합니다. “아니다. 이 세상은 흙으로 만들어져 있다. 인간이 죽으면 그의 몸은 어떻게 되는가? 결국 썩어 흙으로 돌아간다. 인간 뿐인가? 하늘을 나는 새들도, 바다의 물고기들도 모든 생물들은 죽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세상의 기원은 흙이다!” 그러자 또 어떤 사람이 말합니다. “아니다. 세상의 기원은 공기다. 이 세상에 공기가 없는 곳이 어디 있는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기원은 불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의 기원을 다르게 주장 했습니다.
세월이 더 흐른 후 사람들은 이제 세상이 한가지 원소가 아니라 다양한 원소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물, 불, 공기, 땅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르고, 질서와 법칙을 제공하는 제 5원소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요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원리와 법칙… 그것을 헬라 철학에서 ‘로고스’라고 불렀던 것이죠.
사도 요한은 바로 이러한 헬라적 배경을 가지고 말씀을 기록했던 것입니다. 1절 말씀을 봅시다. “(요 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이것을 다시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맞습니다. 여러분 주장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존재하도록 하는 근원 요소 로고스가 태초에 있었습니다. 그 로고스는 하나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인 로고스가 바로 누구라고 연결하고 있습니까?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거에요. 간단하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이 세상 모든 만물이 존재하도록 만드신 근원이 되신다는 거에요. 1-3절 말씀을 다시 함께 읽겠습니다. “(요 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 1: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요 1:3)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인류 역사상 뛰어난 모든 철학자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세상의 근원, 이 세상의 원리와 법칙의 근원인 로고스… 그것은 물이나, 공기나, 흙이나 불이 아니라 바로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요한은 밝히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도 요한은 이어서 그 로고스가 바로 예수님이심을 증거했습니다. 14절 말씀을 보십시다. “(요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여기서도 말하는 말씀이란 기록된 성경으로서의 말씀이 아닙니다. 이 당시 헬라 사람들이 그토록 찾던 ‘로고스’ 즉 세상의 근원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의 근원이신 로고스가 우리들과 같이 인간의 몸을 입고…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습니다. 그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니까 요한은 로마 사람들이 한 평생 찾아 헤매던 진리가 바로 예수라는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습니까? 예수를 믿으십시오.” “삶의 참된 의미와 목적을 알고 싶습니까? 예수님께 오십시오.” “구원을 받고 싶습니까? 죽음 이후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까?” “로고스 되시는 분, 이 세상 만물의 근원 되시며 우리와 같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를 믿으십시오.” 이것이 바로 사도 요한의 복음 입니다.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은 우리에게 익숙한 성탄절 스토리로 복음서를 시작합니다. 동방박사 이야기, 마구간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 이야기, 목동들을 찾아온 천사 이야기… 이런 스토리로 복음서를 시작합니다. 이에 비해 뒤늦게 복음서를 기록한 요한은 이미 마태와 누가가 기록한 예수님의 탄생 스토리를 또 다시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 당시 초대 교회는 예수의 육신적 탄생을 부인하고, 예수의 하나님 되심을 부정했던 초기 이단들과 다투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도 요한은 이단 사상에 대항하고, 기독교의 진리를 수호할 책임을 가지고 오늘 본서를 집필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의 시작은 특별합니다. 요한은 온 세상 만물의 근원인 로고스가 곧 예수 그리스도시라는 사실과 그 예수가 곧 하나님 되심을 선포합니다. 또한 그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진리를 강조하며 복음서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한은 세상을 창조하신 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께서 오셨으나, 사람들이 그를 믿지 않고 배척하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 1:10)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요 1:11)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지 아니하였으나” 사람들은 세상의 근원을 찾아다녔고, 창조주를 찾아 끝없이 연구 했습니다만, 막상 그 창조주이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으나, 저들은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예수를 부인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요한은 이 복음서를 읽은 자들은 이와 같은 우를 범하지 말고, 예수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12-13절 말씀 입니다. “(요 1:12)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 1:13)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
어떤 의미에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고 있는 철학자들 입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삶의 진리를 찾지 못해서 헤매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혹 예수가 만물의 근원 되시며 진리 되심을 들려 주어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계속해서 자기 나름대로 세상 만물의 근원인 ‘로고스’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가장 큰 비극은 이제 이 ‘로고스’를 찾아 떠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 입니다. 이 세대는 자기 자신을 세상의 ‘로고스’라 여기며 하나님을 버리고 스스로 창조주의 위치에 올라가 있는 세대 입니다. 에덴 동산에서 뱀이 하와를 보고 “네 눈이 밝아져 네가 하나님처럼 되리라!”라는 말로 유혹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이 세상 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은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한 자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사도 요한의 글을 통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온 우주 만물이 존재하도록 하는 근원이신 로고스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따라서 예수를 믿고 따라가는 자는 세상의 창조된 원리대로 살아가는 삶을 살게 됩니다. 저는 창조주의 복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주님의 나라에서 주와 함께 살게 될 것입니다. 이 놀라운 복음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이 예수를 위해 살아가면 가장 복된 살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예수를 믿고 하나님과 함께 이 세상에서 가장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