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6 다시 전하는 복음 (골로새서 1 9-17)

한 번도 교회에 발을 들여보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성경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선악과를 따 넘은 아담과 하와 이야기,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 이야기… 다 유명한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회 하면,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바로 인간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 입니다.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이야기를 우리는 ‘복음’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복음은 감격 그 자체 입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고 교회를 오래 다니다 보면, 복음에 대해서 수 차례 듣게 되고 매우 익숙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복음을 들어도 이전과 같은 감동은 사라지고, 십자가를 대해도 예전처럼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는 것을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설교의 황태자라 불리는 영국의 찰스 스펄전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어느 날 스펄전 목사님이 방 안에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들은 사모님이 목사님의 방에 들어가 물어보았습니다. “목사님 왜 이렇게 울고 계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슬픈 소식이라도 들으셨어요?” 스펄전 목사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고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로 사모님께 이야기 했습니다. “내가 지금 울고 있는 이유 말이오? 오늘 내가 십자가를 생각해도 아무런 감동이 없었소. 그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게 느껴졌소. 나에게 십자가의 감격이 없고, 이렇게 영혼이 메말라 있는데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십자가를 바라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까?”

한 평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전한 설교의 황태자 스펄전 목사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우리 모두에게도 십자가를 바라보아도 냉냉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어느 순간 십자가를 바라보아도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묵상해도 좀처럼 마음에 구원의 감격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모든 마음과 생각을 사로잡아 다시 십자가 그늘 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치르신 값진 희생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묵상해야 합니다. 주일날 강단에서 복음 설교를 하면 “십자가 이야기?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하고 반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새신자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도 날마다 들어야 하고, 날마다 다시 가슴에 새롭게 합니다.

오늘 바울이 편지를 쓰는 골로새 교회 성도들도 어느 정도 신앙의 자라난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형제에 대한 사랑, 천국에 대한 소망이 확실하게 자리 잡은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골로새 교회 성도들 입장에서 보면, 사도 바울이 자기들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성경 지식이나 교리를 가르쳐 줄 것을 기대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미 복음의 열매를 맺고 있는 골로새 성도들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다시 전했습니다. 13-14절 말씀을 함께 보겠습니다. “(골 1:13)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 (골 1:14) 그 아들 안에서 우리가 구속 곧 죄 사함을 얻었도다” 13-14절 내용은 기독교의 기본진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 그로 인한 죄사함 이 모든 기본 진리는 우리가 새신자 반 때 다 배우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지금 어떻게 보면 베테랑 신자라고 할 수 있는 골로새 교회 성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다시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복음은 한 번 듣는 것으로 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새신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날마다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바울이 복음을 전하는 데에는 특별한 교회 상황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골로새 교회 안에는 거짓 교사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이 변질되지 않도록 바울이 기본교리를 다시 정리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15-17절 말씀의 골자는 예수님이 여러 선지자 중 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이 곧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라는 교리 입니다. 이 역시 우리가 새신자 반 때, 배우는 내용 아닙니까? 그러나 교회 안에 교묘하게 들어온 거짓 교사들은 예수를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교회 안에 들어온 거짓 교사들은 예수님을 창조주가 아닌 최초로 창조된 피조물로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은 하나님이 아니라, 그 보다 덜 한 존재로 이해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르침은 성경 말씀과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예수님이 곧 살아계신 하나님 이심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운동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코치들이 다시 기본기부터 훈련 시킵니다. 기초 체력을 위해 달리기부터 다시 체크하고, 공을 패스하는 것, 공을 드리블 하는 것부터 시킵니다. 기본이 무너지면 다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몸 값이 수십에서 수백억 달라를 받는 선수들도 매일 운동장에 나와서 하는 훈련을 보면 초등학생들이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Back to basics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신앙의 기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회 성도들을 다시 한 번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를 가르치며 이 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복음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선포하고 가르쳤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의 영혼은 지금 어떠한 상태에 있습니까? 구원의 감격 없이 냉냉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십자가를 보아도 아무런 감격이 없는데도 스펄전 목사님처럼 안타까워 하지 않고 의례 당연한 듯 우리의 영혼을 무심하게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늘 아래로 들어가십시오. 십자가를 진하게 묵상하십시오. 매 순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각하십시오. 오늘 이 하루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우리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로 충만한 귀한 하루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