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2 내재된 문제에 직면할 때 (느헤미야 13장 15-22절)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안식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날을 기념하여 ‘안식일’로 재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에 일하는 것은 돌에 맞아 죽을 일이었습니다. 율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십계명 중 4번 째 계명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대대로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신앙의 원칙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 사사 시대부터 차츰차츰 안식일을 범하는 자들이 생겨났습니다. 안식일에도 나가서 장작 구해오고, 안식일에도 돈 벌려고 나가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물건 파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점차 사는 사람들도 나타났습니다. 댐에 난 조그마한 구멍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댐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서서히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는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삶에 더 익숙해져 갔습니다.

이 당시 백성들 가운데는 이스라엘이 멸망한 것이 안식일을 지키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유다가 멸망하기 직전 마지막 선지자인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전한 하나님의 말씀 때문입니다. 예레미야 17장 27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나를 순종하지 아니하고 안식일을 거룩하게 아니하여 안식일에 짐을 지고 예루살렘 문으로 들어오면 내가 성문에 불을 놓아 예루살렘 궁전을 삼키게 하리니 그 불이 꺼지지 아니하리라” 예레미야의 눈물에 젖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상관하지 않고 끝까지 안식일을 범하였습니다. 그리고 남 유다는 멸망했습니다.

본문의 배경이 되는 것은 남유다 멸망 후 약 150년 후 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누구나 어려서부터 안식일의 유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살펴보니 아직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 때까지도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15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느 13:15) 그 때에 내가 본즉 유다에서 어떤 사람이 안식일에 술틀을 밟고 곡식단을 나귀에 실어 운반하며 포도주와 포도와 무화과와 여러 가지 짐을 지고 안식일에 예루살렘에 들어와서 식물을 팔기로 그 날에 내가 경계하였고” 어느 날 느헤미야는 안식일에 포도주를 담그는 사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안식일인데도 술틀을 밟고, 포도주와 포도 그리고 무화과를 다 나귀에 실어 예루살렘 성 안에서 음식 장사를 했습니다. 안식일에 이렇게 노동을 하는 것은 모세나 여호수아 시대 같으면 벌써 백성들에게 돌에 죽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배경에는 아무도 이 사람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남 유다가 멸망하기 전에도 안식일은 무시되고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으며 게다가 오랜 세월 동안 페르시아에서 살고 돌아온 이주민들은 더더욱 안식일을 잘 지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백성들은 안식일을 범하는 것이 하나님께 보실 때 죄가 된다는 것은 공공연히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모습이 너무나도 여기저기서 자주 일어나다 보니까, 누구 하나 앞장서서 안식일을 범하는 백성들을 나무라거나 저지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달랐습니다. 그는 율법에 물을 타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타협 없이 지켰습니다. 느헤미야는 음식을 팔러 예루살렘에 온 백성에게 더 이상 안식일을 범하여 음식 장사하지 말라고 엄하게 경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또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에서 함께 살고 있던 이방인들은 안식일이라는 개념조차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예 대놓고 물고기 장사, 옷 장사, 땔감 장사 등 돈이 될 만한 웬만한 물건들은 다 갔다가 팔았습니다. 또 예루살렘에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인들이 판매하는 물품들을 구매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금하신 노동이 또 행해진 것입니다.

이처럼 한 두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안식일을 범하는 것을 보게 된 느헤미야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의 우두머리인 귀인들을 책망했습니다. “(느 13:17) 내가 유다 모든 귀인을 꾸짖어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 이 악을 행하여 안식일을 범하느냐 (느 13:18) 너희 열조가 이같이 행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므로 우리 하나님이 이 모든 재앙으로 우리와 이 성읍에 내리신 것이 아니냐 이제 너희가 오히려 안식일을 범하여 진노가 이스라엘에게 임함이 더욱 심하게 하는도다” 느헤미야가 이렇게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안식일을 지키라고 눈물로 호소한 예레미야의 선지자의 경고를 듣지 않자 남유다가 망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귀인들에게 안식일을 범하게 되면 하나님께서 또 다시 모든 재앙으로 진노하실 것이라고 그들을 책망 했습니다. 그 후 느헤미야는 안식일 전날 해가 저물어 가는 어두운 시간부터 아예 예루살렘 성문을 다 닫아버리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안식일에 성밖을 가지고 못하게 하였고 또한 밖에서 안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종자를 문지기로 세워두고 안식일이 다 지나기 전에는 절대로 짐을 가지고 이 문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 다음 안식일이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예루살렘에 와서 적지 않은 재미를 보았던 장사꾼들, 보따리상들이 태연하게 성벽 문 앞까지 왔습니다. 이들은 굳게 닫힌 성벽을 보며 안식일이지만 문이 곧 열리겠지 하며 아예 성밖 성문 근처에서 잠을 잤습니다. 느헤미야는 안식일에 물건을 팔기 위해 예루셀렘 성 주변을 얼짱거리고 잠을 청하는 이 보따리상들을 꾸짖고 다시는 안식일에 오지도 말고 성 밑에서 자지도 말라고 경고 했습니다. 22절 말씀을 보니, 느헤미야는 아예 레위 사람들을 정결하게 하여 문지기로 임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며 우리들은 안식일 지키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 순종치 못하는 사람의 잘못을 꾸짖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늘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수호하기 위해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불순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혹시 우리 안에 내재된 잘못은 없습니까? 우리 안에 오래된 문제는 없습니까? 불순한 문제들을 주님의 능력으로 해결하고 정결하게 하는 귀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