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6 확신을 주시는 하나님 (열왕기하 20 8-11)

어느 한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가뭄으로 인하여 땅은 타 들어가고 농작물은 메말라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마을 교회에서는 비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성도들이 다 함께 모여 하나님께 비를 내려달라고 간절하게 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성도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장대 같은 빗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성도들은 기뻐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났으나, 정작 너무 많은 비가 내리자 다들 발만 동동 구를 뿐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진짜 비가 올 줄 알았다면 우산을 갖고 올 걸…” “누가 정말 비가 올 줄 알았나?”

이처럼 기도할 때 우리의 마음에는 두 가지 감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 편에는 하나님이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실 것이란 ‘확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하나님께서 정말 내 기도를 들어 주실까? 기도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하는 ‘의심’이 있습니다. 이렇듯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확신과 의심이 공존 합니다.

오늘 본문 속 등장하는 히스기야 왕의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히스기야는 죽을 병에 걸렸습니다. 그는 벽을 쳐다보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만이 자신을 살려 주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심전력으로 기도한 것입니다. 만약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기도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믿었기에 간절하게 기도로 하나님을 붙들었습니다.

이런 히스기야의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들으셨습니다. 기도 응답으로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히스기야 왕에게 보내셨습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의 병이 3일이면 낫고 이전처럼 다시 성전에 갈 수 있을 만큼 회복될 것이라고 예언해 주었습니다. 선지자가 대언한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그대로 이루어 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스기야는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듣고도 마음에 불안함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조금 전만 해도 믿음을 가지고 간절하게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기도가 응답될 것이란 이야기를 듣자 “정말 내 병이 나을까?”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히스기야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결국 히스기야는 자신의 병이 낫고, 성전에 다시 올라가게 될 것이 확실한 약속이라는 증거의 표시를 구했습니다. 8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낫게 하시고 삼 일만에 여호와의 전에 올라가게 하실 무슨 징조가 있나이까?” (왕하 20:8) 이 구절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히스기야는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100% 믿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도할 때는 ‘하나님 제발 살려주세요’ 하고 믿음으로 구했는데, 마음 한 편에는 ‘정말 하나님이 날 살려 주실까?’하는 의심이 그의 마음에 공존하고 있던 것입니다. 이것이 연약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가장 믿음이 좋아 보이는 순간에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의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가 보여준 믿음의 연약함을 책망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가 구한 대로 ‘징표’(Sign)을 주셨습니다. 9절 말씀을 보니 이사야는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이 응할 것을 나타내는 Sign 을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합니다. 하나는 해의 그림자가 앞으로 10도 나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의 그림자가 뒤로 10도 물러나는 것입니다.

이 당시 남 유다에 관한 역사책들을 살펴보면, 히스기야의 아버지 아하스 왕이 이방나라들이 사용하는 해시계를 보고 따라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는 시계가 따로 없기 때문에, 해 시계에 나타난 해의 그림자의 길이와 위치에 따라서 시간을 구별하였습니다. 해의 그림자가 10도 나아가는 것은 시간이 지나갔음을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해의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나는 것은 초자연적인 현상입니다. 이에 히스기야는 해가 10도 뒤로 물러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이사야가 히스기야의 바람대로 여호와 하나님께 간구하였고, 해의 그림자가 십 도 뒤로 물러갔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기적으로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의 회복을 확신시켜 주셨습니다.

성경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자들에게 ‘징표’를 주신 경우들을 찾아 보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기드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을 통해 이스라엘의 원수들을 물리치실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이 불안해하자,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징표로 한 번은 솜털 뭉치가 젖게 하고, 다른 한번은 젖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믿음 가운데 의심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의 믿음을 확신시켜 주십니다.

우리가 어떤 일로 인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할 때 하나님의 특별한 Sign을 구하는 것도 기도응답을 받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요나단은 적과의 전투를 앞두고 만일 적군이 “이리로 건너오라.”라고 말하면 ‘하나님께서 저 원수들을 우리 손에 넘기신 것이다.’ 라는 싸인으로 받기를 원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우리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징표를 주시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증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죄로부터 구원 받은 자들이며, 하나님의 자녀들 임을 의심하지 않고 확신할 수 있도록 우리 마음에 ‘성령’을 징표로 보내주셨습니다. 성령이 친히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됨을 증거 해 주십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마음 가운데는 여러가지 의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하나님이 도와 주실까? 하나님이 이 문제를 해결해주실까?”하는 연약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에게 이런 연약함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 숨기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고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히브리서 4장 15-16절 말씀을 보면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 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 4:15-16)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한 부분을 잘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은혜로 우리의 연약함을 이기게 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기도는 하는데 마음 속에 확신과 의심이 공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 그 마음까지도 솔직하게 가지고 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역사하고 계심을 확신할 수 있는 믿음을 구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지실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