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와 아론은 드디어 애굽 왕 바로 앞에 서게 됩니다. 두 형제는 바로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 백성들을 보내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위해 절기를 지킬 수 있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모세와 아론의 말을 전해 들은 바로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여호와가 누구기에 내가 그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야 한단 말이냐? 나는 여호와를 모르니 이스라엘도 보내 주지 않겠다.” 애굽 왕인 바로 입장에서 보면 지난 수백 년 동안 애굽의 노예로 지내며 엄청난 노동력을 제공한 히브리인 노예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바로 왕은 여호와가 누군지도 몰랐기에 모세와 아론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뒤지지 않고, 모세와 아론은 이어서 바로에게 말했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의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저희가 광야로 3일 길을 가서 저희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드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분께서 전염병이나 칼로 저희를 치실 것입니다.”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들은 바로는 히브리인 노예들이 애굽의 고된 노동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꿍꿍이를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노에 찬 애굽 왕 바로는 대답했습니다. “”모세와 아론아, 너희는 왜 이 백성들로 하여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느냐? 너희의 일이나 하라!” 화가 난 바로는 히브리인들이 게을러 일하기를 싫어하여 애굽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라. 이 땅에 백성들이 많은데 그들로 하여금 일을 그만 하게 만드는구나” 바로는 곧장 백성들의 노동을 감독관들과 반장들에게 명령했습니다. “너희는 백성에게 벽돌 굽는 데 필요한 짚을 더 이상 공급하지 말고 그들 스스로 가서 짚을 모아 오게 하라. 그러나 벽돌 생산량은 전과 동일하다. 그 할당량은 줄여 주지 말라. 그들은 게을러 빠졌다. 그래서 ‘우리가 가서 하나님께 제사드리겠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그들에게 일을 더 고되게 시켜 일만 계속 하게 하고 쓸데없는 말에 귀 기울이지 않게 하라.” 바로의 명령에 따라 당장 감독관들과 반장들은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짚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로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짚을 주지 않겠으니 너희는 짚을 찾을 만한 데로 가서 스스로 주워 오라. 그러나 너희 일은 조금도 줄여 줄 수 없다’라고 하셨다.” 이 소식은 안 그래도 날마다 힘든 노동으로 죽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청천병력이었습니다. 일감은 여전히 혹독할만큼 쌓여 있는데, 그 일을 할 때 필요한 원재료까지 직접 구해다가 쓰라고 하니, 이는 안 그래도 고통으로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피눈물 나는 명령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습니다. 바로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매서운 채찍질과 무서운 칼에 찔려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역자들이 일할 수 있는 원재료도 주지 않고, 이전과 같이 똑같은 업무량을 마칠 것을 윽박을 지르며 명령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감독자들에게 아무리 호소해도 들어주지를 않자, 히브리인 민족의 대표들이 애굽 왕을 찾아갔습니다. “왜 종들에게 이렇게 하십니까? 저들이 종들에게 짚도 주지 않으면서 ‘벽돌을 만들어 내라’고 합니다. 종들이 매를 맞지만 잘못은 왕의 백성들에게 있습니다.” 애굽 왕 바로는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업무량을 주문하게 된 그 원인이 바로 모세와 아론에게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게으름뱅이들 같으니라고! 그래, 너희가 바로 게으름뱅이들이다. 그러니까 너희가 자꾸 ‘우리가 가서 여호와께 제사드리겠다’ 하는 것이 아니냐? 가서 일이나 하라. 짚은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희 할당량은 채워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분노에 찬 바로의 대답을 통해서 자신들이 모세와 아론 때문에 큰 화를 당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스라엘 백성의 대표들이 애굽 왕 바로 앞을 떠나 나올 때, 모세와 아론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바로의 심기를 건드려서 이스라엘으로 더욱 고된 노동을 부과하게 만든 모세와 아론에게 심하게 화를 냈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로 하여금 바로와 그 신하들이 보기에 냄새나는 존재가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쥐어 줘 우리를 죽이게 만들었으니 여호와께서 당신들을 보시고 심판하시기를 바랍니다!” 모세에게 이와 같이 말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표정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오늘날로 따지면 모세와 아론의 멱살을 잡고 화를 내며 말했을 것 같습니다.
자, 이 때 모세와 아론의 심경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도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을 아론에게 보내셨고, 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모세와 아론 둘 다 그들이 사랑하는 이스라엘 동족들의 엄청난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는데, 그의 결과로 찾아온 고통이 가득한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모세와 아론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모세와 아론의 이름을 욕했을 것입니다. 화가 나서 이 두 사람에게 돌을 던진 사람은 없었을까 모르겠습니다. 만일 모세와 아론이 여기서 포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 이게 뭡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시키는 그대로 하지 않았습니까? 왜 우리가 이처럼 억울한 일을 당해야 합니까?” 만일 이렇게 말하고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돌아갔다면 역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억울하게 당하는 큰 고통에도 모세와 아론은 끝까지 하나님의 일을 감당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출애굽 여정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주의 일을 할 때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도 때로는 억울한 고통도, 이해할 수 없는 고난도 따라옵니다. 그러나 끝까지 주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순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난은 잠깐이나 영광은 영원합니다. 순종이 고난을 가중시킬 수는 있어도, 순종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고통 가운데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순종할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