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본래 가나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바벨론에 속한 [우르]라는 이름의 지역 출신 사람입니다. 어느 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찾아오셔서 그가 한 번도 가본적 없는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땅을 그와 그 후손에게 주시겠다는 약속과 함께 말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만 믿고 가나안 땅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습니다. 아브라함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주님만 믿고 이주한 것입니다.
13절 말씀을 보면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서 정착해 살면서도 마치 외국인이나 나그네처럼 살아갔음을 보여줍니다. “(히 11:13)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이처럼 아브라함과 창세기에 나오는 족장들이 하나같이 이 땅에 살면서도 나그네와 외국인처럼 살아간 이유는 그들에게 돌아갈 본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본향이란 그가 떠나온 갈대아 우르가 아니었습니다. 만일 아브라함이나 그의 후손들이 갈대아 지역을 돌아갈 본향으로 생각했더라면,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과 족장들이 돌아가고자 했던 본향은 바로 하늘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그의 몸은 땅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나, 땅에 있는 것이 아닌 하늘에 있는 본향을 사모하며 살아갔습니다. 16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히 11:16)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하나님께서도 이와 같이 본향을 소망하는 자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을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위하여 하늘에서 영원토록 주님과 함께 살아갈 한 성을 예배하셨으니, 바로 하나님 나라, 천국입니다.
믿음으로 천국 본향을 바라 본 신앙의 선배들의 삶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은 미래에 들어갈 천국을 소망하며, 현재 이 세상과 동화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신실하게 살아가기를 애썼습니다. 고난 앞에서도 뒤로 물러나 포기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믿음으로 살다가 죽기를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분명 살아계시고, 미래에 구원의 완성이 실재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 살지만 계속해서 우리의 본향인 천국을 향해 순례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줍니다. 천국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들도 이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아니하고 이 땅에 잠시 머물러 사는 나그네와 외국인처럼 지낼 수 있습니다. 또한 천국 소망이 있을 때 이 세상의 물질적 탐욕을 버리고, 영원하신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 수 있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살아갔던 믿음의 조상들의 삶에는 세상 사람들과 확연히 다른 점들이 눈에 뛰었습니다. 먼저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봅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아들 이삭을 주셨습니다. 이삭이란 이름은 웃음이란 뜻입니다. 백세에 얻은 아들이니 말 그대로 얼마나 큰 웃음을 아브라함에게 가져다 주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눈에 넣어도 아파하지 않을 그 귀한 아들을 바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외아들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너무나도 황당무계해 보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아브라함이 아무런 지체나 주저함 없이 그의 독자 이삭을 바치기 위하여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제사 드릴 모리아 산으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정말 아무런 고민 없이 아들 이삭을 묶어 두고, 칼을 들어 아들을 찔러 죽이려고 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바로 이 끔찍해 보이며 무시무시해 보이는 장면 속에 감추어져 있었던 아브라함의 속 마음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이 자신이 백세에 낳은 금지옥엽인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아무런 주저함이나 지체함 없이 칼을 들고 죽이려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생명의 주관자이시기에,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이삭을 죽인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살리실 것이란 믿음이 있었습니다. 19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히 11:19)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고, 그가 죽음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분임을 확신하는 믿음이 있었기에 하나님께 순종하여 아들 이삭을 주님께 바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향한 굳건한 믿음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도 주님을 위해서라면 주님 앞에 내려놓는 결단을 하도록 만들어줍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시고, 우리의 삶을 인도하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은 그의 아들 이삭과 손자 야곱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또한 아브라함의 증손자인 요셉은 이집트에서 임종을 앞두고 그의 뼈를 애굽에 매장하지 말고 반드시 가나안 땅으로 다시 가지고 갈 것을 명령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바를 반드시 이루실 것을 죽는 순간에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믿음의 조상들이 보여준 것과 같이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것을 확신하며 순종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