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언약을 이행한 요나단 (사무엘상 20장 24-42절)

초하루가 되었습니다. 사울 왕과 그의 신하들은 관례에 따라 식사를 같이 하기 위하여 한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다윗은 요나단과 사전에 조율한대로 초하루 식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 왕을 피해 들판에 숨어 있었습니다. 사울 왕은 다윗이 초하루 식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초하루 저녁 식사는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부정한 사람은 식사 자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사울 왕은 다윗을 미워했기에 다윗을 정죄하며 그가 영적으로 부정해진 상태라서 초하루 식사 자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하루 식사는 그 다음 날 밤에도 이어졌습니다. 이튿날에도 다윗은 식사 자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울은 다윗과 가까운 그의 아들 요나단에게 왜 다윗이 초하루 저녁 식사 자리에 나오지 않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왜 이새의 아들이 식사하러 나오지 않느냐?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그렇구나.” 이에 요나단은 다윗이 그의 입에 넣어 준 말에 따라 대답했습니다. “다윗이 베들레헴에 가게 해 달라고 제게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자기 가족이 베들레헴 성에서 제사를 드려야 하는데 자기 형이 그곳으로 오라고 했다면서 자기를 좋게 생각한다면 형제들을 볼 수 있도록 보내 달라고 간청하기에 보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왕의 식탁에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사울은 자신이 다윗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요나단이 알고서 일부러 다윗을 살리기 위해서 그를 도망치게 했음을 짐작했습니다. 이에 사울은 요나단에게 크게 화를 냈습니다. “너 반역자며 사악한 여자의 자식아, 네가 그 이새의 아들 쪽을 택한 걸 내가 모를 줄 아느냐? 네게도 망신이지만 널 낳아 준 어미에게도 망신이다. 이새의 아들이 이 땅에 살아 있는 한 너와 네 나라는 세워지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보내 다윗을 끌어 오너라. 그놈은 죽어야만 한다.” 사울은 요나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다윗이 살아 있으면 요나단이 왕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사울은 병사들을 보내어 다윗을 잡아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요나단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윗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본래 요나단은 평상시 아버지의 말에 순종해 온 인물입니다. 그는 아버지 사울 옆에서 늘 함께 전장에 나가 싸웠습니다. 그러나 요나단은 다윗에 대한 사울의 거친 말에 화를 내며 부친을 비난했습니다. 요나단은 그의 아버지 사울 왕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왜 다윗이 죽어야 합니까? 그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요나단이 다윗을 자꾸만 감싸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사울은 창을 던져 요나단을 죽이려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요나단은 그제서야 자기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려고 작정했다는 것이 사실이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요나단은 분노로 부르르 떨며 식탁에서 일어났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미워하는 이유는 단지 자신의 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 밤에 요나단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요나단은 이런 이유로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신 다윗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는 아버지가 수치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요나단은 한 소년을 데리고 다윗을 만나기 위해 들판으로 나갔습니다. 요나단이 그 소년에게 말했습니다. “달려가 내가 쏘는 화살들을 찾아오너라.” 소년이 달려가자 요나단은 소년의 머리 위로 화살을 쏘았습니다. 소년이 화살이 떨어진 곳에 다다를 즈음 요나단은 소년의 뒤에서 소리 질렀습니다. “화살이 네 앞에 있지 않느냐?” 요나단은 소년의 뒤에서 계속 소리질렀습니다. “서성대지 말고 빨리 달려가거라.” 소년은 화살을 주워 요나단에게로 돌아왔습니다. 요나단이 지금 이렇게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은 들판 어딘가에 숨어 있을 다윗에게 그의 목소리가 닿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요나단은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한다는 신호로 화살이 소년 앞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년은 이 모든 것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오직 요나단과 다윗만 요나단이 한 말의 의미를 알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요나단은 소년에게 자기 무기들을 주며 말했습니다. “가거라. 이것을 성에 다시 갖다 놓아라.” 소년이 가고 난 뒤 다윗은 바위의 남쪽에서 일어나 땅에 엎드려 세 번 절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입을 맞추고 함께 울었습니다. 다윗이 더 많이 울었습니다. 다윗은 이제부터 사울 왕과 그의 군사들의 추격을 피해 끝을 알 수 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요나단이 다윗에게 말했습니다. “평안히 가게. 우리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서로 의형제를 맺지 않았는가? 여호와께서 자네와 나 사이에 또 자네 자손들과 내 자손들 사이에 영원히 증인이시네.” 그러고 나서 다윗은 길을 떠났고 요나단은 성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실 사울 왕을 이어 차기 왕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다름 아닌 요나단 왕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위협 섞인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도리어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려 하는 죄를 짓지 못하도록 그를 만류했습니다. 요나단은 친구 다윗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는 것보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이 왕이 될 권리를 내려놓고 다윗이 차기 왕으로 세워질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왕위보다 우정을 택한 요나단, 위기에 처한 친구를 돌아보고 그와 약속을 지킨 요나단, 참으로 멋진 사람입니다.

진정한 친구를 찾기가 어렵고 영원히 변치 않는 우정을 찾기가 어려운 세상입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요나단처럼 용기도 필요하고 희생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위해서 용기내기 보다는 자신이 피해 볼까 숨어 버립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기 보다는 개인의 탐욕을 채우는 데 더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에 요나단과 같은 친구 한 사람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에게는 이미 그런 친구가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은 죄로 인해 죽어 마땅한 우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왕권을 내려놓으시고 우리를 위해 죄수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려놓으셨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사랑해주신 예수님이 우리의 친구 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처럼 아름답고 놀라운 사랑을 받고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이 시대의 요나단이 되어 줍시다. 비통하고 비참한 일들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요나단처럼 상대방의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끝까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우정을 보여주십시오. 하나님을 믿기에 친구와의 약속과 의리를 지킬 줄 아는 멋진 그리스도인이 되십시오. 그러함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을 또 다른 이웃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멋진 삶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