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 왕을 피해 은밀히 요나단 왕자에게 찾아갔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확신하며 요나단 왕자에게 자신의 사정을 하소연했습니다. 다윗은 대체 자신이 어떤 죄를 지었길래 이처럼 왕이 자기의 생명을 뺏으려 하는 것인지 요나단에게 물었습니다. 하지만 요나단 왕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요나단은 자신의 아버지가 다윗을 죽이려 한다는 그의 말을 믿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울 왕은 무엇을 하든지 크고 작은 일을 숨기지 아니하고 항상 요나단에게 이야기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울 왕이 요나단에게 다윗을 죽이는 일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요나단은 그의 아버지 사울이 다윗을 죽일 리 없다고 말하며 다윗을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요나단은 자기 부친이 다윗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상상하지도 못했고,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다윗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가 사울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해 보였습니다. 다윗은 자신과 죽음의 거리가 불과 한 걸음 밖에 안된다고 말하며, 요나단에게 자신에 대한 사울의 진심을 알아봐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실제로 사울은 요나단이 다윗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다윗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요나단이 반대할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울은 가능하면 요나단 모르게 다윗을 비공개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요나단에게 이런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다음 날은 새로운 달의 첫 날인 초하루입니다. 본래 초하루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또 함께 식사하는 날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초하루 되면 통상 이틀 저녁을 축제처럼 즐겼습니다. 다윗은 왕의 신하였기에 초하루에도 집에 가지 않고 왕과 신하들과 함께 모여 초하루 저녁 식사를 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군대를 다스리는 다윗도 이 식사 자리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다윗은 초하루 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사흘 후 저녁까지 들에 숨어 있겠다고 했습니다. 다윗은 사울이 다윗의 행방을 요나단에게 물으면, 베들레헴에 가서 가족과 함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급히 가야 한다고 요청해서 요나단이 허락했다고 대답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만일 그 때 사울 왕이 다윗이 초하루 식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보고도 “괜찮다”하고 말하며 좋게 넘어간다면 사울이 다윗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어서 평안히 이 상황이 종결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만일 사울 왕이 다윗이 오지 아니하고 베들레헴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노하고 화를 낸다면 다윗을 죽이려고 결심한 것이 분명한 것이라고 다윗 스스로 생각하며 요나단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다윗은 요나단에게 인자를 베풀어 달라고 간절히 사정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또한 왕 앞에서 죽임을 당할 만한 아무런 잘못이 없음을 언급하며 만일 자신에게 정말 그와 같은 죄악이 있다면 자신을 사울에게 끌고 갈 필요 없이 요나단의 손으로 직접 죽여 달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요나단도 다윗의 무죄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요나단은 결코 아버지 사울이 다윗을 죽이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다윗을 안심시켰습니다. “다윗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거야! 만일 내 아버지가 너를 해치려고 확실하게 결심했다면, 내가 너에게 와서 반드시 알려주겠어!” 다윗은 만일 사울이 자신을 죽일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다윗의 친구인 요나단이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강압적으로 방해한다면 어떻게 그 사실을 알릴 것인지 물었습니다. 다윗은 이미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요나단에게 묻고 있었던 것이죠.
요나단은 다윗이 숨어 있을 들판으로 나가 둘 만의 신호를 정했습니다. 만일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면 요나단이 화살을 쏠 것입니다. 그리고 요나단은 바위 틈에 숨어 있는 다윗도 들을 수 있도록 수종 드는 소년에게 큰 소리로 말할 것입니다. “애야 화살이 너무 멀리 갔다! 화살이 네 뒤쪽에 있으니 화살을 주워 오너라!” 이렇게 말하면 다윗은 숨어 있는 곳에서 나와도 상관 없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한다면 요나단이 화살을 쏘고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애야, 화살은 네 앞쪽에 있다” 하고 말하면, 서둘러서 도망치라는 신호로 정해두었습니다. 현재 요나단은 왕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다윗이 왕이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요나단은 지금은 자신이 왕자로 다윗을 살려주지만, 훗날 다윗이 왕이 되면 다윗의 신하가 될 요나단 자신과 그의 가족을 살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만일 다윗이 왕이 된다면 정치적으로 이전 왕족인 요나단과 그의 집안이 제거 1순위가 될 수 있습니다. 요나단은 여호와께서 다윗의 모든 대적을 지면에서 다 끊어버린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집은 영원히 끊지 말아달라고 다윗에게 부탁했습니다.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과 같이 사랑하였으므로,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윗도 맹세하게 하였습니다. 다윗은 요나단의 요청에 따라 요나단의 집을 영원히 끊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아버지 사울은 왕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다윗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아들 요나단은 왕권을 다윗에게 양보하며 다윗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윗이 가난하고 비천한 처지입니다. 다윗은 힘이 없는 도망자 신세입니다. 그러나 요나단은 다윗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요나단은 다윗을 초라하게 보지 않았고, 그를 미래의 왕이 될 자로 여기며 그를 존귀하게 대하였습니다. 요나단이 그와 같이 한 것은, 다윗이 기름부음 받은 자로서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 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요나단은 자신이 왕의 후계자가 되기 보다, 다윗의 친구로 남기를 선택했습니다. 하나님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이 가장 복된 삶입니다. 사울처럼 탐욕을 위해 살아가는 자는 하나님의 뜻을 역행하는 것으로써 그러한 삶에는 미움과 다툼, 분열과 상처 뿐입니다. 그러나 요나단처럼 사랑을 위해 살아가는 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으로서 그러한 삶에는 연합, 온정, 우정, 보람, 존귀가 따르게 됩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가난하고 비천했던 다윗이었으나,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여 인자를 베풀었던 요나단 왕자차럼 우리들도 이웃들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