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31 생명과 속죄의 피 (레위기 17장 1-16절)

오늘날에는 우리가 아무 곳이든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공원에서도, 심지어 차 안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물을 바쳐 제사를 드릴 때, 아무 곳에서나 제사를 드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오직 제단이 있는 성막이 위치한 장소에서만 제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본문 3절 말씀을 보면, 소나 양, 염소를 잡을 때 그것을 반드시 회막 입구로 가지고 와서 주님께 제물로 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여기서 말하는 것이 짐승을 잡아먹기 위해서 식용으로 도축하는 경우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동물을 도축할 때마다 성전으로 와야 한다면 성막이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산골에서 살고 있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의 경우 고기 한 번 먹으려면 엄청난 고생을 무릅쓰고 생계를 내려놓고 먼 길을 힘겹게 올라와야 했을 것입니다. 신명기 12장 15절 말씀을 보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복을 따라 각 성에서 네 마음에 즐기는 대로 생축을 잡아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나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식용을 위해 짐승을 도축할 때마다 회막이나 성전으로 끌고 와서 하나님께 먼저 바친 후 먹으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드리기 위하여 제물을 잡아 죽이는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하나님의 회막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짐승을 잡는 경우는, 우상숭배를 위하여 제물을 잡는 경우들을 의미합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 다른 우상들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하여 짐승을 잡는 자는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 끊어지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이스라엘 백성이라 할지라도, 이방인의 관습대로 우상을 위해서 제사를 드리는 자는 죽음의 형벌을 받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직 하나님께만 제사를 드려야 했고, 우상을 섬기던 더러운 옛 생활을 버려야 했습니다.

특별히 7절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에 음란하게 섬기던 숫염소에게 다시 제사하지 말 것이니라”고 경고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수염소’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세이림’이란 단어인데 이는 ‘마귀’를 뜻하는 ‘쉐딤’하고 동일한 용어 입니다.

마귀를 수염소로 나타낸 것은 고대 근동 사람들은 마귀가 염소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가나안 땅에는 염소의 모습을 가진 우상인 ‘멘데스’에게 희생 제물을 드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이 염소 우상 숭배가 얼마나 오래 갔는가 하면, 다윗의 아들 솔로몬 왕이 죽은 이후 이스라엘이 북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분열 되었을 때까지도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사람들을 따라 이 사악한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의 잘못된 습관을 끊어 내기 위하여 모든 예물의 희생을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회막에서만 죽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죄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 영적 간음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아닌 염소 우상이나 다른 우상들을 숭배하기 위해서 희생 제물을 드리는 자는 9절 말씀처럼 그 백성 가운데 끊어질 것이라고 하나님은 강력하게 경고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부터 구원하시고 그의 백성 삼으신 이유는 사악한 우상들로부터 해방하여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는 민족이 되게 하려 하심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들을 구원하신 이유는 세상의 헛된 우상들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예배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우리들도 이 세상의 거짓되고 헛된 우상들을 모두 버리고 오직 하나님께만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10절 말씀부터는 ‘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나 그들 가운데 살고 있는 외국인이든지 누구라고 피를 먹으면 그를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끊어버리겠다고 경고하셨습니다. 피 섭취 금지 명령이 얼마나 중요한지 10-14절에서 무려 5번이나 반복되어서 ‘피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하나님은 피를 마시거나 먹는 것을 금지하셨습니까? 11절을 보십시오. 모든 육체의 생명이 피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를 먹는다는 것은 곧 살인과도 같은 죄악으로서, 생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고 업신 여기는 죄가 되었습니다. 10절과 14절 말씀을 보면, 피를 먹는 자는 끊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피를 먹는 자는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진노하신다는 히브리어 표현이 조금 흥미롭습니다. ‘진노하다’라는 말은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라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죄를 지은 자에게 자신의 얼굴을 들어 뚫어지게 그를 쳐다보겠다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되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하여 하나님께 나갔던 모세도 감히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천사들도 두 날개로 그들의 얼굴을 가리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 거룩함을 보고 살아남을 존재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진노하다’란 말은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버리시겠다는 선고가 됩니다. 그만큼 하나님은 피를 먹는 자를 강하게 경계하셨습니다. 이것이 구약 성경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약성경인 사도행전 15장 29절을 보면 예루살렘 교회에서 회의를 한 이후 피를 먹지 말라는 권고사항이 온 교회에 전해지게 됩니다. 사도행전 15장 29절을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행 15:29)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 할지니라 이에 스스로 삼가면 잘되리라 평안함을 원하노라 하였더라” 즉 신약 시대에서도 생명이 담긴 피를 먹는 행위는 그리스도인들이 삼가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본문 10절로 돌아와서 피를 먹는 자에 대해서 하나님은 “그 피 먹는 사람에게 진노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끊어지다”라는 말 역시 ‘자르다’, ‘죽이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죄를 범하면 가위로 자르듯,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에서 제거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언약의 공동체에서 제거 되면 어떻게 될까요? 하나님의 구원하심의 은혜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도 받지 못합니다. 죄와 허물을 용서받는 은총도 상실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에서 제거 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복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에 포함 될 수 없다면 이는 실로 인생의 가장 큰 비극입니다. 따라서 자비롭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피를 먹는 자에 대해서 이렇게 강하게 경계하신 것으로 볼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생명이 담긴 피를 먹는 일에 대해서 얼마나 혐오스럽게 생각하시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창세기에 보면 자신의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은 어떠한 저주를 받았습니까? 그는 노동해도 대가를 얻지 못하는 저주를 받았으며, 자신이 거주하던 땅에서 서로 추방 당했습니다. 피의 가치를 소홀히 생각하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로 간주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피를 흘려 주신 것은 주님의 생명을 우리를 위해 흘려주심과도 같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을 보겠습니다. “(레 17:11)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염소의 피흘림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죄인들을 대신해서 염소가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염소의 피로 생명을 대신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누구에게서 생명의 피를 봅니까? 염소도 아니요, 다른 짐승도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피 입니다. 그래서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인해 우리들은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비참하게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죄를 사함 받고 새 새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귀하게 여겨야 할 것입니다. 내 자신의 피만 소중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피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피를 먹는 행위를 금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생명의 창조자 되신 하나님께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심을 기억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받은 우리들의 영혼과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생명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기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