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5 속죄제 (2) 족장과 평민 (레위기 4장 22-35절)

 

레위기 4장 1-21절에서는 제사장과 이스라엘 회중이 죄를 지은 경우에 드리는 속죄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속죄제의 특징은 제물의 피를 가지고 성막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제사장과 이스라엘 회중을 위한 속죄제의 경우, 제물인 수송아지의 피를 가지고 성막 안에 들어가서, 제물의 피를 제사장이 손가락에 찍어서

지성소와 성소를 구분하는 커튼인 휘장 앞에 다가 일곱 번 뿌렸습니다. 또 성소 안에 있는 분향단의 뿔들에 제물의 피를 발랐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피 전부를 성막 밖 뜰에 있는 번제단 밑에 쏟았습니다.

 

  1. 족장의 속죄제 (22-26절)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족장의 속죄제와 평민의 속죄제는 제물의 피를 가지고 성막 안쪽까지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단지 성막 밖 뜰에 있는 번제단을 중심으로 제물의 피가 드려집니다. 이 두 경우에는 제물의 피를 성막 안에 있는 휘장이나 분향단의 뿔에 바르지 않았습니다. 제사장이 손가락에 찍어 번제단 뿔들에 바르고 나머지 피는 전부 제단 밑에 쏟았습니다. 짐승의 피를 처리하는 방법이 제사장의 죄나 이스라엘 회중의 죄를 처리할 때 보다 더 간단합니다.

 

속죄제를 ‘누가 드리느냐’에 따라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도 다릅니다. 제사장의 속죄제의 경우 가장 비싼 수송아지를 드렸습니다. 족장은 몸집도 더 작고, 가격도 부담이 덜한 숫염소를 드렸습니다. 평민은 암염소 혹은 암양을 속죄 제물로 드렸습니다. 숫염소가 암염소 보다 더 비쌌다. 지도자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비싼 제물을 드리도록 하셨습니다. 지위가 높은 지도자들일수록 그들의 죄가 공동체에 속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지도자들의 죄에 대해서 일반인들의 죄보다 더 큰 책임을 물으셨습니다. 이는 지도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많은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경건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 평민의 속죄제 (27-35절)

제물의 값만 고려하면, 평민이 드리는 속죄 제물이 암염소로 가잠 저렴합니다. 제사장, 이스라엘 회중 전체, 지도자가 지은 죄에 비하여 평민이 저지른 죄의 심각성을 조금 덜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도자가 죄를 지으면 일반인의 죄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더 큰 죄가 되기 때문입니다.

족장의 속죄제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22-23절을 보면, 부지 중에 여호와의 계명을 어기고 죄를 지어 허물이 있음을 깨닫게 된 경우 속죄제를 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27-28절에 평민의 속죄제에 대해서 언급할 때도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만일 평민의 한 사람이 여호와의 계명 중 하나라도 부지 중에 범하여 허물이 있는데, 그가 범한 죄를 누가 그에게 깨우쳐 주면…”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속죄제는 자신이 지은 죄를 성령께서 죄로 깨닫게 해주셨을 때, 그 죄에 대한 성도의 회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말씀을 듣거나 읽던 중 성령의 가르침을 통하여 “아, 지난 날 내가 그렇게 살아온 것이 죄였구나?”하고 깨닫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 죄악된 행위가 발생한 시간의 여부와 상관 없이 하나님께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죄를 깨닫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행위가 죄인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여러가지 방법을 통하여 죄를 깨닫게 하십니다. 때로는 성령께서 우리가 잊었던 지난 날의 죄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십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 깨어진 관계가 회복되고, 주님과의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죄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죄를 깨닫게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자 먼저 우리를 향하여 손을 내밀어 주신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성령께서 죄를 깨닫게 해 주셨을 때, 변명을 늘어놓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회개와 용서의 기회를 주셨음을 깨닫고, 그 은혜의 때에 지난 날의 잘못들을 회개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제사장이나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평민들까지도 죄를 용서 받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죄사함의 은혜가 신분의 귀천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죄사함은 소수의 신분과 계층 또는 부자들만 누리는 특권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도, 힘 없는 사람들도 죄를 용서 받을 수 있습니다. 레위기 5장 7절을 보면, 속죄제를 드리기 위한 암염소를 살 경제적 형편이 안 되는 경우, 산 비둘기 두 마리나 집 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가지고 와서 속죄 제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너무 가난해서 그 심지어 비둘기 두 마리 조차 살 돈이 없는 극빈한 자들의 경우에는 고운 가루를 예물로 가져다가 속죄 제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극빈한 사람들이 소량의 곡물로 속죄를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신 것은 분명 은혜입니다. 이는 죄사함의 은혜가 일부 힘 있는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영적 축복임을 암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