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6. 풍성한 주심, 풍성한 드림 민수기 (29:12 – 29:40)

한국 방송 프로그램 중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여, 지금은 연락이 끊겨 어디 사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난 날 자신의 유년 시절 혹은 절은 날 잊을 수 없는 추억 속 사람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인기를 누리며 부와 명예를 다 가진 성공한 연예인들이지만, 지난 날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 함께 곁에서 힘과 의지가 되어 주었던 정든 고향 친구, 또 방황 하던 시절 자신을 올바른 길로 지도해 주신 고마운 학교 선생님을 만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지나온 삶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이처럼 현재 자신이 성공하고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어떤 탁월한 재능이나 기질 때문이 아니라, 과거의 어느 날, 나에게 따뜻한 정을 나눠 주고, 격려와 위로의 말을 베풀어 주었던 그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우리도 때로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길 위에 찍힌 발자국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도 그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이 세상에 혼자서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위해 희생해주고, 아껴주고 땀과 수고로 섬겨주었기에 이만치 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 사람이 내 부모 일수도 있고, 내 배우자 일수도 있고, 내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을 뒤 돌아보면 참 고마운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초막절이 바로 이처럼 인생의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여태까지 나와 함께 하시고, 내 곁에서 날 도우시고,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날 입니다. 초막절은 히브리인 달력으로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무려 7일간 이어 집니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집 밖에다가 텐트를 치고 텐트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을 다른 말로 ‘장막절’이라고 합니다. 벽돌로 지은 집에서 침대 위에서 편안하고 따뜻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텐트에서 자려고 하니까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따뜻한 물 퀄퀄 나오는 화장실에서 씻고 생활하다가 텐트에서 씻으려니 이건 너무 힘이 듭니다. 부엌에서 가스 불로 쉽게 불 키고 요리하다가 텐트에서 식사 준비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힘든 순간들 속에서 자신이 일상 속에서 누려 왔던 은혜가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르신들이 하는 말이 기운이 없는 사람은 시장에 가라고 하고, 감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병원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세상에 뭐 그리 감사할 것이 있나, 내가 남들보다 가진 것이 많은 것도 아닌데 뭐 감사한가? 했다가도 병원에 가서 붕대를 꽁꽁 감싸고 누워 있는 중증 환자들을 보고 오니, 멀쩡하게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한 거에요. 어떤 사람들은 아파서 몇 날 몇 일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데, 나는 마음껏 밥도 먹고 물도 마시니 그것 또한 너무 감사한 거죠.

초막절에 이스라엘 백성들 마음에 드는 생각이 바로 이런 것 입니다. 평상시에는 자신이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몰랐는데, 아무 것도 없는 텐트에서 7일간 생활하다 보니까 일상 속 자신이 누리고 있는 복들을 하나 둘 깨닫게 되는 것이죠. 단기선교를 갔다 와 보신 분은 이게 무슨 느낌인지 아실 거에요. 저는 예전에 인도네시아에 선교하러 갔는데, 선교사님이 갑자기 1,5L 짜리 물통 두 개를 주시더니 이걸로 1주일간 마시고, 씻고, 밥짓고, 빨래하고 살래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단기 선교가 다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샤워하려고 물을 켜는데 퀄퀄 나오는 물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가 나오는 거죠. 초막절이 바로 7일짜리 단기 선교 같은 거죠. 이 기간을 통해 우리의 일상 속에 주어진 은혜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 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그 동안 잊고 살아왔던 은혜를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찬양하는 절기 입니다.

본래 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한 후 텐트에서 살아간 것을 기념하는 절기 입니다. 400년간 애굽의 종으로 살아가던 백성이 가나안 땅을 가기 위해 장막에서 살아간 것을 기념하는 것이죠. 어쩌면, 오늘 여기 앉아 계신 분들 가운데서도 지나온 날,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면서 그 동안 수 많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밤이나 낮이나 죽도록 고생하신 분들도 계실 것 입니다. 그런데 이제 하나님께서 크신 은혜 주셔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많은 경우 기도의 자리에서 미래에 받을 은혜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시간은 과거에 이미 우리가 받은 은혜를 먼저 떠올리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가 있습니다. 받은 은혜를 되새기십시오.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눈물 흘릴 때마다 내 곁에서 어깨를 감싸 주시고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하고 위로해 주신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으로 우리의 삶을 붙드시고 언제나 돌보아 주실 것입니다.

초막절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상당히 많은 양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예를 들면 초막절 7일 동안 하나님께 바친 수송아지는 모두 70 마리인데, 이는 유월절이나 오순절에 드린 제물과는 비교해 보면 무려 다섯 배에 해당하는 분량 입니다. 초막절에는 다른 때 보다도 더 많은 양의 제물을 하나님께 드린 것이죠. 초막절 기간에 이렇게 많은 제물을 하나님께 드린 이유는, 초막절이 하나님께서 지난 날 광야 생활 하는 이 백성을 인도해 주심을 기억하는 절기이며, 더불어 지난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혜에 감사하는 절기였기 때문 입니다. 초막절은 기쁨의 절기였으며, 동시에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35절 말씀을 보시면 하나님께서는 초막절의 행사가 모두 끝나는 여덟번 째 날에는 모든 노동을 쉬고 ‘거룩한 대회’로 모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 날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힘들었던 광야 생활을 다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간 사실을 기념하는 날인 동시에, 실제로 광야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임시로 집을 떠나 텐트를 짓고 7일간 살았던 사람들도 다시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기쁨의 날이었습니다. 이 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단 주위를 일곱 번 돌며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의 7일이 끝난 후 여덟 번 째 날을 가리켜 ‘호산나의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초막절을 끝내며 다시 한 번 온 이스라엘 회중이 모여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를 드리는 날 입니다. 분명 우리의 삶에는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 날마다 감사 드리는 삶이야말로 성도가 해야 할 본분임을 알려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나온 날 광야에서 살던 때를 기억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초막절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만일 우리 하나님이 좋은 분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빵을 구할 때 돌을 주시고, 생선을 구할 때 뱀을 주셨을 것입니다. 이방신을 섬기는 사람들을 보십시오. 자식을 불에 태우고, 자기 몸을 불사르게 내어주어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악한 방법으로 신을 섬기는 이유는 그들이 믿는 신들 또한 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시기에 늘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실로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그 외아들을 보내주심으로 자기의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은 좋으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좋으신 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쓰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내가 몇 해전 썼던 일기들을 다시금 펼쳐보면, 참 힘들고 어려웠던 그 시절,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보며 떠 오르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참 많이 힘들어 했구나?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큰 일도 아니었구나. 아, 하나님께서 그 때 도와주셔서 오늘 날 내가 있을 수 있구나?” 빛 바랜 일기장을 읽어보면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에는 상상치도 못하고 꿈꾸지도 못했던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남몰래 느끼는 그런 감동과 감사가 있습니다.

초막절을 지키던 이스라엘 백성들도 지나간 과거 속 이스라엘이 걸어온 시간들을 다시금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어떻게 도와 주셨는지를 되새기고, 하나님께 다시금 감사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왜 하나님은 굳이 초막절을 재정 하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을까요? 사람들이 은혜를 잘 잊어버리기 때문 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다르다고 했습니다. 힘들 때는 주님 주님 한번만 도와주세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하면서 부르짖다가도 하나님께서 불쌍히 보시고 조금 도와주시고 숨통을 트게 해주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은혜를 잊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는 속담처럼, 사람마음은 아침과 저녁이 다르다는 인심조석변(人心朝夕變)이란 말처럼 우리는 갈급할 때는 주님을 간절히 찾다가도, 어려운 상황이 지나가버리면 우리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그 손길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초막절 기간을 통해 여태까지 걸어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받은 복이 무엇인지 되새겨보라고 말씀하신 것이죠.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는 말은 앞으로 받을 복이 아닌 우리가 이미 하나님께 받고 누리던 복을 다시금 돌아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과거에 우리의 삶에 주셨던 은혜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고비고비마다 때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늘 언제나 나와 함께 해 주시고 나를 도와주셨던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더 감사한 것은 지금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가 있다는 것 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서 구별하여 감사를 드리십시오. 우리와 늘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기쁜 마음과 풍성한 감사로 반응하며 살아가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