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1. 유월절 식사를 나누며 (마태복음 26장 17-35절)

예수님과 제자들은 갈릴리 가버나움에서 주로 지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의 집에서 지내시지 않았나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장소는 멀리 떨어진 예루살렘 입니다. 그러던 중 민족의 최대 명절 유월절이 찾아왔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어 봅니다. “예수님, 유월절인데요. 저희가 어디 가서 양을 함께 먹으며 식사를 할까요?”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내에 들어가면 물 한 동이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날터인데 그가 들어가는 집에 따라가서 그 집 주인에게 유월절 음식을 먹을 객실에 대해서 물어보면 장소를 하나 대여해 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마가복음 14장 15절에 의하면 집 주인이 빌려준 방은 큰 다락방입니다. 본래 유대의 다락방은 비교적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바로 이 다락방에서 예수님과 함께 유월절 양을 잡아 저녁 식사를 하게 됩니다. 열두 명의 제자가 다 함께 자리에 앉아 맛있게 유월절의 만찬을 나누고 있던 바로 그 때 예수님께서 갑자기 청천병력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21절 말씀 보세요. “[26:21] 그들이 먹을 때에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사람이 나를 팔리라 하시니 저녁 식사하던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3년 반 동안 함께 해온 전우요, 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 우리 중 한 사람이 예수님을 파는 배신자가 된다니 이 얼마나 황당한 소식입니까? 제자들이 서로 말은 못하고, “누구지? 누구지?” 하며 눈치만 보고 있는 거죠.

결국 제자들은 한 사람씩 예수님께 묻습니다. “예수님 설마 저입니까? 저는 아니죠?” 그 때 예수님께서 23절에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 14:20) 이르시되 열둘 하나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빵을 줍니다. 빵에 버터를 발라서 먹기도 합니다만. 빵을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기름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자신과 함께 그 올리브 기름이 담긴 그릇에 빵을 찍어 먹고 있는 제자가 바로 자신을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죠. 성경을 읽는 우리는 이미 그 제자가 다름 아닌 가룟 유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20절 말씀대로 가룟 유다는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과 함께 빵을 그릇에 찍어 먹을 정도로 가까이에 앉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특별히 유대 사회에서는 함께 식사한다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고, 우정이 있는 관계를 뜻 합니다. 그만큼 가까웠던 가까웠던 제자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는 일이 일어났으니 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입니까? 제자들 중 그 누구도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예수님께서는 가룟 유다가 자신을 팔아 넘길 것이란 것을 알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곁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하고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십자가를 피하실 수 있었습니다. 가룟 유다를 설득하거나 말리셨으면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제자에게 배반 당하시고 결국 십자가에서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당할 죽음에 대해서 24절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마26:24]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예수님은 메시아에 대해서 기록된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제자들과 유월절을 보내고 계십니다. 유대인이 지키는 유월절 음식의 요소는 세 가지 입니다. 떡과 포도주 그리고 양 고기 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유월절 만찬을 위한 오직 떡과 포도주가 준비 되었습니다. 그런데 양 고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친히 유월절의 어린양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나머지 떡과 잔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먼저 떡은 예수님의 ‘몸’을 상징합니다. 26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26:26]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몸이니라 하시고한글 성경에는 ‘떡’이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이것은 떡이 아니라 빵 입니다.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무교병 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빵을 떼어 주시며 이것이 주님의 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몸은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부서지고 찢어졌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찢어진 빵 조각은 우리 죄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찢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나타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몸을 먹는다는 것은 예수님과 한 몸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성찬식 때 떡을 먹는 것은 예수가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 위에서 찢으신 주님의 몸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제 우리가 주님과 한 몸이 되어, 더 이상 나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주와 함께 연합하여 살아가겠다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잔은 예수님의 ‘피’를 상징 합니다. 27-28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26:27-28]

27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이것을 마시라 28 이것은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언약의 피니라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피를 다 쏟으시고 죽으셨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아야 할 심판과 저주를 우리 대신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로 인해 우리를 결박하고 있던 죽음의 권세와 지옥의 권세를 깨트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시며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인해 우리들은 구원을 받게 된 것이죠.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잔을 마시는 것은 예수님의 구속의 은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28절 말씀을 다시 보시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며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전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옛 언약에 따르면 매번 짐승을 잡아 소나 양이나 염소의 찢어진 몸과 흘린 피로 죄를 사하는 속죄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신약에 오신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찢으시고 피를 흘리심으로 우리와 새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이 새 언약은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믿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로 약속하신 언약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주의 만찬에 참여하여 떡을 먹고 포도주를 마실 때마다, 연약한 죄인인 우리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자신의 몸을 찢으시고 피를 쏟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죄인을 용서하신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 가슴에 되새기며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30절 말씀을 보니 예수님과 제자들은 성찬을 나누고 하나님을 찬미 했습니다. 성찬은 우리에게 축복의 제목이고, 감사의 제목이고, 찬미의 제목입니다.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몸을 찢으시고 피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죽음을 기억하며, 그로 인해 우리에게 주어진 죄사함과 영원한 생명의 복을 감사하고 찬양하는 자리 입니다.

본문 속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그의 스승이 자꾸만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것처럼 보여서 안절부절하고 있습니다. 31절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조금 전 예수님은 제자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자신도 제자들을 잠시 떠나야 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에 33절에 베드로는 자신은 예수님을 위해 목숨도 버리겠다고 큰 소리를 칩니다. 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마26: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예수님은 베드로가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할 것이라고 예언 하셨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예수님을 따라 살아온 베드로 입니다. 그러나 그 몇 시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예수님을 무려 세 번이나 부인하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베드로뿐만 아니라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지내던 나머지 제자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와 제자들의 실체를 다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부인할 것과 나머지 제자들이 자신을 버리고 다 도망칠 것이란 것을 확실하게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다의 배신, 베드로의 부인, 제자들의 도망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 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이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랑합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한 것처럼 우리들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배신 당할 것 같을지라도, 손해 볼 것 같을지라도, 심지어 나를 버릴 것을 안다 할지라도 끝까지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있습니까? 세상처럼 대가를 바라는 사랑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우리에게 보여주신 예수님의 사랑처럼, 포기하지 아니하고 끝까지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참 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