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29. ‘달란트’의 기회와 책임 (마태복음 25:14 – 25:30)

 

타국으로 길을 떠나는 어느 한 주인이 종들을 불러 놓고 자기의 소유를 맡겼습니다. 15절을 보면 주인은 각각 그 종의 재능대로 돈을 분배해 주었습니다. 첫 번째 종은 다섯 달란트를 받았고, 두 번째 종은 두 달란트를, 마지막 종은 한 달란트를 받았습니다. 주인은 종들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기에 종들의 재능에 따라 차별적으로 돈을 맡겼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주인이 타국에 갈 때 자기의 종들에게 자기 소유를 맡기는 것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귀족이나 부자들은 종이나 소작인들에게 자기 재산을 맡기고, 다시 올 때 그들은 주인이 돌아올 때 원금과 이자를 주인에게 주고 나머지 부분을 자신이 취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종들 가운데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 수익금이 모이면 자신의 몸값을 지불하고 자유의 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을 염두 해 볼 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주인은 재산의 증식을 기대하며 자신의 종들에게 소유를 맡기었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사용된 헬라어 ‘탈란톤’은 본래 돈의 액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말씀을 우리 삶에 적용시켜 본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 능력, 자원 등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에게 능력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주님의 일을 맡기시고,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와 교회가 더욱 풍성하여 지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각 성도가 감당하기에 알맞는 달란트를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 자신이 가진 재능과 은사를 다른 사람을 비교하며 교만해 지거나 자기비하에 빠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첫 번째 종은 장사를 하여 다섯 달란트의 이익을 남겼습니다. 두 달란트 받은 두 번째 종도 장사를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습니다. 이 두 사람은  주인에게 받은 자본으로 물건을 사서 열심히 파는 성실함으로 많은 이익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종은 달랐습니다. 그는 땅을 파고 주인의 돈을 땅 아래 감추어 버렸습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은행이나 금고가 없었기 때문에, 재물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땅에 묻는 것이었습니다. 왜 세 번째 종은 다른 두 종들처럼 장사를 하여 이윤을 남기지 않았을까요? 그는 돈을 잃어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돈을 땅에 파묻는 행위는 달란트를 맡긴 주인의 의도와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달란트는 원래 중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쓰였습니다만, 금의 무게가 곧 금의 가치 였기에 달란트는 중량 측정 단위이며 동시에 화폐의 단위로 발전하였습니다. 달란트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무게로 계산하면 34kg (75파운드) 정도 됩니다. 또한 당시 돈으로 환산하면 6천 데나리온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의 돈인가 환산해 보면 1달란트는 노동자 한 사람이 20년 벌어야 하는 거액이었습니다. 1달란트도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은 그것을 땅에 묻음으로 인해 돈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그는 주인의 기대에 어긋나는 매우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받은 사명, 은사, 재능을 타인과 비교하며 그것을 활용하기 보다 묻어 버리는 것은 하나님 보실 때 불성실한 태도로서 하나님께 책망 받는 원인이 됩니다.

오랜 시간 후에 주인이 돌아 왔습니다. 종은 자신이 돈을 맡겼던 종들과 결산을 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고대 사회는 종이나 소작농들은 주인이 맡겨 둔 것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오랜 시간 후에 돌아온 주인은 마지막 날에 이 세상에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종들과 회계하는 주인의 모습처럼, 마지막 날에 우리 주인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각 사람들과 결산하여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십니다. 충성되게 살아간 자들에게는 상을 주시고, 그렇지 못한 자들에게는 벌을 주십니다.

첫 번째 종이 주인에게 보고 합니다. “주인님 제가 다섯 달란트를 주셨는데, 제가 열심히 장사해서 다섯 달란트를 벌었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그를 칭찬했습니다. “잘하였도다!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상하였으니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겠다!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여기서 주인의 즐거움이란, 구원 받은 성도들이 받게 될 “하늘 나라”라는 영원한 보상을 가리킵니다. 두 달란트 받은 자도 주인에게 그와 같이 보고하자, 주인은 그 역시 칭찬하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주인은 다섯 달란트를 번 종이나, 두 달란트 번 종이나 차별을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두 달란트 이윤을 남긴 자는 첫 번째 종보다 번 이윤이 적었지만 동일한 보상, 동일한 칭찬, 동일한 특권을 주인에게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시는 것은 얼마나 주어진 일에 성실하게 감당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주님이 우리에게 맡겨 주신 것을 어떻게 성실하게 사용하였는가를 보십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이 결산하기 위해 주인 앞에 섰습니다. “주인님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제가 압니다. 제가 주인이 두려워서 제게 맡겨 주신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습니다. 여기 보십시오. 주인의 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종은 자신의 주인이 엄한 사람이며, 타인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람이라고 은근슬쩍 비난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무책임을 은폐하려는 비겁한 시도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 달란트를 잃어버리게 되면 벌을 받을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너무 두려워서 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변명했습니다. 그는 주인에게 받은 것을 소홀히 하고 낭비하고 남용했습니다. 그것이 그가 주인에게 벌을 받게 된 이유 입니다.

주인이 이 종에게 대답했습니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 그러면 네가 마땅히 내 돈을 취리하는 자들에게나 맡겼다가 내가 돌아와서 내 원금과 이자를 받게 하였을 것이니라!” 주인은 종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여 자신이 심거나 뿌리지 않았는데도 거두고 모으는 권리가 있는 주인임을 강조하며, 책임을 다하지 않는 종을 강하게 책망하였습니다. 주인은 이 종에게 무리한 것을 부탁한 것이 아닙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주인은 누구보다 종의 능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한 달란트를 맡긴 것입니다. 그러나 종은 자신을 신뢰하여 준 주인의 마음을 오해하고, 오히려 종을 악한 자로 여기며 주인을 원망했습니다.

주인은 한 달란트 종이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아 열 달란트 있는 자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종을 아무 쓸모 없는 무익한 종이라 부르며 그를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고 명령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위탁하신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심판을 받는 죄악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주님께서 맡겨 주신 재능을 가지고 우리가 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