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4 겸손하게 진솔하게 (전도서 5장 1-8절)

 

앞서 솔로몬은 해 아래에서 살아가는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솔로몬은 인간이 아무리 많은 지혜와 육체적 쾌락과 재물과 권세를 다 가져도 결국 해 아래 인생은 죽음과 부조리에 의해 허무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 허무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영원한 존재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허무에 대한 해결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며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에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살아가야 할 태도를 교훈 하고 있습니다.

먼저 솔로몬 왕은 1-3절에서 하나님께 형식적으로 드리는 제사와 이기적인 마음으로 드리는 간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교훈 합니다. 1절을 봅시다. “(전 5:1, 개정) 너는 하나님의 집에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나으니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함이니라” 하나님의 집은 솔로몬 왕이 지은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킵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장소이며,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는 이유는 제사를 위한 것입니다. 솔로몬은 성전을 들어갈 때 ‘네 발을 삼가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발은 우리의 행동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네 발을 삼갈지어다”라는 말은 “네 행동을 신중하게 하라”는 의미의 표현이 됩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제사 드리는 장소이며 동시에 임재하시는 장소이기에 성전에서는 그릇되고 악한 행동을 취하지 않도록, 부주의하게 행동하지 말고 삼가 조심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자세를 간직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솔로몬에 의하면 공부하는 것, 육체적 쾌락을 즐기는 것, 재물을 쌓고 권세를 누리는 것도 다 시간이 지나가면 사라질 허무한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절대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가치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영원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 해야 합니다. 1절을 보면 “가까이 하여 말씀을 듣는 것이 우매한 자들이 제물 드리는 것보다 났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씀을 듣는다는 말은 ‘말씀을 순종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형식적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반복하는 자들의 제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그대로 살아가는 이의 삶이 하나님 받으시기에 합당한 예배입니다. 1절 후반절에 “우매한 자들이 제물을 드리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악을 행하면서   깨닫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즉 하나님 앞에 나와 제사를 드리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의식 없이 경솔하게 습관적으로 하나마나 한 마음으로 마지못해 드리는 제사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께 큰 죄악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형식적으로 드리는 제사, 정성이 결여된 제사, 진실한 마음이 사라진 것을 하나님은 원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런 것 제사는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제사 드리는 외적인 행위 자체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을 생활 가운데서 실천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보십니다.

비어 있는 마음으로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 되듯이, 비어 있는 마음으로 함부로 기도하는 것도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입니다. 2절을 봅시다. “(전 5:2, 개정) 너는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열지 말며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지 말라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 전 세계 어느 기독교를 가봐도 우리 나라 사람들만큼 열심히 기도하는 민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처럼 통성기도를 잘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조용히 혼자서 고요하게 기도합니다. 그렇다고 부르짖는 기도가 잘못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성경은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의 필요성에 대해서 수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빈 말로 함부로 기도하는 자세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함부로 입을 연다’는 말은 ‘서두르게, 너무 빠르게’ 입을 여는 모양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기도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해서 얼마나 빠르게 기도를 말 그대로 ‘해치우듯’ 합니까?

그런데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만일 우리가 귀한 VIP 분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면, 한 마디 한 마디 주의 깊게, 사려 있게 차분하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까? 시장에서 물건 경매하듯이 빨리빨리 말을 뱉어 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말에는 상대방을 향한 배려가 묻어나오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하나님 앞에 드리는 기도 역시 어찌 급한 마음으로 함부로 아무 말이나 쏟아내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기도할 때 무언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기도의 미덕인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2절 후반절을 보십시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음이니라. 그런즉 마땅히 말을 적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입을 열 때 신중하고 사려 깊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결코 우리가 가볍게 대할 분이 아닌 초월적인 존재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존귀하신 하나님, 거룩하신 하나님,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입을 여는데 어찌 중언부언, 의미 없는 말들을 뱉어 내겠습니까? 기도할 때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의미 없는 표현들을 걷어내야 합니다.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기도가 아닙니다. 천 마디 의미 없는 빈 말의 기도가 아니라, 열 마디라도 그 한 마디 한 마디에 우리의 진심과 정성을 담아 드리는 기도야 말로,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기도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낮은 자임을 깨닫고 피상적인 중언부언을 피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와 진지한 자세로 기도에 임해야 합니다.

3절을 봅시다. “(전 5:3, 개정) 걱정이 많으면 꿈이 생기고 말이 많으면 우매한 자의 소리가 나타나느니라” 여기서 걱정은 욕심입니다. 욕심이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는 기도할 때 어리석은 소리가 튀어나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비현실적인 망상이나 하나님 뜻에 하나도 맞지 않는 것들을 어리석게 구합니다. 이런 무의미한 기도를 피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 목소리도 크고 오래 기도하는데 그 기도의 내용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하나도 없다면 그 기도는 아무 쓸모가 없는 기도입니다.  솔로몬은 오히려 그것이 어리석은 자가 내는 소음이 되어 버린다고 경고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의미 없는 말들을 주문처럼 중언부언하지 말아야 합니다. 기도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께 집중되어 있는지 계속해서 체크하십시오.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는데, 입술이 계속 움직이고 소리 내고 있다면 기도를 당장 멈추십시오. 그것은 더 이상 기도가 아니라 우매자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마음이 하나님께 집중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분주하지 않고, 경솔한 태도나 그릇된 욕구로 구해서는 안 됩니다. 이 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3절에서 한 말을 7절에서도 반복합니다. 사람이 욕심이 많아지면 말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기도는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합니다.

4-6절까지는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반드시 지키라는 말씀입니다. 형식적인 제사, 경솔한 기도에 대해서 경계한 솔로몬은 이제 경솔하게 서원하지 말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합니다. 또한 서원한 것에 대해서는 지체하지 말고 이행함으로써 여호와를 진실하게 섬기라고 권면합니다. 5절 말씀처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나님, 저 이번 한 번만 도와주세요. 이번에 저 도와주시면 제가 이렇게 이렇게 할게요!” 기도할 때는 너무 절박하고 급해서 서원하여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 주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도가 응답되고 나니, 서원한 것을 잊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무시하는 행위요, 하나님을 기만하는 죄악입니다. 6절 봅시다. “(전 5:6, 개정) 네 입으로 네 육체가 범죄하게 하지 말라 사자 앞에서 내가 서원한 것이 실수라고 말하지 말라 어찌 하나님께서 네 목소리로 말미암아 진노하사 네 손으로 한 것을 멸하시게 하랴” 솔로몬은 하나님 앞에서 입술로 범죄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계합니다. 우리가 서원한 것이 ‘실수’라고 하나님 앞에서 변며할 수 없습니다. 어찌 크신 하나님 앞에 입과 혀를 함부로 놀리겠습니까? 우리가 목소리로 뱉은 것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진노하사 우리가 손으로 이루어 낸 것들을 하나님께서 심판하시고 멸망시키지 않도록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오늘 솔로몬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제사이든, 예배이든, 기도이든 경솔하게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하나님은 경외의 대상이지, 가볍게 여길 분이 아니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 앞에 언제나 진중하게 나아가십시오. 우리 모든 생각과 마음을 집중하여 주님 앞에 나아가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그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여 주님을 예배하고, 주님께 기도하십시오. 그와 같이 진실하고 마음이 담긴 겸손한 예배와 기도야 말로 우리 하나님께서 받기에 합당하신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실 그 영광과 존귀를 올려드리는 우리의 삶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