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2 하나님의 저울 위에서 (다니엘 5장 17-31절)


바벨론의 벨사살 왕은 전국에서 모인 귀족들과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왕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빼앗아 온 금 그릇과 은 그릇에 술을 부어 마셨습니다. 이와 같이 벨사살 왕은 여호와를 조롱하고 그가 섬기는 금, 은, 쇠, 놋, 돌, 나무로 만든 우상을 찬양했습니다. 이 때 술에 취한 왕 앞에 손가락이 나타나 글씨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왕의 온 몸이 돌이 되어 마비되었고, 그의 안색이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왕은 두려움에 두 무릎이 서로 부딪칠 정도로 떨고 있었습니다. 이에 왕은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을 불러 이 손가락이 쓴 글씨를 읽고 해석해 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능히 이 글을 읽지 못했고, 해석하지도 못했습니다.
이 때 왕비의 추천으로 다니엘이 왕 앞에 서게 됩니다. 왕은 다니엘을 무시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네 이름이 다니엘이냐? 네가 내 부왕이 유다에서 데려온 포로 가운데 한 사람이냐? 너는 해석을 잘 하고 어려운 문제도 잘 푼다고 들었다. 그러니 벽 위에 적힌 글을 읽고 설명해 보아라. 네가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내가 네게 자주색 옷을 입혀 주고 목에는 금사슬을 걸어 주고 이 나라의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아 주겠다.” 다니엘은 벨사살 왕이 제시한 많은 예물과 상급을 거절했습니다. “”임금님이 주시겠다는 선물은 거두시고, 임금님이 내리실 상급은 다른 사람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그럴지라도 저는 이 글자를 읽고서, 그 뜻을 풀이하여 임금님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벨사살 왕과 다니엘 이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니엘은 왕에게 손가락이 쓴 글의 해독과 해석을 알려주기 전에 벨사살 왕의 어리석음을 신랄하게 책망했습니다. 다니엘이 벨사살 왕을 책망하는 내용이 18-23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임금님, 가장 높으신 하나님께서 임금님의 아버지 느부갓네살 왕께 나라와 큰 권세와 영광과 위엄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큰 권세를 주셨으므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들이 그 앞에서 떨면서 무서워하였으며, 왕의 부친께서는 마음대로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마음대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마음대로 사람을 높이기도 하고, 마음대로 사람을 낮추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부친께서 마음이 높아지고 생각이 거만해지셔서, 교만하게 행동을 하시다가, 왕위에서 쫓겨나셔서, 명예를 잃으신 일이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쫓겨나시더니, 그의 마음은 들짐승처럼 되셨고, 들나귀와 함께 사셨으며, 소처럼 풀을 뜯으셨고, 몸은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로 젖으셨습니다. 그 때에야 비로소 왕의 부친 느부갓네살 왕께서는, 가장 높으신 하나님이 인간의 나라를 다스리시고,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사람을 그 자리에 세우시는 줄을 깨닫게 되셨습니다. 느부갓네살의 아드님이신 벨사살 임금님은 이 모든 일을 아시면서도, 마음을 겸손하게 낮추지 않으시고, 하늘의 임금님이시요 주님이신 분을 거역하시고, 스스로를 높이시며, 하나님의 성전에 있던 그릇들을 가져 오게 하셔서, 임금님과 귀한 손님과 왕비들과 후궁들이 그것으로 술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임금님은 보거나 듣거나 알지도 못하는, 금과 은과 동과 쇠와 나무와 돌로 만든 신들은 찬양하시면서도, 임금님의 호흡과 모든 길을 주장하시는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손을 보내셔서, 이 글자를 쓰게 하신 것입니다.”
다니엘은 벨사살이 왕이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 왕이 교만하게 행동하여 하나님께 심판을 받고 7년간 정신병자로 살아야 했음을 똑똑히 보고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역시 오만하게 처신하고 지극히 높으신 여호와 하나님을 모욕한 죄악을 저질렀다고 강력하게 책망했습니다. 벨사살 왕은 하나님께서 세상의 통치자를 세우기도 하고 폐하기도 하심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속한 성전 기물로 신하들과 술을 따라 마시고 온갖 우상들을 찬양했기에 하나님께서 그를 심판하신 것입니다.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벨사살 왕에게 행하실 심판이 무엇인지 글자를 해독, 해석하며 말해주었습니다.
“임금님 벽에 기록된 글자는 이러합니다. [메네 메네 테켈 파르신]입니다. 그 글자를 해석하면, 이러합니다. ‘메네’는 하나님이 이미 임금님의 나라의 시대를 계산하셔서, 그것이 끝나게 하셨다는 것이고, ‘데겔’은, 임금님이 저울에 달리셨는데, 무게가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것이고, ‘바르신’은 임금님의 왕국이 둘로 나뉘어서 메대와 페르시아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다니엘의 해석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이미 벨사살 왕의 나라가 언제 멸망하게 될지 그 끝을 정해 놓으셨고, 곧 끝나게 하십니다. 바벨론이 당대 온 세상을 지배하는 커다란 제국처럼 보였지만,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날수가 다 찼기에 바벨론이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 벨사살의 교만을 보시고 그의 행적을 심판의 저울에 달아보시니 기준에 못 미쳤고, 그로 인해 나라가 멸망하게 되어 메대와 바사가 바벨론 나라를 갖게 될 것입니다.
벨사살 왕은 다니엘이 벽에 기록된 글을 해독하고 해석하자 약속대로 그에게 자색 옷을 입히고, 금목걸이를 걸어주고, 그를 나라에서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았습니다. 놀랍게도 다니엘의 이야기대로 왕이 잔치를 베풀던 바로 그날 밤 교만했던 벨사살 왕은 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이어 메대 사람 다리우스가 왕이 되어 바벨론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바벨론 제국이 하룻밤 사이에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바벨론의 왕 벨사살은 하나님을 업신여기고 무시했습니다. 벨사살 왕은 거대한 제국의 왕으로서 자신이 모든 것을 다스린다고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역사를 움직이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낮추시고 그는 결국 망하게 됩니다. 벨사살 왕은 자신의 왕권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하나님께서는 하룻밤 사이에 그의 제국의 역사를 끝내셨습니다. 하나님은 세우기도 하시고 폐하기도 하십니다.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십니다. 역사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날마다 우리의 삶을 평가하고 계심을 잊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행동하고,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믿음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