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8 삶의 소중한 시기를 드려라 (민수기 4장 34-49절)

오늘 본문은 성막에서 봉사할 수 있는 나이를 30세에서 50세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4장 전체를 통해 이 내용은 무려 7번이나 반복되어서 기록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에는 느낌표도 없고, 따옴표도 없습니다. 대신 중요한 것,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 내용을 반복해서 기록합니다. 신약 성경에 예수님께서 중요한 내용을 말씀하실 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렇게 두 번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것도 그런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천사가 하나님을 찬양하며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하고 3번 반복한 것도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민수기 4장에서 성막에서 봉사할 수 있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무려 2-3번도 아니고 7번씩이나 언급 되었다는 것은 이 내용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왜 성경은 이처럼 레위인들의 나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그 내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윗은 30세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예수님도 서른 살이 되었을 때 공생에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모든 사람이 다 30살에서 50세 사이에 부르심을 입은 것은 아닙니다. 모세의 경우에는 80세에 부르심을 받았고, 갈렙과 같은 경우 여든 다섯의 나이에도 하나님께 쓰임 받아 땅을 정복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군사로서 전쟁에 나가기 위해서는 스무살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막에서 일하는 레위인만큼 30세가 넘어야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서른 살에 일을 시작하여 20년간 일한 후 50세에 은퇴 합니다. 다시 말하면 20년간 일하기 위해서 이들은 30년간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는 지혜도 필요하고, 경험도 필요 했습니다.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사역의 원동력 입니다. 목사님이 강대상에 올라가 설교를 전하는데 하나도 준비하지 않고 한다… 얼마나 불안합니까?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을 사용하십니다. 또한 하나님은 사용하실 사람을 준비시키십니다. 하나님은 요셉을 총리로 쓰시기 위해서 10년 넘게 그를 준비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왕으로 쓰시기 위해 그 역시 10년 넘게 훈련 시키셨습니다.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일꾼을 사용하십니다. 따라서 주님께 쓰임 받기 위해서는 준비 된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시내산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산으로 부르시고 말씀을 주시기 전 무려 6일 간 준비 기간을 갖게 하신 후, 제 7일에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로 인해 광야에서 수 백만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6일간 기다려야 했습니다. 사람은 급하게 서둘러서 일할지 몰라도, 하나님은 질서 있게 일하십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그릇에 은혜를 부어 주십니다.
주일날 교회에 15분, 20분 일찍와서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며 은혜를 사모하는 사람하고, 10분 늦게 부랴부랴 교회에 뛰어 들어오는 사람하고 누가 더 은혜를 많이 받겠습니까? 준비된 그릇에 은혜가 부어집니다. 예배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봉사하고 섬길 때도 무엇보다 기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레위인들이 서른 살이 되어야만 성막에서 섬길 수 있도록 하신 이유는 그 사명이 매우 거룩하고 동시에 하나님의 진노로 죽음에 이를 수 있을만큼 위험하기에 레위인들이 철저하게 준비될 수 있도록 준비시키신 것이죠.
젊은 날의 패기나 열정만 가지고 일을 하다 보면 미숙함에 일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를 30세로 제한 했습니다. 청년 때의 혈기나 서투름에서 벗어나 여러모로 성숙하게 되는 시기를 서른 살로 본 것이죠.
성막에서 섬기는 레위인을 계수할 때 아래로는 나이 제한을 30세로 둔 것처럼 위로는 나이를 50세로 제한 했습니다. 요즘에야 평균 연령이 올라가서 100 세 시대가 되었습니다. 약 20년 전만해도 나이가 60만 넘어도 어르신들 환갑 잔치를 열어줄 만큼 평균 수명이 짧았습니다. 요즘에는 평균수명 기대수명이 올라가서 환갑잔치. 칠순잔치도 잘 안합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한 사람의 나이가 60세에 이르는 것에 큰 의미를 둘 만큼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3천년 전에야 평균 수명이 얼마나 짧았을까요? 물론 모세처럼 백 살 넘게 살아간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 모세도 시편에 “(시 90:10)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의 평균 수명이 칠십 정도니 100세 시대인 요즘 기준으로 보면 사람의 수명이 30년이나 짧았던 것이죠. 그러니 당시에 기준으로 50세가 이르면 은퇴할 나이의 기준으로 본 것입니다. 각 교단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요즘 대부분 목사님들 은퇴 나이가 예순 다섯 입니다. 65세 되면 정년 나이입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은퇴하시는 목사님들 가운데 은퇴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분들이 많으세요. 한참 리더십이 뛰어나고, 영성이 깊어지고, 성품도 성숙하여 목회의 꽃이 피는데 그만 은퇴할 나이가 되어 버린 거에요. 주변에 은퇴를 앞두고 계신 그런 목사님들을 볼 때면, 한 5년만 늦추면 안 될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어요. 삶이란 것이 얼마나 짧은지 궁수의 팔을 떠난 “쏜 살”과 같다. 말했습니다. 올림픽 경기 TV로 보면 분명 궁수가 쏘는 장면이었는데 눈 깜빡이는 사이에 화살이 과녁에 꽃혀 있습니다. 화살이 날라가는 속도가 워낙 빠르니까 카메라가 느린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화살이 보이지 않는 거죠. 우리의 삶이 쏜 살처럼 빠르다는 것이 바로 그런 거죠.
가끔 은퇴하신 목사님들 하고 식사할 때가 있어요. 목사님들께 하시는 말씀이 시간이 너무 금방 가버렸다는 거에요. 이제야 제대로 된 목회를 하는 것 같고, 목회가 무엇인지, 교회가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은 것 같은데 벌써 은퇴할 때가 되어 버렸다는 거에요. 긴 시간이 남아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죠. 우리가 평생 교회에서 봉사하고 섬길 수 있을 것 같아도, 이것도 정해진 때가 있습니다. 마음은 교회를 섬기고 싶은데 우리의 건강이 허락하지 않을 때가 섬기지 못할 때가 옵니다. 섬기고 싶어도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섬기지 못하고, 성경을 더 자세히 배우고 싶어도 정신이 예전 같이 또렷하지 않고 기억력이 젊었을 때와 달라 성경을 배우는 것도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게 됩니다.
하나님은 레위인에게 30세에서 50세의 시기를 주님께 바치고 성막에서 헌신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레위인들에게 있어 이 시기는 삶의 전성기 입니다. 삶 속에서 어느 정도 성숙함을 갖춘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이룰 수 있는 힘이 깃든 인생의 황금기 입니다. 하나님은 이 귀한 시간을 통해 레위인들이 주님을 섬기기를 원하셨습니다.
유엔이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에 대해서 측정한 결과 현대 인류의 연령을 5 단계로 구분 했습니다. 0세부터 17세까지는 미성년자, 18세에서 65세까지는 청년, 66세부터 79세까지는 중년, 80세부터 99세까지는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 입니다. 어디에 속하십니까? 아직 일 할 수 있는 나이입니까? 하나님께서 건강을 허락하셨습니까? 그 건강한 몸을 가지고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성도들을 섬기십시오.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해서 주님을 섬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날이 한참 밝은 것 같아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 새 나도 모르는 사이 어두운 밤이 찾아옵니다.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들이 하는 말이 아침 차리고, 점심 차리고, 빨래하고, 저녁 차리면 하루가 다 간다는 거에요. 하루가 너무 짧은 거죠. 우리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세상에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 새 주님의 일을 할 수 없는 시기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 때는 주를 위해 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분명하게 삶의 우선순위를 세워 놓고 살아야 합니다. 삶의 황금기에 레위인을 부르신 것처럼, 우리의 삶의 전성기조차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헌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께서 우리에게 건강을 허락하시고, 우리에게 일할 수 있는 힘과 체력을 허락하시는 한, 우리의 남은 삶 동안 주님을 위해 섬기고 주님께 삶으로 헌신하여 더 많은 것을 기쁨으로 드릴 수 있는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