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7 믿음으로 반응하라 (마가복음 6장 32-44절)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빈들에 찾아온 무리들… 그 수가 자그마치 성인 남자만 5천명이 됩니다. 오늘날처럼 Mic system 이 있던 시절도 아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조금이라도 더 잘 듣기 위해 구름같이 허다한 무리가 입추의 여지 없이 예수님 주변에 앉아 있었을 것입니다. 무리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또한 그 분께서 병든 자를 고치시는 모습을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분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새 땅거미지는 저녁이 찾아왔습니다. 집회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이야기 합니다. “선생님, 이 곳은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벌판인 데다가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사람들을 마을로 보내 각자 음식을 사 먹게 하시지요.”
제자들이 예수님께 드린 조언은 어찌 보면 가장 이성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지금 이들이 모여 있는 빈들에는 먹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먹을 것이 있다 한들 여성과 어린이를 합하여 2만 명이나 되는 이 큰 인원을 다 먹일 돈도 없습니다. 게다가 낮부터 쉬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배고픔은 저녁이 되자 극도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누가 보아도 사람들을 마을에 보내 각자 음식을 사 먹게 하는 것이 가장 이성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주셨습니다. 37절 말씀을 보세요. “(막 6:37)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여짜오되 우리가 가서 이백 데나리온의 떡을 사다 먹이리이까” “아니다. 그들이 안 그래도 지금 피곤하고 배고픈 사람들인데 멀리 가게 할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려무나.” 만약 우리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었다면, 주님의 이 말씀을 듣고 크게 당황했을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쌓아 놓은 식량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이 많은 인원을 다 먹일 돈도 이들에게는 없습니다. 돈이 있다 한들 지금 빈들에서 2만 명을 한꺼번에 먹일만한 식당도 가게도 없습니다.
제자들은 어찌할 줄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너희에게 지금 무엇이 있느냐?” 제자들에게 있던 것..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우리는 다른 복음서들을 통해 이것이 어린아이의 도시락이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린 소년 하나가 먹을만한 도시락, 그 안에 든 보리로 만든 빵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 즉 예수님과 열 두 제자가 먹기에도 부족한 양입니다. 제자들이 볼 때 지금 당장 우리가 굶게 생겼는데, 우리 코가 석자인데 예수님께서는 2만 명의 무리들을 생각하고 계신 것이죠.
다소 황당해 하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예수님께서 마지막 남은 어린아이의 도시락을 혼자 다 드시려 그러시나?’ 제자들은 고개를 좌우로 갸우뚱거리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아는 우리들에게는 예수님의 손에 도시락이 건너간 순간 기적이 시작되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너무도 작은데 하나님께서 놀랄 만큼 많은 일들을 감당케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현장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작을지라도 그것을 하나님께 드릴 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도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빵 몇 조각일지라도, 어린 아이 도시락에 쓰일만한 작은 생선 두 마리일지라도 하나님께 갖고 나가면, 그 작은 희생을 통해 큰 역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비록 내 인생은 남들이 볼 때 뭐 하나 뛰어나게 잘 하는 것 없어 보이고, 오히려 힘없고, 작고, 연약해 보일 수 있으나 우리의 인생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면 바로 그 때 하나님은 우리와 같이 작은 자들을 통하여 큰 역사를 이루어 내십니다.
힘없고 연약한 자를 통하여 큰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 저는 이것이 우리 하나님의 주특기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우리의 연약함 속에 하나님의 강함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무능함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제자들 역시 2만 명의 무리를 먹이긴커녕 자기들 먹을 음식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보리떡과 물고기를 주님께 드리자 기적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은 군중들을 풀밭에 앉히시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받아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빵과 생선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그것을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습니다. 빵과 생선을 받은 제자들은 멍했을 것입니다. “아니 이 작은 양으로 누구 입에 풀칠을 하나? 간에 기별도 안 갈 텐데…” 그러나 제자들은 그들의 선생이신 예수님께서 여태까지 행하신 기적을 발판 삼아 분명 주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뜻이 있으시겠지 하고 생각하며 빵과 생선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41절 입니다. “(막 6:41)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 앞에 놓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매” 계산대로 라면 빵이 다섯 조각이니까 다섯 사람 먹고 끝났어야 합니다. 조금씩 띠어 먹어도 20명 넘는 인원이 먹기에도 확실히 부족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오늘 이 기적의 현장을 마가는 42-44절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막 6:42) 다 배불리 먹고 (막 6:43) 남은 떡 조각과 물고기를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막 6:44) 떡을 먹은 남자가 오천 명이었더라” 성인 남성 한 명이 먹어도 양에 차지 않을 어린 아이의 도시락… 2만 명은 고수하고 성인 2명이 먹을 양도 안 되었던 그 작은 도시락… 그러나 주님의 손에 맡겨진 그 작은 양의 빵과 생선은, 이제 2명이 아니라 스무명, 이백명, 이천명, 5천 명을 먹이는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었습니다. 이 당시 인원 수를 셀 때 20살 이상의 성인 남성만을 기록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날 오병이어의 빵과 고기를 먹은 사람은 약 2만명 정도 되는 인원으로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대단한 사건입니다. 어린 아이 한 사람 먹을 정도의 도시락 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손에 붙잡히자 오천 명을 먹이고 심지어 열두 바구니나 남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매우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으로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것은 턱없이 부족해. 난 능력이 없어. 난 은사가 없어.” 이런 선입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사실 제자들도 그 동안 예수님의 기적을 많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현실의 높은 벽 앞에서 주저 앉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것이 비록 작고 보잘 것 없어도, 우리의 마음을 담아 주님께 헌시하여 드릴 때 그것은 놀라운 기적의 매개체가 되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케 하는 간증의 산물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일을 감당하기 위해 점검해야 하는 것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아는가? 나는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옳은 질문은 “내가 가진 것을 주님께 드렸는가?” 입니다. 한 아이의 도시락 하나로도 5천명이라는 수많은 무리를 먹이시는 하나님의 권능이 예수님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오병이어와 같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 눈에는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작은 것을 보지 마시고, 작은 것을 통해 크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내가 가진 것이 적어도 하나님은 현실의 높은 장벽을 뛰어넘어 역사하십니다. 오늘 이 하루 우리가 가진 것을 능력의 하나님께 가져감으로 말미암아 2만 명을 먹고도 남아 풍족히 거두는 놀라운 복이 있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