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문둥병의 증상이 보이는 자가 있으면 그는 즉시 제사장에게 가서 자기 몸을 보여줘야만 했습니다. 제사장은 환자의 증세를 관찰하여 그 사람이 문둥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문둥병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사장에게 부정하다는 판단을 받을 것과 문둥병자로 낙인 찍힐 것과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진 채 격리된 생활을 하는 것이 두려워 제사장에게 나가지 못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주변 사람들이 문둥병에 걸린 사람을 제사장에게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9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사람에게 문둥병이 들었거든 그를 제사장에게로 데려갈 것이요.”라고 했습니다. 문둥병에 걸린 사람이 직접 제사장에게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만, 하나님은 주변 사람들이 환자를 제사장에게 데리고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하나님은 죄가 결코 개인적인 일이 아니며, 우리는 한 공동체의 지체가 지은 죄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경계하며 치유와 회복을 위해 힘써야 함을 배우게 됩니다. 가령 우리 가족 중 한 사람이 문둥병에 걸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팔을 걷고 그가 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그는 남이 아니라 내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문둥병은 전염되는 질병이기에 가만히 놔두면 그 한 사람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죽게 됩니다.
우리들의 죄가 마치 이러합니다. 공동체 가운데 한 사람이 짓는 죄에 대해서 우리는 나 몰라라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결국 내 자신의 영혼을 죽이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문둥병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문제가 되었듯이, 죄 역시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조치하지 않으면 공동체 전체가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됩니다.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왔던 12명의 정탐꾼 중 10명은 가나안 사람들은 거인이며 성벽은 높아서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고 불평하며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10명으로 시작된 불평과 원망이란 죄가 이스라엘 전체에 급속도로 퍼지게 되어 결국 이스라엘 전체가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받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지 못한 채 40년간 광야에서 방황하다 죽어야만 했습니다. 10명의 죄가 이스라엘 전체로 전염된 것입니다.
솔로몬 왕 한 사람이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여 이방신을 섬기기 시작하니 이스라엘 전체가 우상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분열하게 되고 결국 이스라엘과 남 유다는 둘 다 죄로 인해 망하게 됩니다. 죄는 결코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죄의 전염성은 공동체 전체의 문제가 됩니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회 안에 일어나는 죄에 대하여 속히 조치하지 않는 경우, 교회 전체에 악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문둥병 걸린 환자를 곁에 있던 이들이 제사장에게 데리고 간 것처럼, 죄를 범한 사람이 있을 때, 그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또한 그가 자신의 죄를 회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세리와 창녀와 같은 죄인들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다면 그들은 구원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들을 찾아가시고 하나님께로 인도하셨기 때문에, 세리장 삭개오도, 간음하다 잡혀온 여인도 구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시대는 개인주의가 강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도 개인 중심으로 합니다. 함께 신앙생활하는 사람 가운데 누군가 범죄하여 그것에 대하여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범죄는 곧 공동체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가지고 오게 됩니다. 교회는 거룩함이 훼손되지 않도록 범죄한 성도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공동으로 대처하며, 죄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합니다.
10절 말씀을 보면, “피부에 흰 점이 돋고 털이 희어지고 거기 난육이 생겼으면” 그 사람의 문둥병은 발병한지 이미 오래된 것으로 진단하라고 했습니다. 즉 몇 일 더 두고 볼 필요도 없이 그 자리에서 ‘부정한 자’로 진단 받는 것입니다. 10절에 말하고 있는 현상은 문둥병이 오래 되어서 살 밖으로 병균이 터져 나온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가 죄를 방치하고 오랫동안 회개하지 않으면 이처럼 죄가 터져나와 모두가 알아볼 정도로 부정해 집니다.
오늘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 받고 조롱 받는 것은 교회가 오랫동안 일어난 죄들을 쉬쉬하며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소수의 오래 된 죄로 인해 기독교 전체가 욕을 먹고 비난을 당하는 심각한 결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교회는 언제라도 성도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면 사랑과 관용으로 용서해주어야 합니다. 우리들도 예수님께 용서받은 죄인들이며 용납 받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죄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자신의 죄로 인해 영혼이 썩어져 가고 있고 죽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혼의 형편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범죄의 삶에 빠져 있다면, 교회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죄를 처리해야 합니다. 교회의 거룩성이 훼손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낮아지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회개치 못한 지속적인 상태의 범죄가 드러날 경우 교회는 단호한 자세로 죄를 다루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우리 가운데 오래된 제가 있지는 않습니까? 범죄한 형제 자매의 죄를 보고도 간과하며 무관심으로 지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한 공동체이기에 한 사람의 죄는 곧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문둥병에 걸린 자들을 제사장 앞으로 데리고 간 것처럼, 죄로 인하여 믿음이 죽어가는 형제 자매를 하나님께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랑과 용기가 있는 교회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