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자, 하나님은 그들을 블레셋 사람의 손에 넘겨주었습니다. 그 결과 무려 40년 동안 이스라엘은 블레셋의 통치를 받고 살았습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암울한 이 시대에 오늘 성경의 카메라는 한 부부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단 지파 사람 마노아와 그의 아내였습니다. 1절 말씀을 보니, 그의 아내는 임신하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그녀가 자식을 낳을 수 없었습니다. 성경에 그녀의 나이가 기록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그녀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처럼 나이가 많아서 불임이기 보다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여인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은 큰 수치와 슬픔이었습니다. 국가적으로는 블레셋의 압제 아래 살아가는 고통스런 시대이며, 가정에는 기쁨이 될만한 자식조차 없습니다. 사사기의 저자는 마노아 부부가 처한 시대적, 가정적 상황을 이처럼 어둡고 우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노아 부부가 처한 이 상황은 오늘날 우리들이 처해 있는 세상과 많이 비슷합니다. 경제적으로도 먹고 살기 쉽지 않습니다. 곳곳에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정의 문제로, 자녀의 문제로 부모의 마음에는 염려만 가득합니다. 이처럼 마노아 부부가 처한 암울한 상황은 오늘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상이 이처럼 슬픔과 고통만 가득하다면, 우리 모두는 절망 가운데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빛이요, 소망이요, 생명되신 하나님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알려줍니다. 마노아 부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절 말씀을 보니, 하나님은 마노아의 아내에게 사자를 보내셨습니다. 또한 그녀에게 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란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성경에서 천사가 아기가 태어나기 전, 그의 어머니에게 나타나는 이야기는 오늘 이 본문을 제외하고 4번 더 나옵니다. 이삭의 어머니 사라,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 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천사를 보내셔서 아기의 탄생을 알리신 경우 모두 그 아이를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한 종으로 사용하시겠다는 계획을 말씀해주신 경우였습니다. 오늘 본문이 다른 4번의 경우다 다른 한 가지는 어머니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사사기의 저자는 오늘 우리에게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역사가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여인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 여인을 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녀로 하여금 이스라엘의 사사 중 가장 힘이 센 삼손을 낳게 하셨습니다. 비록 전에는 아이를 낳지 못하던 여인이었으나,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말씀하시자, 그녀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 삼손이 태어나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은혜는 크고 놀랍습니다. 주님은 세상에서 강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택하시고 그들을 사용하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역사는 오늘도 동일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연약한 사람들, 어딘가 삶이 고장 나고, 성숙하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는 사람들을 도리어 택하시고 그들의 삶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가시고 계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이 주님 안에서 강함이 되고, 우리의 가난함이 주님 안에서 부함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믿는 자가 얻게 되는 소망입니다.
자, 그런데 하나님은 오늘 이 여인에게 특별사항을 요구하셨습니다. 4-5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삿 13:4) 그러므로 너는 삼가서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지며 무릇 부정한 것을 먹지 말지니라 (삿 13:5)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머리에 삭도를 대지 말라 이 아이는 태에서 나옴으로부터 하나님께 바치운 나실인이 됨이라 그가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시작하리라”
나실인이란, 특별한 목적을 위해 하나님께 구별된 사람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삼손을 나실인으로 택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그의 어머니 역시 아이를 품은 동안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만일 오늘 이 이야기가 세속사에 있었다면, 아이에게 어린 시절부터 무술을 가리키고 칼을 주어 용사로 잘 키우라는 이야기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기의 어머니에게 그를 용사로 키우라고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그를 ‘거룩한 자’로 양육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힘이 있는 자를 사용하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거룩한 자를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주님은 아기의 어머니에게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힘이 장사 같다고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대학에 나와 학벌이 좋다고, 돈이 많은 재벌이라고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부족해도 거룩한 사람을 사용하십니다. 주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로 칼과 창에 능한 ‘용사’를 택하시지 않고, 포도주와 독주를 삼가는 ‘나실인, 거룩한 자’를 택하셨습니다. 우리가 거룩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마노아 부부에게 그가 이후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가 되리라고 말씀하시면서도, 아이를 강한 용사가 아니라 나실인으로 키우라고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할 자는 ‘용사’가 아니라 ‘거룩한 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거룩한 한 사람을 찾고 계시며, 구별된 삶을 사는 자를 통해 일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소명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어쩌면 우리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거룩함을 잃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한 자를 위하여 예비하신 은혜를 기억하십시오. 구원의 은혜를 늘 기억하며, 거룩한 삶으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십시오. 그리할 때 비록 부족한 사람일지라도 주님께서 택하시고, 들어 사용하시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