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 기드온이 미디안과의 전쟁을 위해 병사를 모집하자, 전국에서 3만 2천명이 모였습니다. 이 정도면 병력이 많아 보이지만, 13만명이 넘는 미디안 군사들과 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싸우기를 두려워하는 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하셨으며, 물을 마시는 자세를 보고 소수의 병사들을 선발 하게 하셨습니다. 끝을 헤아릴 수 없는 적군을 앞두고, 아군의 병사들을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결국 13만 명의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 남은 이스라엘 병사의 숫자는 이제 300 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기드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그 날 밤,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나타나셔서 적의 진영을 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밤에 출격을 명령하신 이유는 적들로 하여금 이스라엘 군대의 적은 숫자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었습니다. 비록 하나님을 믿고 300명의 군사만 곁에 남겨 두었으나, 수많은 적군 앞에 두려워하고 있을 기드온을 생각하신 하나님은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시기 위하여 또 다른 표적을 준비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기드온의 믿음이 약해져서 그가 넘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그에게 믿음과 담대한 마음을 주시기를 원했습니다. 이에 기드온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신의 부하 중 한 사람을 데리고 몰래 미디안 진영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기드온이 보니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적군의 진영은 그 끝을 알 수 없었습니다. 12절 말씀을 보니, “(삿 7:12)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동방의 모든 사람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중다함 같고 그 약대의 무수함이 해변의 모래가 수다함 같은지라”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미디안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 능한 아말렉 사람, 잔인하기로 소문난 동방 사람들까지 연합군을 형성하여 진을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이 미디안 족속 하나만 이기기도 불가능한 상황인데 적군이 이제는 더욱 더 거대한 연합군을 형성하였으니, 이는 누가 보아도 기드온과 3백명의 군사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12절에 보면,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동방의 모든 사람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라는 표현은 밤이 되어서 적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음을 의미합니다. 미디안 족속은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과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미디안 사람들이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전쟁에 참여하는 이스라엘 군대를 얼마만큼 무시하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즉 적들인 미디안 사람들이 보아도 이 전쟁은 게임이 안되는, 상대도 안되는 전쟁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효가 메뚜기 떼처럼 많은 것만을 믿고서 교만해진 나머지 전쟁터에서 긴장을 풀고 정신 상태가 헤이해진 상태로 잠에 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 특히 미디안 사람들이 깊은 밤 편안하게 잠이 든 것조차 기드온이 쳐들어 왔을 때에 정신 없이 자기들끼리 서로 싸울 수 있도록 예비하신 하나님의 크신 섭리 안에 있었습니다.
한편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적의 진지에 도착한 기드온과 그의 부하는 보초를 서고 있는 미디안 병사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습니다. “이보게, 내가 꿈을 꾸었는데 보리빵 한 덩어리가 미디안 막사 쪽으로 굴러가 천막을 내려치더군. 그래서 그 천막이 쓰러지고 엎어져 무너지고 말았다네.” 그러자 그의 친구가 대답합니다. “그 꿈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을 가리킬 것이야. 하나님께서 미디안과 그들의 모든 막사를 그의 손에 주셨다네.” 13절에 보면, “보리떡 한 덩어리”란 표현이 등장합니다. ‘보리떡’은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가장 흔한 음식인 동시에 비천함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보리떡 한 덩어리가 굴러와 천막을 쓰러뜨린다는 것은 비천한 가문 출신인 기드온을 상징합니다. ‘장막’은 유목민인 미디안 족속을 상징하기 가장 알맞은 단어입니다. 때마침 기드온과 그의 부하가 적의 진영에 도착했을 때, 이 두 적군 병사들이 나눈 꿈과 해몽을 듣게 되었습니다. 기드온은 보초병들이 서로 나눈 이 대화를 들은 후, 확실하게 하나님께서 이 모든 상황 가운데 역사하고 계심을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미디안 사람들의 꿈과 해몽을 듣고 이미 미디안 진영에 ‘기드온’이란 인물에 대한 두려움이 퍼져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디안 사람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의 손에 붙였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기드온은 불과 3백명 밖에 안 되는 이스라엘 군사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적군의 꿈과 해몽의 사건을 통해 분명하게 이 전쟁을 하나님께서 이미 기드온의 손에 붙여 주셨음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적군의 대화를 통해 기드온에게 승리의 확신을 갖게 하셨습니다. 적군의 대화까지 사용해 용기를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온 역사의 주인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이 놀라운 섭리에 기드온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독려하고 칼과 창 대신, 항아리 속에 횃불을 넣는 구체적인 전투 준비를 시킵니다. 마치 영적으로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진리처럼 느껴지는 이 횃불작전의 시작은 적군의 대화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우리도 기드온처럼 두려움과 염려로 의기소침해서 망설이고 있는 일이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도전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입니까? 우리의 삶 속에 여전히 역사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기드온의 삶 속에서 역사하고 계신 하나님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동일하게 역사하고 계십니다. 지혜가 필요하신 분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십시오. 힘이 필요하신 분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반드시 찾아오시고 역사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