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 동안 이스라엘은 미디안의 압제 아래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미디안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식량과 가축을 남김없이 약탈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통 속에서 부르짖자, 하나님은 기드온을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택하시고 그에게 미디안을 대항하여 싸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미디안 사람들의 군대가 끝이 없이 많다는데 있습니다. 사사기 7장 12절 말슴을 보니 “(삿 7:12)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동방의 모든 사람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중다함 같고 그 약대의 무수함이 해변의 모래가 수다함 같은지라” 미디안 군사가 얼마나 많은지 메뚜기 떼 같이 많고, 그들이 타고 다니는 낙타의 숫자만 해도 해변의 모래 같이 많다고 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싸움이지만, 기드온은 하나님의 말씀에 용기를 내어 이스라엘에서 전투에 나갈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 기드온에게는 3만 2천명의 병사들이 모였습니다.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만, 미디안에게 대항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였습니다. 오늘날처럼 무기가 발달한 시대에는 한 사람이 10명 100명도 상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고대의 전투는 병사의 숫자와 훈련 정도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거의 판가름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미디안의 전투는 이미 병력으로 보나, 무기로 보나 미디안이 이길 수 밖에 없는 형국이었습니다.
이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이스라엘은 더욱 큰 고통에 휩싸이게 되고, 메뚜기 때 같은 미디안 군사에게 나라 전체가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긴박한 상황 가운데 하나님은 기드온을 다시 부르시고,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2절 말씀입니다. “(삿 7:2)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좇은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붙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스려 자긍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적군은 병력은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메뚜기 때처럼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한 장 뒤인 사사기 8장 10절 말씀을 보면, 미디안 병력은 약 13만 5천 명 즈음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이스라엘은 3만 2천명 밖에 안 됩니다. 병력을 더 많이 모으며 모았지, 줄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오히려 병사의 숫자를 더 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3만 2천명이 나가서 전쟁에서 승리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리 힘으로 이겼다’고 교만하게 말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이 승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병력을 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드온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을 때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을 까요? “하나님, 지금 있는 병사로 적군과 싸워도 이길 가능성이 희박한데, 어찌 여기서 더 병력을 줄이라 말씀하십니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끝까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래, 전쟁은 승리는 사람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전쟁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3절 말씀입니다. “(삿 7:3) 이제 너는 백성의 귀에 고하여 이르기를 누구든지 두려워서 떠는 자여든 길르앗 산에서 떠나 돌아가라 하라 하시니 이에 돌아간 백성이 이만 이천 명이요 남은 자가 일만 명이었더라” 기드온이 군사들에게 말했습니다. “누구든지 미디안과 싸우기가 두려워 떠는 사람은 돌아서서 길르앗 산으로부터 떠나십시오.” 이스라엘 병사들도 나라를 위한 애국심으로 전쟁에 참여하였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이 싸움이 이길 수 없는 불가능한 전쟁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전쟁터에 나가면 개죽음 당할 것이 분명합니다. 집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 생각에 눈 앞이 컴컴합니다. 그렇게 겁을 낸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간 자가 무려 2만 2천명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병력의 2/3 이상이 돌아갔습니다. 이제 만 명의 병사만 남았습니다.
상대와의 전력은 더 큰 차이로 벌어졌고, 승리가 불가능해 보이던 전투는 더욱 힘겨워만 보였습니다. 그래도 기드온은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추슬렸을 것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병사이지만, 그래도 만 명이면, 기습 작전으로 라도 적을 교란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께서는 또 다시 기드온을 부르셨습니다. 4절 입니다. “(삿 7:4) 여호와께서 또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아직도 많으니 그들을 인도하여 물가로 내려가라 거기서 내가 너를 위하여 그들을 시험하리라 무릇 내가 누구를 가리켜 이르기를 이가 너와 함께 가리라 하면 그는 너와 함께 갈 것이요 내가 누구를 가리켜 이르기를 이는 너와 함께 가지 말 것이니라 하면 그는 가지 말 것이니라” 하나님은 한 번 더 ‘아직도 사람이 많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전쟁이 온전히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만민에게 보여주시기를 원했습니다. 이 때 즈음 기드온은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어떻게 만 명도 안 되는 병사로 메뚜기 때와 같은 적과 싸우겠는가? 이대로 전쟁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다. 전쟁의 승패는 사람이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하나님만 믿고 의지하여 끝까지 나가보자.” 이 두 가지 기로에 놓인 기드온, 그는 병력을 의지하려 했던 마음을 다 내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하나님만 의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기드온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만 명의 병사들을 물가로 인도하여 그들이 물을 먹는 자세에 다라 두 그룹으로 구별했습니다. 한 그룹은 무릎을 꿇고 마치 개가 혀로 물을 핥듯이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른 한 그룹은 물가에서도 경계를 풀지 않고, 손으로 물을 떠서 입에 대서 핥아먹었습니다. 기드온은 두 그룹 중 주위를 경계하며 물을 마신 자들, 무릎을 꿇지 않은 자들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이제 남은 병사의 숫자는 불과 300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전쟁을 위해 집결한 병사의 숫자가 3만 2천명인데, 이제는 1/100, 1% 밖에 안되는 인원만 남은 것입니다. 메뚜기 때 같은 미디안 군대 13만 5천명을 이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합니다. 숫자적으로 절대적인 열세 입니다. 만약 기드온이 하나님을 믿지 못했다면 그는 병사들을 돌려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했습니다.
하나님의 승리는 숫자에 있지 않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생땍쥐베리가 슨 [어린왕자]에서 나온 유명한 구절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저는 그 말이 너무 가슴에 울렸어요. 우리는 사람을 판단할 때 숫자를 가지고 이야기 합니다. 요즘 한국에서 젊은 남녀가 선 자리에 나가려면 상대방에 대해서 빠지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 “그 사람 연봉이 얼마나 되?” 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에요. “교회 성도 수가 몇 명이나 되?” 사람들은 늘 숫자로 서로를 평가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의 가치조차 숫자로 판단합니다. “내 재산이 얼마나 되지?” 숫자가 높은 사람은 교만하기 쉽고, 숫자가 낮은 사람은 열등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해주시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인생의 승리가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록 300명 밖에 안 되는 적은 인원이라도, 하나님이 도와주시면 13만 5천명도 능히 이길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 인생에 주어진 것이 적고 보잘 것 없을 지라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면 큰 능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숫자에 약합니다. 그러나 숫자가 모든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셈을 뛰어넘어 일하십니다. 어린아이의 도시락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주님의 손에 붙들렸을 때 5천명을 먹였던 것처럼, 주님은 우리의 셈 법을 뛰어넘어 일하십니다. 전쟁의 승리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지 않듯이, 우리 인생의 승리 또한 무언가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오직 기드온처럼 하나님만을 붙들고 주님을 신뢰하여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인생의 참 승리가 찾아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승리는 숫자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믿음으로 두려움과 교만을 극복하는 1%가 100%의 승리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내 자신의 힘과 경험만을 의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믿음의 사람 기드온처럼 하나님의 능력만을 온전히 의지하고 우리 마음 속 영적 암세포인 두려움을 제거하여 온전히 하나님께 붙잡혀 쓰임 받는 귀한 하루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