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5 일부가 아닌 ‘함께’ 감당할 사명 (사사기 1 1-10)

오늘 본문은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라는 구절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끌고 땅을 분배한 강한 리더였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이스라엘은 그를 이어 민족을 이끌 적당한 후계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여호수아 이후 이스라엘은 주변 열강들과 아직 정복하지 못한 가나안 족속으로부터 끊임없는 괴롭힘을 당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세우신 사람들이 바로 ‘사사’입니다. 사사기는 여호수아 이후 등장한 ‘사사’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 된 책입니다.

여호수아가 죽었지만, 가나안 정복이라는 미완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속해서 전쟁을 수행하였습니다.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 첫 전쟁이기에 만약 여기서 패하게 되면 이스라엘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전쟁을 하기 전 신중하게 ‘여호와께 물으며’ 어느 지파가 먼저 적군을 처야 하는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하나님은 ‘유다’지파가 먼저 나갈 것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유다 지파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 가장 숫자가 많은 지파입니다. 군사력으로 따지면 유다만큼 강한 지파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다 지파는 홀로 전쟁에 나가지 않고, 시므온 지파가 이 싸움에 함께 참여하여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3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삿 1:3) 유다가 그 형제 시므온에게 이르되 나의 제비 뽑아 얻은 땅에 나와 함께 올라가서 가나안 사람과 싸우자 그리하면 나도 너의 제비 뽑아 얻은 땅에 함께 가리라 이에 시므온이 그와 함께 가니라” 유다가 이처럼 시므온에게 함께 전쟁을 치르자고 제안한 이유는 유다 지파가 제비 뽑아 분배 받은 땅 안에 시므온 지파의 땅이 함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시므온 지파의 숫자는 매우 적었습니다. 가나안 정복 직전 실시된 인구 조사 중 열두 지파 중 가장 숫자가 적은 지파가 바로 시므온 지파였습니다. 그에 비해 유다 지파는 가장 강력한 지파입니다. 또한 당시 유다 지파의 세력을 헤아려 보면 굳이 시므온 지파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충분히 가나안의 남은 세력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다 지파는 시므온 지파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두 지파는 서로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여 가나안 정벌을 나섰습니다.

이러한 유다와 시므온 두 지파의 연합은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4절 말씀을 보니 이들은 첫 싸움에서 적군 1만명을 쓰러뜨렸습니다. 또한 ‘아도니 베섹’이란 강력한 적군의 왕을 죽였습니다. 7절을 보면 아도니 베섹은 자신이 여태까지 칠십 명의 왕과 싸워 이긴 전적을 말했습니다. 아도니 베섹은 아무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 같은 무패를 자랑했었지만, 유다와 시므온의 연합 공격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전쟁의 추진력을 얻은 유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곧장 내려가서 예루살렘과 헤브론을 정복하게 됩니다. 특별히 10절 말씀을 보니 이들이 헤브론에 거한 가나안 사람을 쳐서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죽였다’는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헤브론에 거하는 거인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에서도 보듯이, 사실 이 당시 덩치가 큰 거인들과 싸운다는 것은 큰 공포와 두려움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니 유다와 시므온도 여태까지 정복해 온 많은 땅에 만족하고 돌아갈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다와 시므온이 함께 힘을 합쳐 적들과 싸우자 헤브론에 거주하는 거인들마저도 제압해 버린 것입니다. 이처럼 유다와 시므온이 서로 힘을 합치자 여호수아 시대에도 다 이루지 못한 정복 지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습니다.

우리나라 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 하면 불가능하지만, 둘이 하면 가능해 지는 일들이 있는 법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한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 혼자서는 온전하지 못합니다. 그에게도 반드시 동역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윗에게도 용사들이 있었고, 바울에게도 그의 동역자들이 있었습니다. 성경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형제 자매가 서로 힘을 합쳐 일 할 때 더 큰 열매가 맺는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회 사역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손이 아무리 요긴 해도 발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눈이 아무리 중요해도 입이 없이는 살아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머리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므온은 연약한 지파였지만, 유다와 함께하자 그들도 제비 뽑아 얻은 약속의 땅을 얻게 되었습니다. 유다 지파는 비록 가장 강한 지파였지만, 겸손한 자세로 시므온의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이 두 지파는 홀로 감당하지 못했을 더 큰 차원의 전쟁을 치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두 지파가 함께 연합하는 모습을 기쁘게 보시고 저들의 앞길에 함께하여 주셨고, 수많은 적들을 무찔러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주어진 사명을 홀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내 자신이 탁월해 보여도 한 사람은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어진 사명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서로가 하나 되고, 연합되어 적극적으로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와 함께 신앙 생활하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하여 한 뜻으로 연합해 전진하는 귀한 교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