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3 모든 상황을 뛰어넘은 믿음 (사도행전 12장 13-19절)

사람의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저울이 하나 있습니다. 저울 한쪽에는 믿음이란 이름의 추를 올리고, 다른 한 쪽에는 의심이란 추를 올릴 수 있습니다. 양쪽 저울의 무게는 사람의 감정, 태도,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는 늘 믿음과 의심이 공존하기 마련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초대 성도들의 마음도 그러했습니다. 이들은 감옥에 갇힌 베드로를 구원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이들은 믿음으로 구했습니다. 하나님은 성도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셔서 베드로를 감옥에서 건져 주셨습니다. 이에 자유의 몸이 된 베드로는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는 마가의 다락방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헤롯이 교회 성도들을 잡아다가 핍박하던 때라, 문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마침 ‘로데’라 이름하는 소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대문으로 갔습니다. 그녀는 대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자가 곧 베드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베드로에게 문도 열어주지 않은 채 곧장 사람들에게 가서 ‘베드로’가 왔다고 알렸습니다.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은 한 마음으로 베드로가 감옥에서 나오길 간절하게 기도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막상 로데가 이들에게 “베드로가 지금 문 앞에 와 있습니다.”하고 전하자 이들은 로데의 말을 전혀 믿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로데에게 “네가 미쳤구나…”하고 대답했습니다. 로데가 계속해서 자신의 말이 참말이라고 우기자, 성도들은 한술 더 떠서, “로데 그럼 네가 베드로의 죽음을 알리는 천사를 보았나 보다.”하고 말했습니다. 베드로의 구출을 위해 한 자리에 모여 뜨겁게 기도했던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도 베드로의 등장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예루살렘 성도들의 믿음이 얼마나 약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베드로가 감옥에서 구출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로데가 “지금 문 밖에 베드로가 왔습니다.”하고 전해 주었음에도 그녀의 말을 전혀 믿지 못했습니다. 지금 사도 야고보도 순교한 마당에 베드로가 살아 돌아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께서 이렇게 의심 많고 연약한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에는 응답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 마치 이 예루살렘 성도들 같을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나님께 기도는 하지만 믿지 못하고 오히려 의심에 저울에 더 많은 추를 올려놓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도들의 연약한 기도에도 응답하십니다.

누군가 계속해서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려오자, 그제서야 성도들은 문을 열고 베드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도 야고보가 순교 당하여 한편으로는 베드로도 죽을 것이라 암담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베드로가 살아 돌아왔으니 성도들은 너무도 기쁘고 또 놀랐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기쁨과 흥분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는지, 베드로는 이들에게 손짓으로 조용하게 했습니다. 아직 한 밤 중이기에 아무도 베드로가 감옥을 빠져 나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따라서 베드로는 또 다시 체포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조심스레 행동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자신을 감옥에서 구원해 주신 경위를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베드로는 그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형을 당해 죽을 줄만 알았던 베드로가 살아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이 밝아왔고, 감옥을 지키던 간수들의 근무 교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그들은 베드로가 사라진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보고를 받은 헤롯과 온 궁전 안에는 큰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간수들은 베드로가 어떻게 감옥을 빠져 나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헤롯도 사방으로 베드로를 찾아보았지만, 찾알 수 없었습니다. 헤롯은 왕입니다. 왕은 ‘무소불위 (無所不爲)’의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죽이고자 하는 자는 다 죽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헤롯이 베드로를 죽이려고 애를 써도 하나님께서 그를 보호 하시자, 헤롯로 그의 목숨을 앗아가지 못했습니다. 죽을 위기에 몰린 베드로는 살았고, 도리어 그를 죽이려 했던 간수들이 죽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이 세상의 모든 상황을 뛰어넘어 일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세상 권력이 커 보여도 이 세상의 모든 역사는 결국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베드로를 구원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리라는 믿음이 없었습니다. 베드로가 문 밖에 와 있다고 말하는 로데를 미쳤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그들은 믿음이 연약 했습니다. 헤롯 왕이 사도 야고보를 순교시킨 이 시점에서 베드로의 구출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모든 불가능의 위기상황을 뛰어넘어 역사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모든 상황을 초월해 역사하실 하나님의 능력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습니까? 생명의 주관자는 오직 한 분, 하나님 뿐입니다. 또한 이 세상의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도 오직 한 분 하나님이십니다. 우리에게 어떤 상황이 닥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마치기 전에는 결코 죽지 않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있는 그 어떤 크고 어려운 상황보다도 더욱 더 크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도 응답의 확신을 갖고 주님께 믿음으로 간구하는 귀한 새벽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