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흉년이 찾아왔습니다. 굶주림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백성들은, 느헤미야를 찾아가 이스라엘의 리더들과 관직에 앉은 자들이 고리대금으로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고발하며 원성과 탄식을 쏟아놓았습니다. 6절 말씀을 보니 느헤미야가 백성들의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같은 동족의 고통을 기회삼아 고리대금으로 착취하고, 그들의 자녀를 노예로 파는 모습을 보고 느헤미야가 조금 노한 것이 아니라 ‘크게’ 화가 났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거죠. 그런데 사실 우리말 성경에는 ‘노하였다’라고 번역 되어 있습니다만 히브리어 원문을 보면 이 단어는 ‘노하다’라는 의미와 동시에 ‘탄식’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탄식도 아니고 가슴 아픈 고통을 수반하는 ‘탄식’입니다. 즉, 느헤미야는 지금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나머지 마음이 편치 못하여 큰 슬픔과 탄식을 갖게 됩니다. “아니, 이게 정말 사실이란 말인가? 어찌하다 예루살렘 백성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인가?” 문제가 발생하고 위기에 놓이게 될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납니다. 여러분은 위기가 나타날 때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오늘 느헤미야는 이 내적 위기에 어떻게 대처합니까?
7절에 초반부를 보면 두 단어 “중심에 계획하고” 라는 이 표현이 쓰여있습니다. 이것은 느헤미야가 이 문제로 인한 깊은 탄식 가운데서도, 고요한 내면에 들어가 이 사안에 대하여 신중하게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음을 나타냅니다.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해야 할 말을 장 정리해서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상대편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 어떻게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 지혜로울까?”하고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진짜 느헤미야의 탁월함은 본문에 숨은 의미에 있습니다. 7절에 기록된 “계획하고” 라는 이 단어는 “Counsel” 즉 ‘조언을 구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느헤미야는 지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하기에 앞서 먼저 하나님께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기도의 사람입니다. 느헤미야서 곳곳에 그가 기도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는 문제가 발생하고 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 습관적으로 무릎부터 꿇는 사람입니다. 느헤미야는 오늘 이 내부의 위기 앞에서도 하나님의 기도로 지혜를 구합니다. 참 지혜는 우리에게 있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수록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손에 잡은 것들을 내려놓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When I work I work, When I pray God works.” 내가 일하면 그냥 내가 일할 뿐이지만 내가 기도할 때 하나님이 일하십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When we work we work, but when we pray God works! 혹시 오늘 우리 가운데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고 계신 분 계십니까? 내 힘과 지혜로는 내 경험과 지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문제를 가슴에 품고 이 자리에 오신 분이 계십니까?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문제를 해결 해 주실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충분한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사안을 신중하게 다룹니다. 그는 먼저 이 사건의 핵심인물들인 귀인과 민장들을 따로 부릅니다. 백성들이 다 있는 곳에서 정죄하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리더들을 따로 불러다가 저들을 꾸짖습니다. 이것도 지혜입니다. 만약 모든 백성 앞에서 리더들을 꾸짖었다면 그들이 자존심 때문이라도 반감을 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느헤미야는 먼저 리더들만 따로 불러서 그들의 죄를 꾸짖고 난 다음에야 모든 사람을 불러 대회를 엽니다. 그리고는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들의 죄를 정확하게 지적합니다.
8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5:8) “이르기를 우리는 이방인의 손에 팔린 우리 형제 유다 사람들을 우리의 힘을 다하여 속량하였거늘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 더구나 우리의 손에 팔리게 하겠느냐 하매 저희가 잠잠하여 말이 없기로” 귀인과 민장들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본문을 보니 유다 사람들은 힘을 다하여 이방인의 손에 팔린 형제들을 구출합니다. 즉 예루살렘 사람들이 타국에 노예로 팔려간 동족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있는데 백성의 리더 격인 귀인과 민장들이 오히려 동족을 노예로 팔았던 것이지요.
12-13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5:12) “저희가 말하기를 우리가 당신의 말씀대로 행하여 돌려 보내고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아니하리이다 하기로 내가 제사장들을 불러 저희에게 그 말대로 행하리라는 맹세를 시키게 하고 (5:13) 내가 옷자락을 떨치며 이르기를 이 말대로 행치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이 또한 이와 같이 그 집과 산업에서 떨치실지니 저는 곧 이렇게 떨쳐져 빌지로다 하매 회중이 다 아멘 하고 여호와를 찬송하고 백성들이 그 말한 대로 행하였느니라” “형제의 것을 취하는 자 그로써 망하리라. 백성을 착취하는 자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자 온 회중은 ‘아멘’으로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호와를 찬송합니다.
느헤미야서 5장은 1절에서 백성들의 원망으로 시작하였으나 13절에 와서 동일한 온 회중의 ‘아멘’과 ‘찬송’으로 끝이 납니다. 느헤미야는 위기를 기도로 해결해 갑니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의 사연에 귀 귀울여주고 다시금 말씀의 원칙대로 살기로 결단하게 함으로써 백성들에게 찾아온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세상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결혼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함께 걸어가야 할 믿음의 식구들이 있습니다. 참 교회는 나만 은혜 받고 나만 천국 가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은혜 받고, 함께 구원의 기쁨을 누리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믿음의 공동체를 귀하게 여기고,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 마음에 보여주시는 내 영적 형제와 자매들을 위하여 사랑과 섬김으로 살아가시는 복된 한 주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