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9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시리즈 (23) 35문 성화란 무엇입니까

(살후 2:13) 주께서 사랑하시는 형제들아 우리가 항상 너희에 관하여 마땅히 하나님께 감사할 것은 하나님이 처음부터 너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게 하심이니 (살후 2:14) 이를 위하여 우리의 복음으로 너희를 부르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문35. 성화는 무엇입니까?

답35. 성화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사역으로서, 우리의 전인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새롭게 되는 것이며, 점점 더 죄에 대해서는 죽고, 의에 대해서는 살게 됩니다.

 

1) 성화는 성령의 사역은 내면의 변화부터 시작됩니다. 거듭난 사람들에게만 성화가 나타납니다.

구원 받고 곧바로 죄를 짓지 않고 완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구원 받은 성도에게는 거룩함을 추구하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성화 곧 우리가 거룩하게 되는 것, 다시 말하면 우리의 생각, 감정, 마음, 의지가 새로워지고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닮아가는 이 모든 과정이 The work of God’s free grace(하나님의 은혜의 사역)입니다. 그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있어서 우리가 날마다 점점 더 죄에 대해서는 죽고, 의에 대하여는 살게 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에는 관심이 많지만 성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예수 믿고 구원 받고 천국에 가면 될 일이지, 왜 꼭 거룩해져야 합니까?” “우리가 의롭게 살아서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의가 우리에게 주어짐으로 구원 받는 것이니 우리의 거룩은 불필요한 것 아닙니까?” 이처럼 이미 구원 받았고, 이제 죽으면 하늘 나라 갈 것인데 굳이 성화가 필요하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 가운데는 성화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을 따라 창조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죄로 오염되어 하나님의 형상은 심각하게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셔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중보자가 되시고,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키시는 최종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이 망가진 우리 안에 망가져 버린 이 하나님의 형상을 다시 회복하여 거룩한 하나님 나라에서 살아갈 거룩한 백성 받게 거룩한 상태로 바꾸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화입니다. 따라서 성화는 구원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살아가야 할 길입니다.

성화의 과정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의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마태복음 5장 48절) 라고 예수님께서는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죄악 된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처럼 온전해질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는 그렇게 될 수가 없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고 하나님께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악으로 무너진 우리의 삶을 다시 일으키십니다. 죄의 유혹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고, 주님의 길을 기어이 걸어가도록 은혜로 우리의 삶을 붙드십니다. 그와 같은 방식을 통해서 하나님은 우리를 주님의 은혜로 지금도 거룩하게 만들어 가고 계십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죄와 싸워 가는 이 모든 성화의 과정 자체가 지금 우리 삶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2) 성화는 점진적입니다.

칭의, 양자는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행위’입니다(An act of God’s free grace). 성화는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일하심’입니다(The work of God’s free grace). 행위(act)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일을, 일하심(work)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일을 말합니다. 칭의나 양자됨이 단시간에 이루어진 반면에, 성화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계속 변화되는 것입니다.

처음에 예수 믿고 나서부터 하룻밤 사이에 거룩한 사람으로 완벽하게 변화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예수님 믿고 난 이후부터 조금씩 조금씩 거룩하게 변화합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을 사랑했다가, 세상을 살아갔다가 합니다. 어떤 때는 믿음이 좋다가 또 어떤 때는 또 다시 불신자였을 때처럼 믿음이 엉망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상승곡선을 그립니다. 죄의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내려가고 줄어듭니다. 거룩함과 의의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이 곡선의 생김새는 제 각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예수 믿고 나서 죄의 지수가 바로 깎이고 거룩함의 지수가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70, 80살이 되어도 도대체 저 분이 교회는 다니기는 하는데, 예수 믿는 사람이 맞는지 아닌지 구분도 안 될 정도로 엉망으로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1. 왜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고 의롭다고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온전한 삶으로 변화시키지 않으시고 여전히 죄와 씨름하게 하셨습니까? 우리 안에 여전히 싸워야 하는 죄악이 남아 있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은 반쪽 자리 구원이 아닙니까? 불완전한 구원은 아닙니까? 그러나 성화를 통해서 점차적으로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과 계획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갓난 아기의 몸이 자라나야 하는 것과 같이, 거듭난 사람은 거룩함으로 그의 영혼이 자라가야 합니다. 암에 걸린 사람이 암 제거 수술을 통해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퇴원해도 이제 정크푸드 먹지 않고, 몸에 좋은 것 먹고,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해서 건강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칭의나 양자와 같은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들은 단시간에 일어납니다. 그러나 성화는 우리 삶 가운데 평생도록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은혜의 사역입니다. 성화는 평생에 걸쳐 나타나는 느린 과정이지만 그러나 구원받은 모든 성도들의 삶 속에서 확실하게 일어나는 변화입니다.

 

3) 성화는 신인협력(synergistic)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화에 있어서 하나님과 인간 모두 active 하게 참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안에 역사하셔서 우리가 그의 기쁘신 뜻에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힘을 주십니다. 우리 성도들은 거룩하고 순결하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의 모든 시도와 노력이 가능한 이유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칭의와 양자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로 보는 반면, 죄에 대하여는 죽고 의에 대하여는 살아가는 성화는 우리가 해야 하는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의롭다고 해주셨고, 그의 자녀 삼아주셨으니, 이제부터 내가 잘 살아야지”하는 마음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모든 성도에게는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야 하는 거룩함의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삶이 거룩해지는 이 모든 과정도 사실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일하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분명 거룩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노력조차도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발생된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예수 처음 믿을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나는 참 많이 변했구나?”하고 감탄할 때 그 공로를 자신에게 돌려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일하심을 통해서 우리가 죄에 대해서 죽게 되었고, 의에 대하여 살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은혜의 일하심에 감사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성화는 하나님의 일입니다. 사람들이 “내가 거룩해져야지!”하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서 거룩해질 수 있다고 오해를 하도 많이 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Sanctification is the word of God’s free grace”라고 확실하게 기록한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모든 자들에게 주어지는 영적 유익입니다. 칭의가 하나님께서 죄를 용서해주시는 것을 말한다면 성화는 하나님께서 죄를 이기게 하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칭의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하여 받아야 하는 죄책에서 구해주시는 것이라면, 성화는 하나님께서 죄로 인해 오염된, 부패하게 된 우리의 본성으로부터 구해주시는 것입니다.

 

  1. 성화가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사역이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니까 저절로 성화되는 것이군요?!”

이렇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로봇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인격적으로 주님께 반응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지성, 감정,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죄와 싸우며 의를 행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Men are active and responsible in the process of sanctification.).

 

  1. 성화는 점진적으로 되는 것인가요? 꾸준히 자라 가는 것이 맞나요?

“목사님께서 성화는 결국 상승곡선을 그리는 추세를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제 삶은 요즘 오히려 거룩함에서 멀어지고 퇴보하는 것 같이 보입니다.” 성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꾸준히 자라가는 것이 맞습니다. 성화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사람의 상황과 환경이 각각 다른 것처럼, 그들이 겪는 성화의 경험도 각양각색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눈으로 성도의 성화의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그가 어느 정도 자라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성화는 하나님의 일이시므로 하나님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우리 안의 새 사람이 점점 더 우리 안에 있는 죄악을 상대하여 승리를 얻도록 만드시는 사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