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3 다시 광야 길로 (삼하 15장 13-23절)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헤브론에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스라엘 수많은 사람들이 압살롬을 지지하고 그를 따랐습니다. 본래 다윗을 따르던 수많은 관료들과 나라를 통치하는 실력자들이 대거 압살롬 진영에 붙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머물던 다윗과 그를 따르던 모든 신하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급히 도망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다윗은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다윗의 삶이 얼마나 기구합니까? 젊은 시절에는 미치광이 왕 사울을 피해서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 했습니다. 왕이 된 후에도 자기 친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켜 또 다시 도망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윗과 그의 추종자들은 수도 예루살렘을 떠나 요단 동편으로 도주하였습니다. 다윗 왕이 수도 예루살렘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다는 것은 다윗의 신세가 처량하고 고달프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가 왕으로서 권세를 잃어버렸음을 상징합니다. 다윗이 예루살렘을 떠날 때 그를 따르던 무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다윗을 끝까지 따라가거나, 아니면 다윗을 버리고 압살롬의 편에 붙을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 때는 이미 압살롬 진영으로 전세가 기운 상태라, 누가 봐도 다윗은 지는 해였고 그의 편에 서는 것은 매우 큰 위협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다윗의 곁을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15절 말씀을 함께 봅시다. “(삼하 15:15, 개정) 왕의 신하들이 왕께 이르되 우리 주 왕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우리가 행하리이다 보소서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하더라” 우리 구주 예수를 따르는 삶은 영광의 순간도 있으나 고난의 순간도 있습니다. 영광의 순간에는 많은 사람이 주님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고난의 순간에는 주님을 향한 사람의 진심이 드러나고, 진가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베드로를 보십시오. 평안한 날에는 죽어도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예수님을 붙잡기 위해 병사들이 칼을 차고 오자 예수님을 버리고 자기 살고자 도망쳤습니다. 자신의 이해타산을 따라 이쪽에 붙었다가 저쪽에 붙었다 하는 사람을 박쥐 같다고 하기도 말하고, 철새 같다고도 비유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어떤 상황과 어려움 속에서도 늘 주님을 향하는 올곧고 우직한 사람들을 기뻐하십니다.

오늘 성경 본문은 특별히 다윗을 따라간 충직한 사람들 중 ‘가드 사람 잇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드는 블레셋에 속한 도시 이름입니다. 그러니 ‘잇대’는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 블레셋 사람입니다. 다윗이 블레셋을 정복한 후, 이방인들 가운데 다윗을 도와 전쟁에 함께 참전한 용사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잇대의 경우, 이방인이기에 그가 다윗 왕을 버리고 이스라엘의 대세가 된 압살롬을 따라 간다고 해도 아무도 그가 의리를 저버렸다고 비난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윗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다윗은 잇대에게 자신을 따라와서 도망자요 떠돌이 신세로 고생하지 말고, 그의 고향 가드로 돌아가라고 권면했습니다. 게다가 잇대는 뛰어난 무관이었기 때문에 나라를 재정비하고 있는 압살롬 진영에 붙으면, 그에게는 부귀영화를 붙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잇대는 이 모든 것을 뒤로 한채 다윗을 따라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1절을 봅시다. “(삼하 15:21, 개정) 잇대가 왕께 대답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살아 계심과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으로 맹세하옵나니 진실로 내 주 왕께서 어느 곳에 계시든지 사나 죽으나 종도 그 곳에 있겠나이다 하니” 더 놀라운 사실은 22절에 있습니다. 다윗을 끝까지 따라 가기로 결정한 잇대는 홀몸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는 수행자들도 있었고, 그의 가족 심지어 그의 자녀들까지도 모두 함께 다윗을 따라 피난 행렬에 참여했습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기 자녀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싶어합니까? 자신은 고생해도 자녀들은 고생 시키지 않으려 하는 것이 부모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잇대와 그의 온 가족은 다윗을 따라 고난길에 동참하였습니다.

다윗 입장에서 잇대의 이런 선택을 생각해 봅시다.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었을까요? 위기의 상황 속에서 나와 동행해 준 사람만큼 귀한 사람이 없습니다. 후에 다윗은 잇대와 같은 충성스런 사람이 있었기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같이 울어주고, 끝까지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위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다윗에게 충성된 잇대와 같이, 우리가 예수님께 잇대와 같은 충직한 주의 백성으로 살아간다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보시며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영광의 순간에만 주님께 붙어 있으려 하지 말고, 고난의 순간에도 일관되게 주님을 붙들 수 있는 주님의 사람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