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0 끝까지 함꼐하는 동역자 (디모데후서 4장 9-15절)

로마에 2차로 투옥된 바울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이 삶이 관제와 같이 하나님께 부어졌으며, 자신이 달려갈 길을 다 마쳤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마지막을 디모데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는 오늘 9절에 바울이 디모데에게 말합니다. “(딤후 4:9)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 바울은 평생 독신으로 지낸 사람 입니다. 배우자도 자녀도 없는 이 노 사도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그가 아들처럼 여긴 디모데 뿐 입니다. 그러니 삶의 마지막에서 디모데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임박한 죽음 앞에 자신의 신변을 정리하며 바울은 디모데에게 로마를 방문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마치 임종을 앞 둔 아버지가 타지에서 일하고 있는 아들을 부르는 모습을 연상 시킵니다. 사도 바울은 9절에서만 말한 것이 아니라, 이 말을 21절에도 또 한 번 했습니다. “(딤후 4:21) 겨울 전에 너는 어서 오라…” 신앙적으로 그 누구보다 하나님과 가까이 교제한 바울이지만, 감옥 속에서 얼마나 인간적으로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까요? 바울은 우리가 잘 알듯이, 강철 같은 사람 입니다. 그렇지만 디모데후서의 별칭이 바로 ‘눈물의 서신’ 입니다.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고, 사방이 음침하고 축축한 흙으로 된 토굴 감옥에서 고독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노사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로마 감옥에 투옥되어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면서도 죽기 전에 사랑하는 동역자요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를 만나 마지막으로 그와 교제를 나누기를 원했습니다. 물론 디모데와의 만남을 통해 디모데에게 꼭 필요한 교훈을 전해주고 들려주고자 한 이야기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바울은 디모데에게 로마 감옥에 올 때 혼자 오지 말고, 마가를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11절에 보시면 그 내용이 있는데요. 이 마가가 누구 입니까? 바로 바나바의 생일이자 마가복음을 기록한 바로 그 마가 입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의 제 1차 선교 여행 때 청년 마가는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사역이 힘들어서 였는지 우리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선교 여행을 포기하고 중간에 되돌아갔습니다. 제 2차 선교 여행을 떠날 때 바나바는 다시 마가를 데리고 가자고 말했고, 바울은 강하게 반대 했습니다. 아마도 중간에 포기했던 마가를 또 데리고 가는 것이 탐탁치 않게 여겨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결국 바울과 바나바는 싸우게 되었고, 좋았던 관계마저 깨지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보면 바울과 바나바의 이런 소원한 관계가 수년간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바울의 마음 속에 마가는 늘 부족한 사람, 주간에 포기한 끈기 없는 사람 즈음으로 여겨졌던 것이죠. 그랬던 바울이 이제 나이가 들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디모데에게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1절 말씀 함께 읽겠습니다. “(딤후 4:11)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골로새서 4장 10절 말씀이나, 빌레몬서 1장 24절 말씀을 통해 우리는 바울이 1차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을 때 마가와 함께 감옥에 같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한 이후, 바울과 마가는 이전의 반목을 털어버렸고, 마가는 다시 그의 조력자가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1절에서 바울이 마가를 향하여 “저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고 말한 것 역시 한 때는 선교 사역을 중간에 포기할 정도로 연약하고 미숙했던 마가가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사역에 절실히 필요한 일꾼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올 때 혼자 오지 말고 꼭 마가를 데려와 줄 것을 부탁 했습니다.
바울의 마음을 더 외롭게 한 것은 그가 단순히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한 때 그와 함께 복음을 위해 일하던 동역자들이 그를 버리고 그의 곁을 떠나버렸기 때문 입니다. 10을 한 번 봅시다. “(딤후 4:10)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 데마란 사람은 한 때 바울 곁에서 그의 복음 전파 사역을 돕던 조력자 입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처음 투옥 되었을 때 바울 곁에 남아 있을 정도로 바울에게는 둘도 없는 조력자였습니다. 그러나 데마는 바울을 위해 조력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만, 복음을 위해 고난 당하는 삶보다는 이 세상을 더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두 번째로 감옥에 갇힌 바울을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떠났습니다. 이것은 데마가 인간적인 차원에서 바울과의 의리를 버렸을 뿐만 아니라, 신앙적인 차원에서도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자리를 저버리고, 세상에 속한 자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표현 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데마와 같은 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한 때는 우리와 함께 기쁘게 주님의 일을 잘 섬기던 사람들이었는데 어느 새 교회를 떠나고 신앙을 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 늘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 한 쪽 구석이 시려 옵니다. 이어서 10절에 나오는 그레스게나 디도는 앞서 나온 데마처럼 세상을 사랑하여 바울을 버리고 간 사람들은 아니고, 바울이 사역을 위해서 파송한 사람들 입니다. 물론 그레스게란 이름은 오늘 본문 외에는 성경에서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디도는 우리가 잘 알지요. 그레스게와 디도는 둘도 없는 바울의 조력자들이었습니다. 이들도 지금 사역을 위해 바울 곁을 떠났으니 추운 겨울 로마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의 외로움은 매우 컷을 것입니다. 12절 보니까 두기고도 에베소로 떠났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추위에 보일러 하나 없이 흙으로 된 바닥 위에서 겨울을 지내야 한다면 얼마나 춥고 몸이 몹시 괴롭겠습니까? 바울이 지금 그런 상황 입니다. 마음은 외롭고, 몸은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이삼십대 젊은이도 아니고 나이든 노사도 바울도 쉽지 않은 상황 입니다. 13절에 보시면 디모데에게 드로아에 있는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꼭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한 것을 보면 그가 감옥에서 얼마나 극심한 추위에 떨고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자, 유일하게 바울 곁에 남아 있는 자가 누구입니까? 11절을 다시 봅시다. “(딤후 4:11)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여기서 말하는 누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이자 의사인 누가 였습니다. 누가는 단순히 바울 곁에 있던 사람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 지역부터 로마까지 멀고도 험난한 바울의 선교 여정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바울을 수행했던 사람 입니다. 또한 바울과 같이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였습니다. 그는 끝까지 감옥에 갇혀 있는 노사도 바울의 건강과 안위를 돌보기 위해 그의 곁에 머물러던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는 바울의 제 1차, 2차 로마 수감 생활 동안 그와 함께 했으며, 때로는 바울 대신 서신을 대필하기도한 개인 비서고, 누구보다 가까운 바울의 신실한 친구 였습니다. 그리고 누가는 언제나 바울과 함께한 진실한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은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어떤 부류의 사람입니까? 한 때는 잘 섬겼으나 고난 때문에 복음을 등지고 세상을 사랑하여 떠난 데마 입니까? 아니면 끝까지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함께해 준 누가 입니까? 함께하던 동역자들이 하나 둘 세상을 사랑하거나, 마음이 변하여 바울 곁을 떠나갔으나, 디모데나 누가처럼 끝까지 주님을 신뢰하며 자신의 맡은 일을 담당하기 위해 살아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어떤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하나님의 사람들과 함께 주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우리의 삶을 헌신하는 귀한 동역자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