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6 가을특별새벽예배 [4] 남은 날을 헤아리는 지혜 (시편 90편 1-17절)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을 100세 시대라고 부릅니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향해가고 있는 것이죠. 과거에 비해 길어진 수명을 보며,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보람차고 지혜로운 것인지 고민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보며 그들로부터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여인의 인생] 또는 [목걸이]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작가 모파상은 그의 묘비명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의미심장한 말이죠? 남들이 볼 때는 이 세상에 부귀와 명예를 다 누렸던 모파상이지만,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인생을 살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페인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쓴 돈키호테라는 작품을 보면 소설 속 돈키호테의 묘비에는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미쳐서 살다가 정신 차리고 죽었다.” 무언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죽음 앞에서야 그것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죽음을 맞이한 것이죠. 얼마나 허무한 삶이며 허무한 죽음입니까?
생명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처럼 세상에 허무함 혹은 허세에 가득 찬 말들을 남길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발견하고 내가 어디로부터 왔으며 내 삶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고, 마지막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감사와 기쁨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1907년 미국 남가리회의 파송 선교사로 루비 켄드릭은 조선 땅을 밟게 됩니다. 그녀는 개성에서 여학교 교사로 섬기며 가난함과 아픔 가운데 살아가지만 여전히 미신을 섬기는 조선 여성들에게 복음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던 중 급성맹장염으로 스물 다섯이라는 짧은 생애를 마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살아 생전에 죽도록 사랑하고 섬겼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향한 신념을 묘비명에 적었습니다. “내게 줄 수 있는 천 개의 생명이 있다면 나는 그 모두를 조선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비록 짧은 인생이었지만, 루비 켄드릭은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만약 오늘 우리의 인생이 끝난다면, 우리는 묘비명에 어떤 글을 남겨 달라고 부탁하겠습니까?
오늘 시인은 우리가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생의 유한한 날들을 헤아리고 겸손하게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시편 90편은 시편 중 가장 오래된 시 입니다. 150편의 시편 가운데 유일하게 모세가 지은 작품입니다. 가장 먼저 모세는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찬양합니다. 1-2절 말씀,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 세상에는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짧게는 수 십년 길게는 수 백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건물들이 있지요. 그러나 수 천년 전부터 존재하던 산에 비하면 그 기간은 매우 짧은 것이지요. 오늘 시인은 바로 그 산들이 생기기 전, 하나님이 존재하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세상이 창조 되기 이전부터 존재하셨습니다. 산은 불에 타 없어지고, 건물들은 홍수에 쓸려가 사라질지 몰라도, 하나님은 영원토록 존재하십니다. 하나님은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시인은 4절 말씀에 “(시 90:4)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경점 같을 뿐임이니이다”라고 했습니다. 천 년이란 세월이 얼마나 긴 시간입니까? 그러나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서 천 년도 금방 지나간 하루 같고, 밤의 한 순간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영원하신 하나님과 비교할 때 사람은 매우 짧은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것처럼 보여도 사실 매우 짧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지나간 날들을 보면서 “학창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언제 시간이 이처럼 흘러갔지?”하고 말하지 않습니까?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요, 5절에 보니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세월을 ‘잠깐 한 숨 자는 시간’ 같다고 했고, 또한 6절에 ‘아침에는 싱싱하게 피었다가 저녁이 되면 시들어 마르는 풀’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한 사람의 인생이 80세 혹은 100세나 되니까 긴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영원하신 하나님이 보실 때 한 사람의 인생은 한 순간인 것이죠. 모세는 영원하신 하나님과 인간을 대비하며 우리의 짧은 생애가 가지는 무상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세는 우리가 이렇게 허무하고 유한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죄 때문이며, 하나님의 진노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7-9절 “(시 90:7) 우리는 주의 노에 소멸되며 주의 분내심에 놀라나이다 (시 90:8) 주께서 우리의 죄악을 주의 앞에 놓으시며 우리의 은밀한 죄를 주의 얼굴 빛 가운데 두셨사오니 (시 90:9)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일식간에 다하였나이다” 본래 인간은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존재로 창조되었지만, 죄로 인해서 이처럼 허무함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모세는 이 세상 모든 인간이 처한 이 유한한 인생을 설명하며, “그렇다면 이 짧은 인생 속에서 과연 우리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하고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10절 말씀, “(시 90:10)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모세는 40세에 혈기로 살인을 저지르고, 왕궁을 떠났다가 80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애굽에 귀환하여 백성들을 이끌고 또 다시 40년간 광야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120세 약속의 땅을 눈 앞에 두고 느보산 정상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모세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참 시간이 빨리 지나갔어요. 그 긴 삶에서 자랑할 것은 수고와 슬픔 뿐이었습니다. 일이란 것이 마냥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 해야 좋은 것이죠.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순히 길게 산다고 해서 좋은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짧은 인생이든, 긴 인생이든 제대로 살 때 그 가치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모세는 인생은 빨리 지나가 버리기에 우리가 무심코 낭비해 버리는 시간이 사실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 것이 주의 은총 임을 강조합니다.
12절 말씀, “(시 90: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요즘 많은 보험회사들이 고객들의 남은 생애를 알려주는 계산기를 도입하여 보험료 산정의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Life Expectancy Caculator” 고객의 상세한 생활 습관을 묻습니다. “나이, 키, 체중, 수면 시간, 가족 병력, 음주 흡연 여부, 운동 시간, 스트레스, 혈압, 당뇨.. 심지어 안전벨트 착용 습관”까지 물어봅니다. 그러나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자신의 남은 생애를 계산하겠습니까? 누구라도 하나님이 부르시면 그 즉시 가야죠.
자신의 남은 날을 계산하며 사는 것이 왜 지혜로운 것일까요? 인생이 꿈과 같고, 안개 같고, 바람 같고, 연기 같기 때문입니다. 즉 인생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 짧은 시간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릴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란 생각을 버리고, 뜻하지 않게 맞이할 종말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죠. 매사를 영원의 관점으로 보고 살아가야 합니다. 모세는 잠깐 피었다가 시드는 꽃이나, 궁수가 쏘아 보낸 화살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인생이기에, 하나님 안에서 순간을 영원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임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 짧고 허무한 인생 가운데 모세는 오로지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나님 말고는 이 세상에서 의지할 것이 없음을 깨달은 것이지요.
13-14절 말씀, “(시 90:13)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긍휼히 여기소서 (시 90:14) 아침에 주의 인자로 우리를 만족케 하사 우리 평생에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인간은 죄로 인해 유한하고 짧은 세월을 살아가는 허무한 존재가 되고 말았으나, 이 유한한 시간 속에서도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로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서의 고난의 시간도 기쁨의 시간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모세는 깨달았습니다. 또한 모세는 우리의 남을 삶을 헤아려 보는 지혜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주를 위해 살아가는 삶만이 최고의 기쁨 임을 노래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이라도 주께서 우리를 부르시면 언제든지 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순간을 영원처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인생도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됩니다.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날을 의식하고 오늘 하루도 하나님의 은혜만을 붙들고 주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